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황수 사장, 일진전기 '체질 바꾼다' GE그룹서 위기전문가로 인정…단독 대표로 전권 잡아
윤필호 기자공개 2020-03-31 08:12:17
[편집자주]
전력산업은 오랜 기간 국가 인프라 구축에 기여하며 경제의 토대를 세우는 역할을 수행했다. 하지만 국내 전력, 통신망 구축의 일단락 이후 신규수요가 줄고 유지보수, 대체수요 등에 의지하는 정체기에 접어들었다. 업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더벨은 성장동력 모색에 나선 전력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6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결사' 황수 사장이 일진전기 단독대표로 올라서면서 전권을 쥐었다. 그동안 각자대표로 업무를 보던 김희수 사장이 물러나고 남은 황 사장의 책임과 권한이 커졌다.그는 과거 글로벌 기업인 GE그룹에서 어려움에 처한 계열사 경영을 도맡아 회생시키는 위기 전문가로 인정을 받았다. 이제 일진전기의 총책임자로서 체질 개선의 중책을 맡았다.
1960년생인 황 사장은 확고한 목표를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조직을 이끄는 '성장형 리더'로 알려졌다. 그는 건국대 축산경영학과를 졸업, 미국 미시시피주립대 농경제학 석사를 마치고 1989년 도시바 계열 미국 반도체 회사인 쿼츠 인터내셔널에 입사했다. 이후 1997년 제너럴 일렉트릭(GE)으로 옮겨 석영사업부의 한국과 대만 담당 국제영업 및 응용엔지니어링 담당 임원으로 업무를 맡으면서 한국 등 아시아 공략 사업에 참여했다. 석영은 반도체·시계에 쓰이는 쿼츠의 원료다.
석영사업부에서 성과를 인정받아 2002년 GE삼성조명으로 둥지를 옮겨 처음으로 사장을 맡았다. 당시 GE삼성조명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었다. 구원투수로 들어간 황 사장은 할인점 유통을 늘리고 자동차용 램프를 확대하는 등의 전략을 펼쳤다. 적자를 내던 회사가 부임 첫해 1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고 이듬해 250만달러, 2004년 320만달러로 늘었다. 해결사로 떠오른 황 사장은 GE 내에서 신뢰가 높아졌다.
이후 2004년 GE 인더스트리얼 소비 및 산업(Customer & Industrial) 부문 북아시아 사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만년 적자로 골치였던 GE히타치를 회생시키는데 성공했다. 잇따라 성과를 낸 이후 2007년 GE코리아 대표이사로 선임돼 금의환향 했다. 황 사장은 GE그룹에서 한국 사업을 진행하며 가장 모범적인 외국 기업의 역할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프랑스 전력회사 알스톰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일진전기는 2017년 실적 역성장으로 위기가 한참이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기업에서 위기 극복 리더십을 보인 황 사장을 주목하고 중전기사업본부장 사장으로 영입했다. 당시 회사는 메인이었던 전선사업의 부진하면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전력시스템 부문 강화 작업이 한참이었다. 중전기사업은 전력시스템 부문에 속해있다. 일진그룹이 계열사 신규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담당 직책을 사장 직급으로 올려 외부인사를 영입한 일은 처음이었다.
황 사장은 그동안 적자 기업들을 회생시켰던 경험을 바탕으로 전력시스템 사업의 수익성을 올리기 위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해외 시장 확장과 고객 수요 파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일진전기는 이 같은 전략에 힘을 실어주고자 지난해 황 사장을 김희수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로 선임하고 투트랙 체제를 갖췄다. 일진전기에서 오랜 기간 근무한 김 사장은 관리 업무의 비중이 높았고, 다양한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을 갖춘 황 사장은 사업총괄대표로 부임해 영업 업무를 도맡았다.
일진전기는 지난해 황 사장의 지휘 아래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으로부터 884억원 규모의 초고압 전력망 수주에 성공했다. 또 콘덴서 없는 362kV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용 초고압차단기 개발 성과도 냈다. 지난해 전선사업은 매출액 4579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6억8100만원으로 부진했다. 반면 전력시스템사업 매출액은 2299억원으로 규모는 작았지만 영업이익은 127억원을 기록했다.
일진전기는 최근 공동 대표이사였던 김희수 사장이 물러나고 황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1년만에 다시 변화를 꾀했다. 황 사장이 더욱 강력한 전권을 쥐고 회사를 이끌어가도록 판이 깔린 셈이다. 향후 지속적인 실적 회복을 위한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과 시장 확장을 이끌 그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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