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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 짐 싸는 NHN인베스트...무슨일이 美법인 인력이탈 도화선, 그룹 지원 중단 심사역 동요

이광호 기자공개 2020-03-03 08:05: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그룹의 신사업 발굴 첨병 역할을 하던 NHN인베스트먼트가 벤처투자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2일 업계에 따르면 NHN인베스트먼트 철수 사태의 발단은 미국 실리콘밸리 자회사의 인력 이탈이다. NHN인베스트먼트에서 2016년 분할 신설된 NHN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는 존속법인의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CVC) 역할을 이어받았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자회사인 NHN벤처스를 세우고 미국 사업 확장을 꾀했다.

NHN인베스트먼트는 미국 소재 소프트웨어 업체 센세이(Sensay), 레드부스(Redbooth Holding) 등에 투자했다. 이밖에 미국 VC 스파이더캐피탈파트너스(Spider Capital Partners), 퀘스트벤처파트너스(Quest Venture Partners), 트랜스링크캐피탈(Translink Capital) 등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NHN벤처스 인력들이 퇴사하면서 사실상 빈껍데기가 됐다. 미국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벤처캐피탈(VC) 업계에서는 NHN그룹이 조직을 새로 꾸리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저조한 실적까지 겹쳐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는 분석이다.

NHN그룹의 투자 방침 변화도 한몫했다. NHN인베스트먼트는 그동안 일반적인 VC와는 다른 길을 걸었다. 펀드를 지속적으로 만들며 운용하기 보다는 그룹의 넉넉한 자금을 토대로 자사가 보유한 고유계정으로 벤처기업에 직접 투자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펀드를 직접 조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문제는 펀드레이징에 충분한 경험치가 축적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벤처투자를 거친 차동하 대표는 외부 자금을 끌어 모아 펀드를 만들어본 경험이 없다. 주로 모기업 자금을 토대로 투자를 집행해왔다.

일정 규모의 펀드를 결성하기 위해서는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 대형 LP들의 자금이 필요하다.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LP들을 끊임없이 설득해야 한다. 그동안 LP들과 접촉 없이 투자를 단행해온 NHN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스트레스였던 것이다.

한 VC 관계자는 “이준호 NHN그룹 회장이 벤처투자업에 대해 고민하는 가운데 올 초 펀드레이징 방침을 내렸다”며 “그동안 NHN그룹 자금에 의존해온 NHN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이 같은 변화를 부정적 시그널로 이해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NHN인베스트먼트 심사역들은 새로운 하우스를 찾고 있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VC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대부분 파트너급 시니어 인력이어서 메이저 VC 또는 신생 VC로 극명하게 나뉠 전망이다. 일부 인력은 일반 기업체 최고재무책임자(CFO)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전해진다.

한편 NHN인베스트먼트는 기존 투자심사역들이 발굴한 포트폴리오의 투자금 회수가 끝나지 않은 만큼 인센티브 문제 등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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