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WM하우스 전략]”고객 신뢰회복 초점, 체질개선 나선다”[thebell interview]정원기 하나은행 자산관리사업단장..IPS본부 분리독립, KPI 손질
이민호 기자공개 2020-03-04 13:01:0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는 손님의 신뢰 회복에 초점을 두고 다 바꿔보자는 생각입니다. 해외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를 비롯한 일련의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손님과 포트폴리오 중심의 영업문화를 정착시키는 한 해로 만들겠습니다.”정원기(사진) 하나은행 신임 자산관리사업단장은 올해 가장 주된 목표로 자산관리(WM)사업에서의 ‘체질개선’을 꼽았다. 위기상황은 오히려 기초를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약 20년간 일선 프라이빗뱅커(PB)로 활동하며 글로벌 PB 1호, 골드클럽 PB 1호, 마스터PB 1호 등 다양한 ‘최초’ 타이틀을 보유한 정 단장은 하나은행 자산관리사업 생태계를 가장 잘 아는 인물로 꼽힌다.
올해 하나은행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상품 공급을 담당하는 IPS본부를 자산관리사업단에서 독립시켰다. 개별 PB 성과평가체계(KPI)에서 손님수익률과 리스크 관리 항목의 비중을 확대하고 PB 역량 강화에도 매진한다. 초고액자산가 대상 점포인 ‘클럽원(Club1)’ 확대와 해외 네트워크 활용으로 외연 확장에도 나설 계획이다.
◇’내부통제 강화’ 방점 IPS본부 신설·PB KPI 손질…PB 역량 강화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테일그룹 산하에 IPS본부를 신설했다. 하나은행은 이미 해외 금리연계형 DLF 사태 직후 IPS본부 분리를 예고한 바 있다. 기존에 자산관리사업단 내에서 모두 담당하던 상품 공급과 판매 기능을 분리시킨 것이다. 분리의 목적은 본부간 견제를 통한 리스크 관리 강화다.
정 단장은 “딜 소싱, 판매, 사후관리를 하나의 본부에서 담당할 경우 만든 상품은 팔아야 하므로 결국 상품의 단점보다 장점을 더 보게 된다”며 “현재는 IPS본부에서 소싱한 상품을 자산관리사업단 상품위원회에서 독자적으로 거부할 수 있어 견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PB에 적용되는 KPI도 고객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기존보다 두 배 늘렸던 손님수익률 배점을 올해 들어 또 한 번 상향 조정했다. 기존에 PB에만 적용됐던 손님수익률 항목은 일반영업점 직원에게도 확대하기로 했다.
손님수익률 항목 외에도 △손님의 투자성향별로 보유상품을 진단해 상품관리 여부를 평가하는 위험조기진단 항목 △주기적인 상담리포트 작성과 포트폴리오 설계 등 종합적인 손님관리를 평가하는 손님케어 항목 △기존 영업점 단위로 평가하던 금융소비자 보호 항목과 불완전판매 항목을 개별 PB 평가에 포함 등 PB KPI의 약 절반을 손님 중심 항목으로 구성했다.
시장에서 꾸준히 요구가 증가하는 PB 역량 강화에도 힘쓰기로 했다. 기존 연수 프로그램에서 주기적으로 시행하던 PB 세미나, 글로벌 PB OJT, 최고경영자 과정에 대한 참여 확대와 함께 기업 RM, 증권 WM, 해외 PB 등 각 분야 전문가와 원팀을 꾸려 협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예비 PB에게는 PB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참여와 PB센터 근무기회를 제공하는 등 장기적 성장 로드맵을 정착시킨다. 하나은행은 PB 단계를 예비 PB, VIP PB, 골드 PB, 마스터PB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다.
◇인컴형·자산배분형 ‘공모상품’ 주목…하나금융투자 협업 확대
하나은행은 올해 상품 라인업에서 공모펀드 공급 확대에 중점을 뒀다.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을 중시한데다 해외 금리연계형 DLF 사태 이후 금융당국이 고난도금융상품에 대한 은행에서의 판매규제를 강화한 영향이 작용했다. 인컴형 펀드와 자산배분형 펀드 공급을 확대하고 리스크가 낮은 부동산 상품이나 원금보장형 기타파생결합사채(DLB)도 꾸준히 소개할 예정이다.
정 단장은 “공모펀드는 시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중요하게 작용해 사모펀드보다 판매가 훨씬 어렵다”며 “올해는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많았지만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이자와 배당 등 꾸준한 현금흐름이 발생하는 인컴형 상품과 자산별 리스크 분산 및 시장 상승에 참여할 수 있는 자산배분형 상품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고객의 니즈는 강화된 스크리닝을 통해 선별한 사모상품으로 충족하지만 계열사 하나금융투자와의 복합점포 확대로도 대응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 29개인 복합점포수를 42개로 늘려 은행·증권 원스톱(one stop)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에 동시에 신설된 IPS본부간 유기적 협업을 강조해 경쟁력 있는 상품 공급과 효율적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정 단장은 “하나은행과 하나금융투자간 매칭조직인 '패밀리클러스터(Family Cluster)'를 재정비하고 자산관리인력 공동 연수를 확대하는 등 협업 강화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초고액자산가 대상 ’클럽원’ 브랜드 확대…해외 네트워크 강화
올해 하나은행의 초고액자산가 대상 프리미엄 브랜드인 ‘클럽원(Club1)’을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2017년 8월 서울 삼성동에 Club1 PB센터를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획일화된 자산관리보다 보유자산, 투자성향, 투자상품 비중 등 고액자산가의 유형을 세분화하고 각 유형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Club1 브랜드 확장이 필수적일 것으로 봤다. Club1 영업 대상 초고액자산가보다는 적지만 자산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인 고객의 자산관리는 전 지점에 배치된 VA(VIP Advisor)로 보완한다.
해외 네트워크 확대에도 주력한다. PB 파견 지역을 현재 홍콩과 인도네시아에서 여러 타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달초 고도화 작업을 마친 PB 전산시스템인 HPBS(Hana Private Banker System)를 이용하면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해외 부동산 전문가 자문 등 해외 관련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 단장은 “HPBS를 이용하면 TV,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양한 디바이스를 활용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전문가와의 화상상담이 가능하다”며 “국내투자자의 해외투자나 해외투자자의 국내투자 모두에서 기존보다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부 제휴 네트워크를 이용한 고객 저변 확대와 서비스 향상도 주요 목표 중 하나다.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나 골프 등 레저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초고액자산가를 유치하고 기존 고객에게 문화예술과 스포츠 등 여가활동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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