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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멘트·성우종건' 악연까지 떠안은 한일홀딩스 보증채무 손실 추정금액 1151억…14.9% 차입금 전환, 85.1% 전환사채 발행 계획

김성진 기자공개 2020-04-01 08:53:5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일현대시멘트(이하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의 악연은 재계에서는 익히 알려진 얘기다. 현대시멘트는 과거 자회사였던 성우종합건설에 제공한 채무보증 탓에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고, 2017년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와 꾸린 컨소시엄(HLK홀딩스)에 매각되기까지 2010년부터 약 8년이란 긴 시간 동안 워크아웃을 겪어야 했다.

현대시멘트와 성우종합건설 간의 채무보증 이슈는 10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담은 많건 적건 현대시멘트를 인수한 한일홀딩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한일홀딩스는 지난해 6월 HLK홀딩스 지분 전량을 취득하며 100% 자회사로 편입시켰고, 이에 따라 HLK홀딩스가 84.24% 지분을 보유한 현대시멘트에 대한 지배력도 확대됐다.

한일홀딩스가 지난 27일 공시한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초반부터 '핵심감사사항'이 눈에 들어온다. 핵심감사사항이란 감사를 맡은 회계감사인이 가장 유의적이라고 판단한 사항으로, 간단히 말하면 회사의 주요 재무적 이슈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본 사항들이다.

한일홀딩스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의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핵심감사사항으로 세 가지를 꼽았다. △시멘트사업부 영업권 손상검토 △금융보증계약부채 및 출자전환부채의 평가 △산림복구충당부채 등이다.

이중 단연 관심을 끄는 항목은 '금융보증계약부채 및 출자전환부채의 평가'다. 바로 과거 현대시멘트를 채권단 관리로 이끌었던 성우종합건설과의 채무보증 내용과 함께, 이를 향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채무보증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들은 주석 '33. 우발채무와 약정사항'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일홀딩스가 현실화될 것으로 추정한 금액은 총 1151억원으로 과거 현대시멘트의 걷잡을 수 없는 부실을 초래했던 주요 보증 내역들이 모두 기재돼 있다.

전체 1151억원의 현실화 추정금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바로 파이시티 개발사업으로 알려진 양재동 복합유통 프로젝트다. 양재동 복합유통 프로젝트에 대한 채무보증 금액은 903억원으로 추정됐다. 그 다음으로는 용인 송전지구 사업이 241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김포 걸포동 사업(3억원), CP할인(3억원) 순이었다.

과거 현대시멘트가 섰던 차입금 PF 보증 관련 손실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향후 손실이 확정되는 시점에 보증채무 이행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들은 모두 세워져 있다.

삼일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PF 사업장의 사업비 정산완료 등으로 손실이 확정되는 시점에 보증채무 이행청구 현실화 금액의 14.9%는 주채무화하고, 85.1%는 출자전환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간단히 말해 현실화될 것으로 추정된 금액 1151억원 중 14.9%는 차입금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85.1%는 주식으로 발행한다는 말과 같다.

차입금 전환 규모가 14.9%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추후 보증채무 손실이 현실화 하더라도 재무부담이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되진 않는다. 현재 추정 금액인 1151억원을 기준으로 보면 손실이 현실화 할 경우 차입금 증가규모는 171억원 수준이다.

다만 이러한 손실이 언제쯤 확정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한일홀딩스 관계자는 "해당 프로젝트 현장의 손실 금액이 확정돼야 보증채무 손실도 확정할 수 있다"며 "소송 등 복잡한 문제들이 걸려 있어 올해 안에 해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시멘트의 100% 자회사였던 성우종합건설은 2000년대 초 양재동 복합물류센터 파이시티, 영종도 하늘도시 등 각종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하지만 이해관계자 갈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 대규모 미분양 사태 등으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성우종합건설은 현대시멘트와 함께 2010년 동반 워크아웃에 돌입했다가 2016년 SM그룹에 인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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