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년 연속 카드사 순익 앞지른 캐피탈사 '판 깨지나' [여전업계 위상 지각변동]①카드업계 가맹점수수료 인하 직격탄 여파…캐피탈사 가파른 자산성장

이장준 기자공개 2020-03-17 10:57:31

[편집자주]

여신전문금융업의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과거에는 카드사가 캐피탈사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팍팍한 업황에 상황이 역전됐다. 이미 일부 캐피탈사는 자산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중소형 카드사를 넘어섰다. 더벨이 여전업계에 변화가 나타난 배경을 살펴보고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경쟁력을 되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7: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여신전문금융사의 양대 축인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운명이 엇갈렸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인해 중소형 카드사는 '생존'을 고민할 지경이다. 대형사라고 사정은 다르지 않다. 선제적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각종 비용을 절감했지만 수익성을 겨우 방어하는 수준에 그쳤다.

이에 반해 최근 순이익 1000억원을 넘기는 캐피탈사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규모도 이미 카드사 수준에 육박한다. 캐피탈업계는 현대캐피탈 정도를 제외하면 저축은행 다음으로 규모도 작았다. 하지만 각 사별로 경쟁력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몸집을 키워 빠르게 카드업계를 추격하고 있다.

◇규제 직격탄 맞은 카드사…캐피탈사 순익 역전, '2조' 달성 목전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8개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3546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1조3712억원)보다 소폭 하락했다.

시계열을 넓히면 최근 몇년간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2016년말 2조249억원이었던 카드사의 순이익은 1년 뒤 2조2157억원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2018년 들어 1조7388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취합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탓이 크다. 원칙적으로 카드사는 3년마다 가맹점에 제시하는 수수료율의 원가 개념인 적격비용을 재산정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적격비용 대상이 아닌 우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구간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사실상 매년 우대 수수료율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2017년 7월 영세 가맹점의 기준을 연 매출 2억원 이하에서 3억원 이하로, 중소 가맹점의 기준은 연 매출 3억원 이하에서 5억원 이하로 확대했다. 여기에 2018년 7월에는 일반 가맹점 수수료 상한을 2.5%에서 2.3%로 낮추면서 그 파장이 커졌다.

중소형사가 받은 타격이 유독 심했다. 마케팅 등 허리를 졸라매는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하나카드는 작년말 56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1067억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우리카드도 같은 기간 순이익이 1265억원에서 1142억원으로 축소됐다.

롯데카드는 작년 3분기까지 425억원을 기록했다. 매각 위로금 등 일회성요인을 감안해도 2018년말(1113억원)보다 많이 떨어졌다. 대형사인 삼성카드도 저수익자산을 정리하는 등 노력에도 1년 새 순이익이 3453억원에서 3441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반해 캐피탈업계는 매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소 6개사 이상이 순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캐피탈업계 '맏형' 현대캐피탈은 꾸준히 3000억원을 넘는 순이익을 올려왔다. 현대자동차의 캡티브(captive) 금융사로 안정적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3013억원을 기록했다.

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의 약진도 도드라졌다. 신한(1260억원)·하나(1078억원)·KB(1170억원)·IBK(1084억원)캐피탈은 각각 작년말 순이익 1000억원을 넘겼다.

우리금융그룹에 편입될 것으로 점쳐지는 아주캐피탈도 사상 최대치인 101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산은캐피탈도 작년 3분기까지 883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결산 기준 1000억원대 순이익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78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롯데캐피탈도 이에 육박하는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전체 캐피탈사(리스+할부금융+신기술금융사)의 순이익은 작년 3분기까지 1조6303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에는 1조9908억원을 기록하며 카드사를 역전했다. 2019년 결산 기준으로 처음으로 순이익 2조원을 돌파할지 눈길이 쏠린다.

◇벌어지는 자산 격차…대형 캐피탈사는 중소형 카드사와 덩치도 비슷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자산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카드사와 캐피탈사의 총자산은 각각 126조8714억원, 154조9215억원을 기록했다. 약 28조501억원 가량 캐피탈사의 자산이 많다. 2015년까지만 해도 이 차이는 8조4482억원에 불과했다.

*자료=금감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취합

총자산 측면에서 캐피탈사가 앞서는 이유는 업체 수(104개)가 많기 때문이다. 여전히 자산 규모가 100억원 미만인 소형사도 다수 포함돼있다. 카드사 중에서 가장 작은 BC카드도 자산이 4조원을 돌파했다. 결국 자산 격차가 벌어지는 건 대형 캐피탈사를 중심으로 자산이 빠르게 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현대캐피탈은 작년 3분기 기준 총자산 31조919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말보다도 4.5% 가량 몸집이 불어났다.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작년말 32조9179억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같은 현대차그룹 금융계열사로 상용차를 전담하는 현대커머셜도 작년 3분기까지 9조2335억원의 총자산을 기록했다.

KB캐피탈도 최근 총자산 10조원을 넘어섰다. 중고차 플랫폼 'KB차차차'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작년말 기준 11조1906억원을 기록했다. BC카드는 물론 우리카드(10조873억원), 하나카드(8조원) 등 중소형사를 추월했다.

이밖에 총자산 5조원을 돌파한 캐피탈사들이 부쩍 늘어났다. 투자은행(IB), 리테일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하나캐피탈도 하나카드처럼 자산 규모가 8조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작년말 기준 신한(7조5664억원)·아주(7조4732억원)·산은(5조8040억원)캐피탈도 눈에 띈다. 결산 공시는 안했지만 롯데(7조8770억원)·IBK(6조7021억원)·메리츠(5조5861억원)·BNK(5조2800억원)캐피탈도 이미 작년 3분기에 총자산 5조원 문턱을 넘어섰다.

◇협회 내 위상 올라간 캐피탈사…금융본부 신설, 규제완화 목소리

수익성과 자산 규모가 커지다보니 여신금융협회 내에서도 캐피탈사의 위상이 덩달아 올라갔다. 지난해 7월 여신협회는 기존 사업본부를 카드본부와 금융본부로 분리했다. 금융본부는 리스·할부업을 비롯해 신기술금융업을 주로 담당한다. 업권별로 회원사 지원을 강화하고 현안에 대응하는 능력을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업권별로 조직을 쪼갠 배경에는 캐피탈사의 성장이 있다. 김주현 협회장이 업권 별로 돌아다니며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니 캐피탈 부문을 신경 써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는 전언이다. 그간 규모가 큰 카드사에 집중돼 소외된 캐피탈사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신기술금융 전업사를 신설할 수 있도록 법이 바뀌면서 신기술금융 전업사가 50개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여기 영향을 미쳤다. 여신협회는 조직개편과 더불어 리스·할부 및 신기술금융업을 담당하는 부서에 인원을 보강했다.

그 결과 규제 완화에도 진전이 있었다. 금융당국은 올해 여전사에 부동산리스 규제를 풀어줄 것을 예고했다. 포트폴리오가 자동차금융에 치우친 캐피탈사를 배려한 정책이다. 현재는 자동차를 제외한 기계·설비 리스잔액이 총자산의 30% 이상인 여전사만 부동산리스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이같은 진입요건을 완화할 예정이다.

여전업계 관계자는 "과거 캐피탈사는 카드사보다 한 수 아래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최근 들어 금융그룹 내에서 효자 계열사로 불릴 만큼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