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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 A0는 유지 할까…실적 불확실성 부각 19년 말 기준 A- 트리거 해당…태양광 외에도 암초 산재

이경주 기자공개 2020-03-05 14:05:5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3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OCI가 주력인 폴리실리콘 사업에서 대규모 적자를 내며 결국 신용등급이 A0(안정적)로 한 단계 강등됐다. A+ 등급을 받은 지 1년 반 만의 반납이다. 높은 업황 변동성을 보여 준 셈인데 업계에선 같은 이유로 A0 유지도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을 만회해야 할 카본케미칼과 에너지솔루션 등 다른 부문 수익성도 악화하기 시작한 탓이다. 코로나 정국까지 겹치며 실적 변동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신평 A0 강등 스타트…한기평·나신평도 합류 분위기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8일자로 OCI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0(안정적)으로 한 노치 하향했다. 3대 신용평가사 중에서 첫 강등이다. 타 신평사들도 곧 합류할 분위기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13일자로 OCI를 신용등급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에 등재했다. 3개월 내 액션을 하겠다는 신호다. 나이스신용평가도 같은 날 13일 비슷한 톤의 리포트(대규모 손실 발생에 따른 신용등급 점검 계획)를 발표했다.

주력인 태양광용 폴리실리콘 사업(19년 매출비중 43%)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급기야 핵심 생산시설인 국내 군산공장까지 중단한 여파다. A+를 지지하기 힘들 만큼 현금창출력이 악화됐다고 판단됐다. IR자료에 따르면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는 지난해 2291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 탓에 OCI도 전체 연결 영업손실 180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엔 1586억원 흑자였다.

군산공장 중단으로 일회성이지만 7505억원에 이르는 유형자산 손상차손도 발생했다. 이는 순이익에 반영돼 OCI는 지난해 연결 당기순손실 80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엔 1038억원 순이익을 냈었다.

이미 등급하향 트리거 지표를 충족하던 상황에서 연말 실적 발표가 쇄기를 박았다. 한신평은 EBITDA/매출 14% 미만, 순차입금/EBITDA가 3배를 초과할 경우를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EBITDA/매출은 6.8%, 순차입금/EBITDA는 4.1배였다.


◇A-트리거도 충족…폴리실리콘 적자지속 전망

한신평이 아웃룩을 '안정적'으로 부여한 이유는 향후 수익성과 재무는 나아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한신평은 이달 2일 추가로 보고서를 내 향후 전망에 대해 업데이트했다. EBITDA/매출이 지난해 5.8%지만 2020년에는 10%, 2021년엔 11.2%까지 높아질 것으로 봤다. 순차입금/EBITDA도 지난해 5.6배에서 2020년 4.1배, 2021년 3.7배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으론 A-도 충족할 만큼 재무가 나빠졌다. 한신평은 이 보고서에서 새 트리거로 EBITDA/매출 10% 미만(19년 5.8%), 5.5배 초과(19년 말 5.6배)할 경우 A-로 하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적시했다. 즉 올해 재무지표가 작년보다 나아지지 않으면 추가 강등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신용평가 주요 모니터링 지표 전망

그런데 업계에선 올해 실적 개선을 확신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정적 방향으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우선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는 올해도 적자가 예상된다. 연 5만7000톤을 생산하던 군산공장이 멈추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한다.

OCI는 2분기부터 일부 생산라인(P1)을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으로 전환하고, 말레이시아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장(자회사 OCIM) 생산량을 확대해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익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잠재 고객사(삼성전자, 하이닉스) 단기 납품이 불확실하다. 우선 생산라인을 반도체용으로 재구성해야 하고 연구개발(R&D)도 해야 한다. 최소 작업만으로도 시간이 소요되고 투자비용도 발생한다. 제품을 만든 후 고객사가 받아 줄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다.

OCIM가 최근 공정개선(Revamping)을 완료한 것은 긍정적이다. 군산공장의 절반수준인 연간 2만7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군산공장은 업계 공급과잉으로 제조단가가 판매단가보다 높아 적자를 기록했는데 OCIM은 이익은 낼 수 있는 수준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반도체용 투자가 OCIM 이익을 상쇄하면서 연간 적자는 유지될 전망이다.

◇카본케미칼·에너지솔루션도 수익성 악화

타 사업부가 폴리실리콘 부진을 만회해야 하지만 역시 녹록치 않다. 2019년 매출 비중 카본케미칼 사업부는 매분기 150억원 내외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4분기엔 38억원 적자를 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유가 하락세가 지속된 탓이다.

카본케미칼 사업부는 석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정유핏치, 카본블랙, 벤젠 등을 생산한다. 원재료인 석유 가격에 따라 수익성 변동이 큰 사업이다. 유가가 낮아지면 고정비 비중이 변동비보다 커져 수익성이 악화된다. 최근 코로나 정국 심화로 유가 하락폭이 커지면서 올해도 적자를 이어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매출 14%를 차지하는 에너지솔루션 부문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다.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를 팔아 매출을 내고 있는데, 최근 REC 시장 가격이 지속 하락하고 있다. 이탓에 이 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35억원에서 같은해 4분기 20억원 규모로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23.4%에서 2%로 2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OCI 2020년 전망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 정도로 변동성이 크다”며 “코로나 정국 탓에 유가가 출렁이고 있는 카본케미칼 사업부가 가장 우려스럽고, 에너지솔루션도 REC가격이 엄청 떨어져서 올 2~3분기에는 이익이 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베이직케미칼 사업부도 단기에 이익이 날 거라 기대를 하지 못하겠다”며 “SK하이닉스와 같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고객사가 확보된다고 하면 내년엔 개선될 여지가 있긴 한데, 워낙 까다로운 고객사이기 때문에 원하는 수준을 맞출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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