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이용훈 대표, 셀레믹스에 '시장 지향성' DNA 심다벤처 1세대, 미국식 지배구조 기대…IPO 활용 사업확장 주력
심아란 기자공개 2020-03-12 13:05:29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0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계 최대의 포털사이트인 구글의 성장 스토리에 빠짐없이 언급되는 인물이 있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CEO를 맡았던 에릭 슈미트로 그는 구글을 IT업계 최고로 만들었다. 구글은 기술력 있는 창업자와 경험이 풍부한 경영자가 만나 성장을 일군 모범 사례로 꼽힌다.국내 바이오 벤처인 셀레믹스가 구글식 성장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2010년에 설립된 셀레믹스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기술을 바탕으로 진단시약, 키트 등 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시장 진출과 사업 확장이 필요했던 2017년 이용훈 대표이사(사진)가 셀레믹스에 합류한다.
이 대표는 국내에 '벤처'라는 단어도 없던 1989년에 휴맥스를 창업했다. 서울대 제어계측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직후의 일이다. 그는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해 주력 상품의 해외시장 개척에 앞장섰다. 이후 휴맥스가 성장 궤도에 오르자 경영 전반의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운영 혁신에서도 성과를 냈다.
이 대표는 "국내 IT 제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신사업을 찾던 중 헬스케어로 방향성을 잡았다"라며 "서울대 보건대학원, 나노융합아이피 등을 거치며 헬스케어 산업에 대해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셀레믹스의 창업멤버인 권성훈 교수를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의 권 교수는 그의 첫 번째 제자인 김효기 셀레믹스 공동대표, 방두희 연세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셀레믹스를 창업했다. 김 대표는 셀레믹스의 주요 기술을 개발한 인물이다.
셀레믹스의 핵심 기술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DNA 기반의 '바이오 소재'와 '시퀀싱 기술'이다. DNA를 직접 디자인해서 만들고 전체 염기서열을 특수한 형태로 읽어낼 수 있다. 최근 셀레믹스는 질병관리본부와 수의계약을 맺고 코로나19의 전체 염기서열을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분석하기도 했다.
셀레믹스의 고유 기술은 분자진단과 마이크로바이옴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분자진단의 경우 바이러스에 반응하는 키트를 만드는 식이다. 바이러스의 특정 부위가 아닌 전체 염기서열을 읽기 때문에 변이에 대응하는 일도 수월하다. 마이크로바이옴도 수많은 균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어 경쟁력이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셀레믹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시장 지향성"이라며 "공급자 위주의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이 원하는 기술을 파악하고 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셀레믹스의 강점으로 40명에 달하는 연구인력의 '맨파워'를 강조했다. 맨파워에 힘입어 기술 개발에 성공한 만큼 이제 사업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대표는 휴맥스에서 축적한 해외영업, 운영 혁신 등의 경험을 살려 셀레믹스의 경영 업무를 지휘하고 있다.
셀레믹스는 기업공개(IPO) 공모자금을 활용해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R&D 영역도 확장할 계획이다. 세포를 하나하나 분리해 세포별로 염기서열을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를 활용해 암세포를 분석하면 암 치료의 결정적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이러한 기술은 미국 업체인 10X지노믹스(10xGenomics)만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합류한 이후 셀레믹스는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9년 매출액은 50억원으로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올해는 매출 2배 성장과 함께 흑자전환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셀레믹스가 '지배구조'에서도 성공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 그는 "젊고 기술적으로 능력있는 창업자와 경험이 있는 경영자가 만나 셀레믹스가 좋은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라며 "국내에 미국식 거버넌스가 정착된 사례를 만드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셀레믹스는 대신증권과 손잡고 IPO를 준비하고 있다.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5월 이후 IR과 공모 등을 통해 6월쯤 코스닥 상장을 완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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