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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투하는 반도체 중견기업]'인적분할+합병' 피에스케이, 지배구조 퍼즐 완성⑩최대주주 박경수 대표 직할체제 구축, 신설법인 통해 캐시플로우 마련

조영갑 기자공개 2020-03-04 08:30:10

[편집자주]

올해 반도체 업황의 전망은 밝다. 최근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지만, 소재 국산화 수혜주의 선전, 5G시대 본격 개막, 설비확장 투자 등 우호적인 시그널이 잇따라 커진 탓이다. 다만 중국 반도체 업체의 굴기와 가격경쟁의 심화, 비메모리 경쟁력 강화 등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더벨은 반도체 산업의 최전선에서 사업환경의 변화상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중견기업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전공정 및 후공정 장비업체인 피에스케이의 지배구조 퍼즐이 완성됐다. 지주회사 전환과 인적분할을 통해 최대주주 박경수 대표(사진)의 지배력을 강화화고, 합산시총이 2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피에스케이는 현 박경수 피에스케이홀딩스 대표가 설립한 (주)금영무역이 모태다. 반도체 부품업체인 금영무역은 1990년 일본 가스제조회사인 타이요닛폰산소(Taiyo Nippon Sanso) 측으로부터 기술이전과 지분투자를 받으면서 현재 피에스케이의 토대를 마련했다. 당시 타이요닛폰산소 측으로부터 도입한 애셔(Asher)기술은 현재 피에스케이의 주력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반도체 성장기와 더불어 빠르게 성장한 피에스케이는 현재 전공정 드라이스트립(Dry Strip) 장비부문에서 세계 시장점유율 1위(50%)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세계 주요 파운드리에 장비를 납품하고 있다. 주력 제품은 PR Strip이다. 반도체 제조과정에서 남은 포토레지스트(PR) 찌꺼기를 날려 반도체 수율을 높이고, 식각(에칭)을 돕는 기기다.

피에스케이의 모회사인 금영무역은 2017년 피에스케이홀딩스(비상장)로 사명은 변경하고, 지배구조 개편의 방아쇠를 당겼다. 피에스케이홀딩스(비상장)는 피에스케이 지분 32.14%를 보유하면서 사업지주사의 형태를 유지하다가 피에스케이가 2019년 3월 인적분할을 하면서 생긴 존속회사 피에스케이홀딩스(상장)에 흡수합병됐다.

합병 전까지 박 대표는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던 피에스케이홀딩스(비상장, 옛 금영무역)의 지분 49.94%를 보유하면서 간접적으로 피에스케이 기업집단을 소유하는 구조였다. 피에스케이홀딩스(비상장)는 피에스케이홀딩스(상장)와 피에스케이(상장)의 지분을 각각 32.16%씩 보유했다. 하지만 양사가 합병을 거치면서 지주사를 직접 소유하면서 지배력을 강화하게 됐다.

올해 2월 양사의 합병이 완료되면서 피에스케이홀딩스(비상장)의 최대주주 박 대표는 양사 합병비율에 따라 피에스케이홀딩스(상장) 지분 37.05%를 보유하게 됐다. 이로써 그룹사인 피에스케이는 '박경수 대표→피에스케이홀딩스(상장)→피에스케이(상장)→피에스케이 해외법인' 등으로 지배구조를 일원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금영무역(피에스케이홀딩스 비상장)이 피에스케이의 지주사에 흡수합병 되면서 금영무역의 최대주주였던 박경수 대표의 그룹사 전체의 직할체제가 완성됐다"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과 더불어 피에스케이의 인적분할 카드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인적분할 후 피에스케이홀딩스의 시가총액은 2일 기준 1542억원, 피에스케이는 3551억원 수준이다. 합산하면 5093억원이다. 분할 전 2019년 3월 6일 기준 피에스케이의 시가총액이 2735억원임을 감안하면 86% 가량 증가한 수치다. 박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와 지배력 강화를 동시에 거머쥔 셈이다.

이에 대해 피에스케이홀딩스 관계자는 "회사의 규모가 커지고 이에 따른 경영의 효율화가 필요한 차원에서 전공정 부문과 후공정 부문의 역할을 나눌 필요가 있었다"면서 "명칭이 (피에스케이)홀딩스일 뿐이지 후공정 사업을 여전히 수행하고 있으며, 그룹 내에서 지주사로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은 아니다"고 밝혔다.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분할신설된 피에스케이를 통해 그룹사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향후 피에스케이홀딩스는 반도체 후공정으로 분류되는 패키징 장비 사업을 지속하면서 사업형 지주사로 자리매김하고, 피에스케이는 그동안의 특기인 전공정 사업을 영위하면서 본격적으로 캐시플로우를 확대해 나간다는 계산이다.

피에스케이는 그간 건식(dry) PR Strip의 분야의 강자로 군림해 왔다. 인적분할 이전 2018년 전체 매출액(연결)은 3286억원, 영업이익은 676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21% 수준이다. 이 분야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2016년 37% 수준에서 2017년 53% 수준으로 끌어올리면서 독점적 지위를 굳혔다. 이 분야에서만 2506억원(76%)의 매출액을 올렸다.

분할 후 피에스케이는 하드마스크스트립(Hard Mask Strip) 신사업에 승부수를 걸고 있다. 하드마스크는 최근 반도체 회로의 선폭이 미세화되면서 회로의 패턴 붕괴를 막기 위해 사용되는 물질이다. 고적층화된 PR(포토레지스트) 층 아래 하드마스크 층을 까는데 패턴형성이 끝난 후에 이 하드마스크 층을 스트립(제거)하는 과정을 피에스케이의 신제품이 담당한다. 2019년 9월 출시 이후 4분기부터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분할 이후 약 반년(2019년 4월~2019년 9월 말)동안 약 962억원 수준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92억원이다.

피에스케이 관계자는 "실질적으로 지난해말 하드마스크스트립 장비가 판매되기 시작한 만큼 아직 매출액은 기존 사업(PR Strip) 부문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라면서 "(하드마스크스트입 장비가) 향후 PR 박막 스트립 부문을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고, 장비가격도 PR 장비 대비해 약 2.5배에 달해 매출액 상승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기존 PR Strip의 점유율을 고려하면 연 2억5000달러 수준(3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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