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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업 리포트]캐리소프트, '아시아 디즈니' 노리는 '키즈 콘텐츠' 강자캐리언니 인지도 바탕 출판·공연·캐릭터 상품으로 사업 넓혀

서하나 기자공개 2020-04-01 08:11:06

[편집자주]

플랫폼(Platform)이란 본래 기차 정거장을 뜻하는 용어다. 현재는 많은 이용자가 이용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모바일 앱, 웹사이트 등을 통칭하는 의미로 더욱 널리 쓰인다. 구글, 애플, 아마존,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은 이미 일상 곳곳으로 침투한 지 오래다. 방송, 교육,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플랫폼과 배달, 운송 서비스 등으로 삶으로 스며든 각 분야 대표 플랫폼 기업의 현황 및 사업에 대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캐리소프트는 키즈 콘텐츠 분야의 신흥강자다. 기자 출신 박창신 대표가 방송과 미디어 분야를 출입하며 얻은 통찰력으로 키즈 콘텐츠 기업을 만들었다. 히트 캐릭터 '캐리언니'로 존재감을 키운 뒤 지난해 10월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캐리소프트의 최종 목표는 '아시아의 디즈니'다. 키즈 콘텐츠는 현재 전체 유료 콘텐츠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캐리소프트는 출판, 공연, 엔터테인먼트, 라이선싱, 캐릭터 상품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시아 디즈니란 꿈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취재로 기른 통찰력 '키즈 콘텐츠'로 꽃 피다

1967년생인 박창신 대표는 삼성전자 정보통신부문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훨씬 긴 시간을 기자로 보냈다. 1993년 세계일보 기자를 거쳐 2000년부터 디지털타임스에서 미디어와 방송 분야를 출입했다. 이 경험은 훗날 '캐리소프트' 창업으로 이어지는 자양분이 됐다. 그때부터 박 대표는 기성 미디어에서 유튜브로 새로운 미디어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눈여겨봤다.

기자로서 종착점은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에서 찍었다. 연구실장으로 일하며 콘텐츠 기획과 상품화 등을 맡았다. 이후 디지털 사진전문 사이트 운영사 TCN미디어에서 대표를 맡으면서 경영자로도 일했다.

박 대표는 2016년 캐리소프트에 본격 합류했다. 캐리소프트는 박 대표의 아내이자 여행 플래너였던 권원숙 대표가 2014년 설립한 회사였다.

처음 캐리소프트를 이끈 주인공은 '캐리언니'였다. 캐리언니는 캐리소프트에서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캐리 앤 토이즈(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의 진행자다. 2014년 8월 1세대 캐리언니를 맡은 강혜진 씨는 캐통령(캐리+대통령)으로 불릴 만큼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높은 인기가 양날의 검이 되기도 했다. 2017년 캐리언니가 회사를 떠난다는 발표 이후 수많은 팬들이 캐리언니를 돌려달라며 이탈했다.

캐리소프트의 유튜브 채널 '캐리TV' 모습. 출처 : 유튜브 화면 캡쳐.

2세대, 3세대 캐리언니를 만들며 위기를 넘긴 캐리소프트는 IP를 활용한 여러 사업으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케빈, 엘리, 루시 등 여러 캐릭터가 사업성을 갖추면서 캐릭터 IP를 활용한 사업으로 범위를 확 넓혔다. 현재 캐리소프트에서 공연사업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약 38%를 차지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등 콘텐츠 매출 비중(25%)을 뛰어넘었다.

◇고배 끝 찾아온 '낙(樂)'

캐리소프트는 지난해 10월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 2호 기업' 타이틀로 코스닥에 입성했다.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은 거래소가 지정한 기관으로부터 시장매력도, 사업모델의 타당성 및 경쟁우위, 사업경쟁력 등을 평가받는 상장 방식이다. 캐리언니, 엘리, 케빈 등 캐릭터를 활용한 콘텐츠 IP 사업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며 두 곳의 기관으로부터 'AA'와 'A'의 등급을 받았다.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하지만 이후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일본과의 경제 분쟁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투자자들은 캐리언니에 높은 의존도를 두고 다시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2019년 8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결국 IPO를 한차례 미뤘다.

재도전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캐리소프트는 약 두 달 뒤인 2019년 9월 기업가치 산정을 보수적으로 수정했다. 공모가도 애초 1만2900원~1만6100원에서 9000원으로 절반 가량 낮추고 코스닥 문을 다시 두드렸다. 결과는 놀라웠다. 공모주 기관청약 900대 1, 일반청약에서 100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하며 코스닥에 입성에 성공했다.

(왼쪽부터)김현철 한국IR협의회 부회장,정운수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박창신 캐리소프트 대표이사,김상태 미래에셋대우 IB총괄 사장,송윤진 코스닥협회 부회장. 출처 : 한국거래소.

◇'아시아 디즈니' 꿈 이룰까

장난감 리뷰 콘텐츠에서 시작해 출판, 공연, 엔터테인먼트, 라이선싱, 캐릭터 상품 등으로 사업을 넓힌 캐리소프트의 또 다른 과제는 해외시장 공략이다. 결과적으로 캐리소프트는 중국, 베트남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면서 또 다른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다.

맨 처음 두드린 시장은 중국이었다. 2016년 중국판 유튜브로 통하는 'YOUKU'에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한 뒤 인기를 끌자 아이이치, 텐센트비디오 등 중국 5대 비디오 플랫폼과도 계약을 맺었다. 중국 5대 채널 구독자는 단숨에 700만명까지 올라섰다. 이런 인지도를 바탕으로 지난해 중국 현지 공연기획 업체 ‘이프뮤직’과 중국 순회공연을 진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중국 49개 도시를 돌며 어린이 창작 뮤지컬을 공연한다.

2017년 9월 '캐리TV 베트남' 채널을 개설하며 베트남에도 진출했다. 영어교육 콘텐츠인 '헬로 캐리'를 통해 영어권 지역에서도 시청 시간을 급격히 늘리고 있다. 캐리소프트의 미국과 베트남 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10%를 차지할 만큼 올라선 상태다.

캐리소프트의 다양한 사업분야. 출처 : 캐리소프트 홈페이지.

캐리소프트는 구글 유튜브, 네이버를 비롯해 IPTV와 전국 케이블TV에서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 '캐리앤북스' '캐리앤플레이' 등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유튜브 캐리TV 구독자 수는 현재 200만명 수준이며, 최고 370만명을 기록했다. 올해 캐릭터 키즈카페인 '캐리키즈'의 프렌차이즈사업도 본격적으로 키운다.

캐리소프트의 꿈은 '아시아 디즈니'다.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그렇게 먼 꿈으로 여겨지지 만은 않는다. 산업연구원이 지난해 7월 발표한 키즈산업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속적인 출산율 감소에도 키즈산업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특히 키즈 콘텐츠 사업은 소위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라 불리는 어린이들의 '모모(more mobile)' 성향을 성장동력 삼아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부모들도 키즈 콘텐츠에 지갑을 활짝 열고 있다. 2017년 상반기 기준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KT 등 통신3사 IPTV 유료영상 전체 매출에서 키즈 콘텐츠 비중은 각각 46%, 45%, 41% 등이었다. 시청자들이 구입한 두 편 중 하나는 키즈 콘텐츠였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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