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감사인 주목 받은 LG상사의 '석탄광산 자산 손상' [Company Watch]유연탄 가격 하락 탓, 인도네시아 광산 손상차손 1650억
김성진 기자공개 2020-03-20 08:31:53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9일 15: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는 8년 전인 2012년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주에 위치한 감(GAM) 광산 지분 60%와 운영권을 함께 사들였다. 2007년 인도네시아 MPP 광산 투자에 이은 두 번째 석탄 광산 투자였다. 기존 석탄 트레이딩 사업과 연계를 고려한 자원개발 사업 확장의 일환이었다.2017년부터 본격적인 석탄 생산을 시작한 '감 광산 법인(PT. Ganda Alam Makmur)'은 좋은 실적을 내며 짧은 시간 안에 LG상사 자원개발 사업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9년 돌연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고, 이는 LG상사 전체 자원개발 사업의 적자를 야기했다. 이 때문에 LG상사의 2019년 연결재무제표 감사를 맡은 한영회계법인(한영) 또한 LG상사 감 광산의 손상평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LG상사가 지난 17일 공시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감사를 맡은 한영은 두 가지 핵심 감사사항을 선정했다. 하나는 '국외 수출매출의 수익인식'으로, 해외사업을 많이 벌이는 종합상사의 특성 상 매출 인식 과정에서 과대계상 위험이 존재하는 터라 이를 주요 검토사항으로 삼았다. 실제로 LG상사의 지난해 총매출액 중 절반이 넘는 52%가 국외 수출매출이 차지했다.
또 다른 하나가 바로 감 광산 관련 자산의 손상평가 항목이다. 한영은 감 광산 손상평가를 주의 깊게 검토한 이유에 대해 "석탄의 국제가격, 탐사/개발 및 생산기술, 경제적으로 생산가능한 자원의 잠재매장량 등에 따라 민감하게 변동하는 성격이 있다"며 "손상 징후의 존재 여부에 대한 경영진의 평가 검토, 평가보고서(미래현금흐름 모델)에서 사용된 가정이 승인된 예산 및 사업 계획과 일관성을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상사는 지난해 대규모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2019년 실적을 보면 영업손익은 1348억원의 이익을 냈으나 순손익에서는 14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영업외손익에서 21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인데, 바로 여기에 감 광산 손상차손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구체적인 손상 내역은 사업보고서 내 주석 '21. 자산손상' 항목을 보면 확인 가능하다. LG상사는 지난해 총 5개 부분에서 자산손상을 인식했다. 사업 성격별로는 자원부문 3개, 인프라부문 1개, 물류부문 1개 등으로 나뉜다. 손상된 자원부문 3개 자산 중 하나가 바로 감 광산 법인이며 손상규모는 1650억3600만원으로 5개 자산 중 그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손상차손의 주된 이유는 사업성 저하다. 2017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기 시작한 감 광산 법인은 첫 2년간은 좋은 실적을 내다 2019년 급작스레 적자로 돌아섰다. 순손익 기준으로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123억, 79억원의 이익을 올렸지만 2019년에는 무려 948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업성 저하는 유연탄 가격과 맞물려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집계에 따르면 LG상사가 막 석탄을 개발하던 2017년 당시만 하더라도 유연탄의 실질가격은 톤당 100달러를 상회했다. 2018년에는 톤당 120달러 수준까지 치솟기도 했다. 그러나 2019년 들어 100달러 선이 무너졌고 2020년 3월 기준으로 톤당 65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유연탄 가격 하락과 함께 수익성도 크게 악화한 것이다.
앞으로 손실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유가 하락 탓에 석탄 가격이 낮게 형성된 상황에서 LG상사는 최근 감 석탄광산의 생산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LG상사가 올 초 배포한 2020년 사업 계획 보도자료에 따르면 감 광산의 연간 생산량을 전년 대비 32% 늘린 1000만톤으로 늘릴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오는 2022년까지 1400만톤 생산을 목표로 설정했다.
LG상사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감 석탄광산 손상차손 인식에는 석탄 매장량 추정치의 변화, 유연탄 가격 등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이번에는 유연탄 판가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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