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산업, 성장동력 못 찾고 떠나보낸 전성기 [Company Watch]영업이익 최근 5년간 최저…그룹 차원 호텔사업 지원 지속 관심
김성진 기자공개 2020-04-02 08:42:2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1일 07: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레미콘 사업을 주로 영위하는 아주산업의 실적이 국내 건설경기 침체 탓에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매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비용절감이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수익성 또한 크게 나빠졌다.아주그룹의 캐시카우 기업은 2017년 아주캐피탈 매각 이후 사실상 아주산업 뿐이다.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전폭적으로 지원한 호텔사업은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신사업 투자 위축 가능성도 부각된다.
지난달 30일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아주산업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4443억원, 영업이익 3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4%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5% 급감했다. 아주산업의 영업이익이 400억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현재 아주산업의 레미콘 사업은 아주그룹 전부라고 할 수 있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레미콘 사업과 금융업 양 쪽에 적절히 무게를 배분해왔지만 2017년 아주캐피탈 매각이 전환점이 됐다. 매년 500억~600억원의 현금을 창출하던 아주캐피탈을 팔고 난 뒤 레미콘 사업은 그룹의 핵심 중 핵심이 됐다.
아주산업은 삼표, 유진기업에 이어 국내 레미콘 시장 3위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는 아주산업은 국내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매출규모는 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이 때를 기점으로 4000억~5000억원으로 확대됐고, 200억원 구간에서 증감을 반복하던 영업이익은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갔다. 특히 2016년에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어난 91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17년에도 83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좋은 실적을 냈다.
본격적인 침체는 2018년부터 시작됐다. 국내 건설경기 호황에 기대 빠르게 매출을 늘렸던 아주산업은 반대로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타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했다. 매출규모는 여전히 5000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은 830억원에서 순식간에 5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2019년 들어 가속화하며 영업이익은 379억원으로 또 한 차례 감소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8.5%를 기록하며 5년 만에 처음으로 10% 밑으로 떨어졌다.
갑작스런 매출 감소에 비용을 줄이지 못한 것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아주산업이 2019년 지출한 판관비는 418억원으로 전년 422억원과 비교해 불과 4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5000억원에서 4443억원으로 557억원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판관비 지출 변화는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판관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급여가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운반비 증가 등으로 효과가 상쇄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PHC파일 사업의 부진까지 겹쳤다. 아주산업 관계자는 “건설경기 자체가 좋지 않아 물량이 좀 빠지긴 했지만 레미콘 사업은 비교적 손실을 최소화한 반면, PHC파일 사업에서 손실이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아주산업은 레미콘사업과 함께 PHC파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PHC파일은 철근콘크리트 제품으로 아파트, 교량 등 구조물의 연약 지반을 보강하는데 사용되는 시멘트 2차 가공품이다. PHC파일 산업은 레미콘과 비교해 건설경기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아주산업이 지난해 판매한 PHC파일 톤당 가격은 10만80원을 기록했다. 이는 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였던 2017년 11만8513원과 비교해 15.6% 하락한 수준이다.
문제는 아주그룹이 아직까지 확실한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는 데 있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의 장남인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중심으로 호텔 사업에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력사업인 레미콘사업의 실적 저하는 신사업 투자를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아주그룹은 그동안 호텔앤리조트에 대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2018년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주주인 문 회장과 아주모터스가 각각 56억원, 44억원의 현금을 지원했다. 2019년 12월에는 지분관계가 없는 아주산업이 호텔앤리조트가 발행한 250억원 규모의 CP에 대한 보증을 서주기도 했다.
아주호텔앤리조트의 2019년도 감사보고서는 아직 공시되지 않아 구체적인 지난해 실적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동안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대부분 순손실을 기록해왔다. 가장 최근 실적인 2018년도에는 영업손실 60억원, 당기순손실 4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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