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묵號' 삼성생명, 임원·조직 모두 '대수술' 담당업무 변경만 28명 '역대급', 불안한 업황에 퇴사자도 대규모
김장환 기자공개 2020-04-02 14:41:1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31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이 신년 정기인사에 맞춰 실시한 임원 전보 조치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및 임원으로 선임돼 떠난 인사 외에도 퇴임한 이들이 상당수다.삼성생명이 최근 공시한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담당업무가 변경된 임원만 무려 28명에 달했다. FC영업본부와 전략영업본부, 자산운용본부, PF운용팀, GA사업부 등 핵심 사업부의 수장들이 대거 교체됐다. 최근 몇 년간 이뤄진 인사와 견줘보면 그 숫자가 압도적인 탓에 일상적으로 이뤄진 인사로 보기는 어렵다.
삼성생명은 CEO 교체로 임원들의 인적 쇄신이 이뤄질 수 있음을 예고하기는 했다. 현성철 대표가 물러나면서 전영묵 전 삼성자산운용 대표가 신임 CEO로 왔다. 대표이사를 보좌하는 양대 축이었던 경영지원실장(CFO)과 FC영업본부장도 모두 계열사 대표로 떠났다. 전 대표를 보좌할 새로운 경영진 구성이 불가피했다.
전 대표와 합을 맞출 신임 CFO는 자산운용본부장을 맡았던 유호석 부사장이 맡았다. FC영업본부장 자리는 이번에 둘로 쪼개졌고 FC영업1본부장은 홍원학 부사장, FC영업2본부장은 박민규 상무가 맡았다. 각각 전략영업본부장과 FC2사업부장을 맡고 있던 인물들이다. 사실상 전 대표 휘하에 유호석·홍원학 부사장 쌍두마차 체제가 꾸려진 양상이다.
이밖에 조직재편이 대거 이뤄지면서 임원 보직 이동 폭을 키웠다. 대표적인 조직 재편은 보험설계사(FC) 사업부문에서 이뤄졌다. 삼성생명은 새해를 맞이해 FC영업본부를 이원화하고 그 밑에 놓여 있던 FC1~4사업부를 모두 없앴다.
FC1~4사업부는 이하 86개 지역단을 분할 관리하는 중추 조직이었다. FC사업부를 모두 없애고 상위 기구인 영업본부에서 지역단을 직접 관리하는 방식으로 조직이 재편됐다. 대신 FC영업본부를 2개 조직으로 나눴다. 조직을 슬림화하는 동시에 지역 사무소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FC와 양대 축을 이루는 전략영업본부 역시 둘로 쪼갰다. 개인고객을 상대하는 곳이 아닌 기업거래(B2B) 보험 업무를 맡고 있는 사업부다. 전략영업본부는 2018년 법인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를 전담했던 에이전시영업본부 및 단체영업 담당 특화영업본부를 흡수해 덩치를 불린 곳이다. 규모가 보다 커진 만큼 조직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에서 이원화를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생명은 이밖에도 2개 조직으로 나뉘어 있던 GA사업부를 단일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지원팀은 2개로 나뉘어 1·2팀이 됐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구상하는 신채널사업부는 채널지원팀으로 격하했다. 이외 핵심 임원인 소비자보호팀장(CCO)도 기존 박현식 상무에서 최지훈 상무로 교체했다.
조직개편을 통해 새로운 자리를 맡지 못한 인사들은 대거 퇴임했다. 올 들어 신규 승진자로 이름을 올린 임원은 8명에 불과하고, 이 기간 떠난 임원은 14명이다. 각 계열사 대표로 옮긴 심종극 FC영업본부장(삼성자산운용 대표), 김대환 경영지원실장(삼성카드 대표), 임범철 고객지원실장(삼성SRA자산운용 대표), 이외에 계열사로 이동한 인사 등을 제외하면 순수 퇴사자는 6명이다.
삼성생명이 이처럼 대규모 조직 재편과 인적 쇄신을 단행한 건 업황이 그만큼 불안정한 탓도 있다. 보험시장 성장성은 한계가 역력하고 자산운용 수익률마저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운용자산이 300조원을 넘어서는 시기를 맞이했지만 저금리 장기화에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9770억원으로 전년 1조6640억원 대비 41.3% 줄었다. 30일 기준 주가는 4만1600원으로 공모가 11만원에 비해 3분의 1토막 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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