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유진증권' 후순위채 발행…선제적 자본확충 사모시장 노크, NCR 비율 제고 목적
강철 기자공개 2020-03-23 10:29:0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1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형 증권사들이 후순위채 시장에서 잇달아 자금을 확보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커지고 있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앞서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도 공모 시장에서 후순위채를 찍었다.SK증권은 20일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해 500억원을 마련했다. 후순위채의 만기는 6년이며 표면금리는 4.6%다. SK증권이 회사채를 찍은 것은 지난해 9월 공모채로 900억원을 조달한 이후 약 6개월만이다. 발행 관련 업무는 SK증권이 직접 맡았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19일 400억원의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7년이며 표면이율은 4.5%다. 2017년 3월 이후 3년만에 발행하는 후순위채다. ㈜동양, 한일합섬 등 그룹 계열사들이 후순위채를 나눠 인수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불거진 위기에 대비해 미리 재무 건전성을 제고하려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후순위채는 일반 회사채에 비해서 상환 순위가 한 단계 낮은 채권이다. 만기가 5년 이상인 후순위채의 경우 재무재표 상에서 100%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높이길 원하는 증권사들이 주로 발행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SK증권의 NCR은 350~400% 수준이다. 같은 기간 유진투자증권은 약 250%다. 양사 모두 200% 이하인 초대형 증권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유진투자증권의 경우 중소형 증권사의 평균 NCR보다는 소폭 낮은 수준이다.
고조되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현금을 확보한다는 의중도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주요 증권사 담당자들과 단기 자금 시장에 불어닥칠 수 있는 유동성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NCR을 포함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몇몇 계열사를 대상으로 후순위채를 발행했다"며 "투자자들이 후순위채의 금리가 4.5%로 높은 점을 고려해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대형 증권사들도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을 증액했다. 대신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1000억원, 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각각 발행했다. 증권업계의 경쟁력이 자본 규모로 갈리는 기류가 조성되자 너도 나도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가 후순위채의 인수단으로 들어가면 발행사 입장에서는 그만큼 물량을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이를 감안해 주관사 없이 후순위채을 발행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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