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보브반도체, '정족수 미달' 감사 선임 실패 전자투표 도입에도 역부족…"다음 주총 때까지 현 감사가 업무 이어"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19 08:19:1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7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반도체 업체인 어보브반도체가 정족수 미달로 감사 선임에 실패했다. 어보브반도체가 주총에서 추천한 감사는 2007년부터 회사에 있었던 상근감사이다. 감사 선임에 실패하면서 앞으로 3개월 내 임시주총을 소집해 다시 선임절차를 밟아야 한다.18일 어보브반도체는 주주총회를 열어 △제14기(2019회계연도) 재무제표와 연결재무제표 승인 및 현금배당의 건 △감사 선임의 건 △주식매수선택권부여 승인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감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중 감사 선임의 안건을 제외하고 모두 원안대로 승인됐다.
감사 선임의 안건의 경우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이번에 회사가 추천한 인물은 김홍식 감사로 2007년부터 지금까지 회사와 함께 해왔다. 그는 서울대 외교학과 출신이며 LG전자 미국법인 사장과 LG반도체(현 SK하이닉스) 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인물로 2007년에 감사로 부임했다. 올해 주총에 추천된 것은 임기 만료에 따른 연임을 위한 것이었다. 해당 법인은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에 해당하기 때문에 상근감사를 1명 이상 의무적으로 둬야 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의결정족수가 부족해 감사 재선임에 난항을 겪게 됐다. 의결정족수 부족 문제는 2017년말 섀도보팅(Shadow voting)이 폐지된 후 다수 상장사들이 겪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는 정족수 미달로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의결권 대리행사 제도다. 하지만 경영진과 대주주의 정족수 확보수단으로 남용된다는 지적에 따라 폐지됐다.
현행 법으로 보면 감사 선임을 위한 최소한의 결의 요건은 '발행주식 총 수의 25% 이상 참석, 참석주식의 과반 이상 찬성'이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 최원 대표의 지분이 18.99%이며 특수관계인의 주식소유분까지 포함하는 23.12%이다. 하지만 감사 선임할 때는 대주주의 지분율이 무의미하다. 바로 '3%룰' 때문이다. 감사 혹은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주요주주가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의 최대 3%만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어보브반도체의 소액주주 비율은 63.94%이다. 현재 상황에서 대주주와 주요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10% 안팎이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최원 대표의 지분율 3%와 나머지 특수관계자 지분 4.13%, 김석진씨 지분 3%(실 보유 지분 6.9%)를 다 더하면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결의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이 15% 이상 필요하다.
어보브반도체는 정족수 부족으로 안건이 통과되지 못할 것을 우려해 올해 전자투표를 처음으로 도입하기도 했다. 해당 제도를 활용하면 전자투표를 통해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전자위임장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참여자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 주주총회에 직접 참여하는 주주도 드물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주총회가 이뤄진 곳은 충북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 위치한 어보브반도체 본사였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감사 재선임 안건 통과를 위해 전자투표 및 의결권대리 권유 공시 등 의결권 확보를 위해 노력했으나 부결됐다"며 "상법 368조에 의거해 새로 선임된 감사가 취임할 때까지 감사의 권리가 있으므로 현 감사가 다음 주주총회 때까지 업무를 이행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직접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회사 측에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향후 어보브반도체는 감사 선임을 위해서 다시 임시주주총회를 열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법 635조 1항에 따르면 '회사는 정관에서 정한 이사 또는 감사의 인원수를 궐한 경우에 그 선임절차를 게을리한 경우 과태료에 처할 행위에 해당한다'고 나와있다. 이 때문에 3개월 이내에 임시주총에 소집해 선임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하지만 이를 포기하고 과태료를 내는 쪽을 선택할 수도 있다.
한편 어보브반도체는 2006년 설립된 MCU 반도체 업체로 설립 후 매그나칩반도체의 MCU사업 부문을 인수해 지금의 사업구조를 만들었다. MCU칩은 가전·전기제품의 두뇌역할을 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어보브반도체는 리모컨용, 모터용 등 400여가지 제품에 들어가는 MCU를 공급하고 있으며 가전 MCU를 주력으로 한다. 2017년 기준으로 국내 리모컨 분야 시장점유율 80%로 국내 1위이며 전 세계 소비자 가전 MCU 시장 내에서 세계 5위 사업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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