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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추진 이사회서 계획안 승인…5년내 2조 조달, 타이밍 심사숙고

이은솔 기자공개 2020-03-03 11:05:00

이 기사는 2020년 02월 28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이 원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발행을 처음으로 시도한다. 최근 이사회에서 계획안을 승인했고, 커버드본드 발행에 필요한 전산 개발도 완료했다. 향후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발행 시기와 물량을 확정하겠다는 생각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 프로그램 및 2020년 발행계획안을 가결했다. 지성규 행장과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 구성원들이 모두 찬성했다.

하나은행은 같은 날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열어 커버드본드 발행 리스크 영향분석 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승인했다. 커버드본드 발행 결정과 함께 발행 이후 상황에 대한 내부 검토까지 마친 셈이다. 커버드본드 담보 관리를 위한 전산 시스템 준비도 지난해 12월 구축한 상태다.

커버드본드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가 주택담보대출이나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은행은 국민은행 한 곳뿐이었지만 지난해부터 당국이 가계대출 규제를 위해 2020년부터 신예대율 제도 도입을 예고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신예대율 제도는 기업대출을 장려하고 가계대출을 억제하기 위해 대출 가중치를 각각 다르게 부여하는 제도다. 은행들은 예대율(대출금/은행 예금잔액)을 1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분자인 대출금에 대해 기업대출은 85%, 개인사업자대출은 100%, 가계대출은 115%의 가중치를 부여해 계산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당국은 전체 예수금의 1% 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인정해주기로 했다. 분자인 대출금 가중치가 늘어날 경우 예대율 유지를 위해서는 분모인 예수금을 늘려야 한다. 저금리 기조에선 예수금을 큰 폭으로 늘리는 게 쉽지 않다.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신예대율 대비를 위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지 않았다. 초기 발행 비용을 감안하면 일반 은행채보다 조달 비용이 높고, 담보 관리를 위한 전산 개발 등 제반 작업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타 시중은행에 비해 낮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2019년말 기준 하나은행의 원화대출금에서 가계대출은 52.6%, 개인사업자 대출은 20.6%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신예대율 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에하나은행도 예수금 확보를 위해 커버드본드 발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말 기준 하나은행의 예대율은 98%로 당국 규제 상한선인 100%를 2%포인트 하회했다.

하나은행이 커버드본드 발행을 통해 예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금액은 2조원 안팎이다.
2019년말 하나은행의 예수금 잔고는 257조9790억원이다. 이 중 1%내에서만 커버드본드 발행액의 인정이 가능하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5년 간 2조원 한도 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계획을 세우고 이사회의 승인을 받았다"며 "연간 4000억원씩 분할해 발행할지, 올해 발행 비중을 높일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예금금리가 낮아지면서 조달 비용의 유리함이 작년보다 다소 축소됐지만 시장 상황에도 큰 문제가 없고 금리 레벨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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