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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이봉철 그늘 벗어나 임원 단 임준범, 롯데칠성 자금조달 특명2018년 부장급으로 재무전권…단기차입 전략 선회 주목

최은진 기자공개 2020-02-24 13:23:37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1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수년간 부장급 인물로 채워졌다. 롯데그룹에선 임원이 아닌 인물이 부문장을 맡을 수 없다는 게 원칙이지만, 롯데칠성음료의 경우엔 이례적으로 부장급에게 부문장급 역할을 맡겼다.

이 때문이었을까. 그동안 그룹 CFO였던 이봉철 사장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자리하며 롯데칠성음료를 따로 챙겼다. 전적으로 롯데칠성음료의 CFO에게 권한을 줬지만,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최근 이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으로 이동했고 롯데칠성음료 CFO로 상무를 달았다. 첫 임원배치를 달면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점에 주목된다. 그룹의 그늘에서 벗어나 온전히 재무 총 책임자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셈이다. 주류사업의 적자지속, 해외자회사 독립경영 등이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자금조달 과제 등을 어떻게 해결할 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칠성음료는 2016년부터 재경부문장을 맡았던 이덕용 상무가 2018년 음료 SCM부문장도 겸직하게 되면서 부장급 CFO 체제가 마련됐다. 재무부문은 기업의 자금줄을 지키는 것은 물론 재무전략을 짜야하는 핵심부서인 만큼 대부분 영향력 있는 임원급 인물이 차지한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부문장 자리엔 임원급만 앉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전임 CFO였던 이 상무의 역할이 음료부문 사업영역으로 확대되면서 그 밑에서 근무하던 당시 임준범 수석이 그 역할을 대체했다. 그는 2018년 4분기 사업보고서부터 재경부문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롯데칠성음료의 음료사업부문 소속이었지만 주류사업부문 재무까지 총괄하며, 사실상 임원으로서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정식임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임원명단엔 이름을 올리진 못했다.

이에 2018년부터 기타비상무이사로 이름을 올린 롯데지주의 CFO였던 이봉철 사장이 감시자 역할을 했다고 전해진다. 임 상무의 역할을 저지하거나 제한을 두진 않았지만 그룹의 금고지기로서 롯데칠성음료의 재무부문을 주의깊게 들여다 봤다.

특히 2011년 롯데주류를 합병한 상황에서 부진한 실적이 계속된 데 따른 우려가 깊었다는 후문이다. 지주사가 설립된 2017년 하반기부터 롯데지주가 롯데칠성음료의 부채에 연대보증을 해주며 신용보강을 해준 만큼 일정부분의 간섭은 불가피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상황이 확 달라졌다. 지난해 12월 연말 정기인사를 통해 임 실장이 상무로 승진, 첫 임원배치를 달게 됐다. 그룹에서도 공식적으로 재경부문장으로서의 임 실장 입지를 인정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 이봉철 사장이 호텔&서비스BU장으로 이동하면서 기타비상무이사 자리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 자리는 신임 그룹 CFO인 추광식 전무가 채울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롯데칠성의 CFO 권한이 그룹의 그늘에서 더 자유로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임 실장에게 닥친 과제는 만만치 않다. 현재 롯데칠성음료는 2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다. 공교롭게도 임 실장이 CFO 권한을 쥐게 된 시점부터 적자가 시작됐다. 지난해에도 2조4300억원의 매출과 10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14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봤다.

주류사업부의 적자가 이어진 데 따른 사업권 손상차손 등이 문제가 됐다. 판촉비 증가 등 비용 부담이 컸다고도 전해진다. 아무리 음료사업부문의 영업현금흐름이 우수하다고 할지라도 주류사업부문이 적자를 계속내는 한 롯데칠성음료 전반적으로 현금 유동성에 대한 고민은 계속될 수 밖에 없다.

롯데칠성음료는 해외법인 등 일부 종속기업 지분을 지주사로부터 되사오는 작업을 올해부터 추진하면서 독립 경영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중국 등 롯데지주의 종속기업으로 편입 돼 있는 롯데칠성음료의 해외법인들이 그 대상이다. 여기에 더해 필리핀펩시(PEPSI-COLA PRODUCTS PHILIPPINES)의 공개매수에 나서는 등 글로벌 음료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칠성음료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사업으로 벌어들이는 현금이 축소되고 있어 결국 차입에 나설 수 밖에 없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말 1년여 만에 기업어음 발행한도를 신규로 약 2500억원으로 설정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장기 차입금 상환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단기 차입인 CP로 돌려 막겠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2017년부터 단기차입금을 줄여나가기 위해 '상환'에 집중했던 전략이 불가피 하게 다시 단기 시장성 조달 성격으로 선회하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서는 롯데칠성음료의 재무구조 악화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2018년부터 임준범 상무가 임원급은 아니었지만 재경부문장으로 활동하며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고 있었다"며 "그룹의 큰 영향력이나 입김 없이 임 상무 자체적인 역량을 통해 성과를 인정받아 임원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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