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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운용사, 자문사 의견수렴 '몰두' 수탁자책임위원회 소집 않는 운용사 대다수…"1분기 주총 몰려 적극적 행동 쉽지않다"

정유현 기자공개 2020-03-30 08:13:34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총 시즌을 앞두고 주주 행동 기류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 기업들의 긴장감이 높아졌지만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예상보다 잠잠한 분위기다. 올해도 정기 주주총회 일정이 몰린만큼 의결권 자문사가 내놓은 권고 사항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운용사들은 의결권 자문사의 의안 분석을 받아 의견이 다를 경우 내부 의사결정기구를 통해 별도의 논의를 진행한다. 내부 의사결정기구 소집 추이 관련 사항에 대해서 공시 의무가 없는 만큼 상황을 파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주총을 앞두고 수탁자책임위원회를 소집하지 않는 분위기다.

주총 일정이 몰렸을 뿐 아니라 코로나19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 겹치며 상대적으로 관심이 예전보다 덜한 분위기다. 투자 기업의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 해온 만큼 이번 주총에서는 의결권 자문사 지침대로 찬반 의견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119 곳…"적극적 의결권 행사 지분율과 상관 없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 스튜어드십 코드 참여 기관은 1월말 기준 119곳이다. 2018년 말 73곳 대비 63%가량 증가했다. 이중 자산운용사가 42곳, PEF운용사 36곳, 보험사 5곳, 증권사 3곳으로 집계됐다.

스튜어드십 참여 기관은 점차 증가하고 또 기업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2017년~2018년 정기 주추총회를 살펴본 결과, 2018년 3월 정기주주총회 이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지 않은 자산운용사의 반대율은 전년대비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같은 기간 스튜어드십 코드에 가입한 자산운용 사의 반대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

2018년 3월 정기 주총을 기점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자산운용사 수가 증가하면서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움직임이 예상됐다. 긴장감이 높아진 기업들도 더 신중하게 주총 의안을 산정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것은 주총에서 반대 의견을 내는 것 뿐 아니라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회사와의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움직임을 포함한다. 문제가 되는 투자 기업의 주식을 처분하는 엑시트 전략 보다는 회사에 주주로서 의사를 다양한 경로로 전달해 변화를 이끌어 내는 보이스 전략이다.

한국지배구조원 송민경 스튜어드십코드 센터장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5% 룰과는 상관이 없는 것"이라며 "기관투자가의 내부 기준과 어긋난 행보를 보이는 기업에 변화를 요구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결권 자문사 권고 수용 예정…"1분기 주총 몰려 별도 논의 어려워"

기대와 달리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이번 주총에서는 예년 수준대로 의결권을 행사할 방침이다. 자문사 의견에 맞춰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입장이 대다수였다. 의결권 자문사는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안건을 분석해 기관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찬성·반대를 추천하는 기관이다.

통상 운용사들은 의결권 자문사와 계약을 맺은 후 자문사에서 내놓은 찬성과 반대 의견을 참고해 최종 의사 결정을 한다. 국내 토종 의결권 자문사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 4곳이다. 각각의 운용사들은 1곳 혹은 2곳 이상의 자문사와 계약을 맺고 자문사의 권고를 참고한다.

상법상 주주총회 공고는 2주일 전까지지만 기업의 주총 관련 공시는 주총에 임박해 나온다. 특히 3월 마지막주의 경우 특정일에 대부분 상장사 주총이 몰려 있어서 안건을 다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운용사들은 보유 주식 종목이 많기 때문에 회사별 주총 개별 안건에 찬반 입장을 일일이 검토하기 쉽지 않아 주주총회에 앞서 의결권 자문사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대부분 자문사에 운용사 내부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분석을 요청하거나 자문사의 가이드라인대로 분석한 후 자료를 받는다. 의안 분석 보고서를 받으면 내부 의사 결정 과정을 진행하는데 추가 논의가 필요하면 수탁자책임위원회 등 의사결정기구를 개최해 찬성, 반대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

아직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초기인만큼 수탁자책임위원회 등의 별도 회의 개최 여부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올해 정기주총을 앞두고 수탁자책임위원회를 따로 열어 특정 종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운용사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A 운용사 관계자는 "자문사에 자사의 의결권 처리 가이드라인을 줬고 이에 맞춰서 의사 결정을 하기 때문에 (자문사 의견과) 특별히 큰 변화는 없다"며 "논의가 있는 사안은 수탁자책임위원회를 통해 진행하기도 하는 데 올해 주총을 앞두고 기구가 열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B운용사 관계자도"의결권을 행사해야하는 종목이 많은데 이 기업들의 주주총회 등 외부 행사가 많이 몰려있다"며"자문사 의견을 받는 것 외에는 1분기에는 의결권 관련 깊이있는 논의가 힘들다"고 말했다.

기관투자자들이 의결권 자문사 권고 사항을 대부분 따르는 만큼 자문사의 입김에 좌우되지 않는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복수의 자문사 계약을 체결하는 운용사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은 기존 자문사 외 추가로 1곳과 계약을 했다. 회사 측은 "심도 깊고 균형잡인 의안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 운용사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의지 여전"

코로나19로 증시 변동성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운용사 관계자는 "주주활동이라는 것 자체가 기업의 가치 제고를 위한 행동인데 지금 코로나19로 경영 활동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적극적인 주주 활동을 벌이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의안 찬반 여부는 행사하겠지만 큰 문제가 있지 않는 한 경영활동이 안정화 될 때까지 적극적인 움직임은 자제하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대부분의 운용사들은 3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자문사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지만 이를 토대로 적극적인 의결권에 대한 찬반을 행사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운용사 관계자들은 "이번 주총 때 자문사 의견과 다르게 깊이 있는 논의를 하는 기업은 없지만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만큼 원칙에 따라 찬반 의견을 내 의결권을 행사할 예정이다"며 "앞으로도 투자기업과의 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경영 활동 모니터링을 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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