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S&T중공업, 허리띠 언제까지 졸라맬까6년간 판관비 지속 절감…'직원수·급여' 큰 폭 감소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10 08:29:37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중공업은 과연 언제까지 허리띠를 졸라맬 수 있을까. 2010년대 중반부터 실적악화를 겪기 시작한 S&T중공업은 무려 7년 가까이 직원 수 및 급여 등을 줄이며 필사적으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고 있다.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가운데 적자를 면하는 이유도 판매 및 관리비 절감 덕분으로 분석된다.S&T중공업의 비용절감을 진두지휘 하는 인물은 장성호 S&T중공업 재무관리부문장이다. 장 부문장은 S&T중공업의 실적이 악화하기 시작한 2014년 S&TC에서 S&T중공업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6년간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판관비 193억…2010년대 들어 최소
최근 공시된 2019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S&T중공업은 지난해 전년 대비 5.3% 줄어든 375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적은 규모로, S&T중공업은 2012년 이후 7년 동안 매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S&T중공업은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매출액 6000억~8000억, 영업이익 500억~700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전성기를 달렸다. 운수장비 부문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거래선을 다변화했고 기계부문에서는 수익성 높은 공작기계를 중심으로 판매한 결과였다.
그러나 2013년 기계부문 사업을 시작으로 실적 악화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방산업이 부진하며 공작기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후 2017년에는 K2 변속기 결함 악재까지 겹치며 4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기도 했다.
지난 7년간 매출감소를 겪고 있는 S&T중공업은 차선책으로 수익성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S&T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늘리는 데 성공했는데, 여기에는 판관비 절감이 주효했다. 매출액에서 매출원가를 제한 매출총이익은 전년 대비 16.5% 줄어든 385억원으로 집계됐지만, 판관비는 더 큰 폭(35.8%)으로 감소하며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했다.
실제 2010년대 들어 S&T중공업의 판관비 추이를 살펴보면 2011년부터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2011년 422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2년 305억원으로 100억원 넘게 줄었고, 2015년에는 235억원까지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판관비로 사용한 금액은 193억원으로 2010년대 들어 가장 적은 규모를 기록했다.
다만 2017년에는 판관비로 644억원이나 지출하는 이례적인 모습을 보였다. 사업보고서 내 판관비 내역을 보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주범은 바로 ‘충당부채전입’ 항목이다. 여기에 무려 429억원이나 계상되며 전체 판관비가 급증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S&T중공업이 K2 변속기 결함으로 발생한 손실과 해외법인에서 발생한 손실을 충당부채 계정에 쌓은 결과로 고정비가 아닌 일회성 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급여 절반 감소…직원 수 줄인 결과
S&T중공업이 펼치는 전방위적 절감정책 중심에는 장성호 S&T중공업 재무관리부문장이 자리한다. 장 부문장은 경남대 회계학과 출신으로 1998년 S&T중공업에 입사한 이후 S&T모터스, S&TC 등의 계열사에서 경영기획 등을 담당했다. 2014년부터는 S&T중공업으로 다시 자리를 옮겨 재무를 책임지고 있다. 2014년은 S&T중공업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악화한 시점으로 사실상 이때부터 장 부문장의 비용절감 정책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장 부문장이 재무담당으로 부임한 이후부터의 판관비 내역을 살펴보면 급여 항목이 꾸준히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개가 넘는 판관비 하위 항목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 바로 급여 항목이다. 이 때문에 비용절감에 대한 효과가 가장 확실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136억원을 기록했던 급여는 2013년 1년 만에 46억원이나 줄어든 9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그 규모가 줄어들었으며 2019년에는 58억원을 기록했다. 장 부문장이 S&T중공업의 재무를 관리하기 시작하고 나서 급여는 단 한 번도 늘어난 적이 없다.
물론 1인당 급여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1인당 평균 급여액은 2013년 4992만2000만원에서 2019년 5534만7000원으로 7년간 542만5000원이 올랐다.
다만 전체 직원 수가 줄어들며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전체 급여도 줄어들었다. 2013년까지만 하더라도 S&T중공업의 전체 직원 수는 1100명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2014년 900명대로 줄어든 이후 매년 감소했으며 2019년에는 772명을 기록했다.
문제는 긴축과 절감을 통한 수익성 관리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냐는 데 있다. 직원 숫자와 급여를 통제하는 방식의 이윤 남기기는 임시방편일 뿐이기 때문이다. 7년이나 넘게 지속되는 리스크 관리는 회사와 구성원들에게 과중한 피로감을 안겨줄 수 있다.
국내 한 대기업 회계담당 직원은 “회사가 부진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비용절감 등의 리스크 관리는 필수적이지만 오래 지속될 경우 반작용 또한 고려해야 한다”며 “무기력, 의욕상실 등 무형의 손실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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