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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 비상경영]현대그린푸드 손 뗀 정지선, 경영분리 계획대로 간다⑥12년만에 사임, 지배구조 분리작업 추진 의지 관측…"총수역할 집중 위한 것"

최은진 기자공개 2020-04-02 08:28:35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이 유통업계 침체에 더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사태까지 닥친 데 따라 전례 없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보수적이고 변화에 둔감하기로 유명한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례적으로 각 계열사별로 기민하게 움직이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성장전략의 재조정이나 자산매각 등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성장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며 전략 재구상을 고심하고 있는 와중에도 오너일가간 경영구도의 분리는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했던 현대그린푸드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10여년 만에 물러나면서 동생인 정교선 부회장 체제로 넘기는 듯한 모습을 명확히 했다. 계열분리까진 아니더라도 한지붕 두가족 형태로 경영구도 구획을 분명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현대백화점 지분 17.09%를, 그의 동생 정교선 부회장이 현대그린푸드 지분 23.80%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각각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양사가 같은 그룹 내에 있는 만큼 연결고리는 남겨뒀다. 정 회장은 현대그린푸드의 지분을 12.67% 보유하고 있고, 정 부회장은 현대그린푸드를 통해 현대백화점 지분 12.05%를 확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해당 지분을 맞교환 하는 방식으로 연결고리를 끊으며 계열분리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계열분리'는 결코 없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공식입장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 내부적으로는 경영구도를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현대백화점그룹에서 완전히 분리하는 형태가 아닌 한지붕 두가족 형태의 경영방식을 추진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각각 고유의 사업영역을 존중하면서 독립적인 의사결정 하에 사세확장을 꾀하겠다는 목표다.

이에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정 회장이 최근 현대그린푸드의 대표이사 자리에서 내려왔다. 임기만료였던 올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재선임 안건을 상정하지 않는 형식으로 자연스레 사임하게 됐다. 정 회장이 사임하면서 공동 대표이사였던 박홍진 사장이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 회장이 총수로서 그룹의 성장전략과 사업방향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무게를 두기 위해 사임을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은 2007년부터 무려 12년을 역임한 자리에서 내려오는 결단은 결국 정 회장의 무게중심이 바뀌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출처 : 공정거래위원회

이미 지배구조상 구획도 어느정도 나뉘어진 상태다. 현대백화점은 한무쇼핑·현대쇼핑·현대백화점면세점을,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리바트, 현대아이티앤이 등을 지배하는 구조다. 현대홈쇼핑이나 현대HCN 정도가 각각의 관계기업으로 설정 돼 있지만, 현대HCN의 유선방송 사업 매각이 진행되면서 이 역시도 교통정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현대리바트 주식 전량을 현대그린푸드가 추가로 사들이는 것 역시 지배력 구축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다만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여전히 양사간 연결고리가 남아있는 만큼 사내이사 직함을 유지하면서 일정부분 감시자 역할을 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최근 주총에서 현대그린푸드의 사내이사에 재선임 됐고 지난해 현대백화점의 사내이사에 첫 선임된 정 부회장은 내년까지 임기가 남아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적으로는 비상경영체제가 돌입한 와중에도 오너일가 간 경영구도 분리 작업은 계속 추진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다소 지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정 회장의 경영분리 의지가 확고한 만큼 크게 지연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양사 모두 보유하고 있는 일부 계열사의 지분구도 역시 계획대로 정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분리를 하진 않더라도 경영구도 분리는 명확하게 이뤄지고 있고 올해 역시 그의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정지선 회장이 12년만에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에서 내려온 것 역시 이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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