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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두산중공업 정상화 '키맨'은 금호 구조조정 맡았던 인사들 집결…그룹 차원에서 관리

김장환 기자/ 진현우 기자공개 2020-04-06 10:01:18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2일 1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 타개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KDB산업은행이 어느 부서에서, 또 누가 전담하고 있는지 속시원히 밝히지 않고 있다. 두산중공업 사태를 해결할 팀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되지만 사실이 아니란 입장 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금호아시아나그룹 등 구조조정을 전담했던 인물들을 불러들여 두산중공업 구조조정의 핵심 역할을 맡긴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가 수면 위로 급부상한 건 지난달 26일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날 공시와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과 1조원 규모 대출약정을 맺었다고 밝혔다.

1조원 지원으로도 두산중공업이 유동성 위기를 넘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많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변화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난국에 처했다. 두산중공업을 넘어 두산그룹 전체 유동성 문제로 파장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다. 자회사 두산건설을 매각하고 캐시카우인 밥캣으로 유동성 위기가 번지는 것을 서둘러 막는 지배구조 재편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이를 대변하듯 산업은행은 기업금융실에서 관리하던 두산중공업을 구조조정본부로 넘겨 이번 사태를 들여다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 역시 기업금융부에서 기업구조조정단으로 이관을 결정했다. 두산중공업 유동성 위기를 그룹 전체 범위로 보고 관리하겠다는 의도다.

산업은행 내에서 두산중공업의 이번 유동성 위기를 관리하는 부서는 구조조정본부-기업구조조정1실-구조조정단-신설팀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기업금융4실에서 관리해왔다. 1조원대 달하는 자금 지원을 결정한데다 향후 4조원에 달하는 차입금 만기 대응도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는 상태여서 이처럼 별도 조직을 꾸렸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인사를 공식적으로 낸 것은 아니고 담당 직원에게만 별도로 연락을 해 부서에 배치한 것으로 들었다"며 "사실상 TF를 만든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관리 부서를 구조조정본부로 이관하면서 컨트롤타워는 정재경 구조조정본부장이 맡게 됐다. 지난해 1월 자리를 맡은 정 본부장은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와 매각을 통한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매듭지은 인물이다. 박삼구 회장 등 오너 일가의 아시아나 경영 복귀를 원천 차단하는 등 고강도 구조조정책을 펼친 덕분에 이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평이다.

기업구조조정1실은 김상일 실장이 이끌고 있다. 그 밑으로 양재호 팀장이 있다. 양쪽 모두 금호아시아나그룹 구조조정에 오래 전부터 관여해왔던 인사들이다. 특히 양 팀장은 금호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등의 무리한 인수 유동성 위기를 겪어 2009년 이를 다시 토해내고 구조조정을 할 당시부터 관련 업무를 했던 인물이다. 정용석 전 기업구조조정 부행장과 오랫 동안 합을 맞춰 금호 구조조정을 이끌었다.

두산중공업을 직접적으로 전담할 신생팀에도 금호그룹 구조조정을 경험했던 인물들이 주로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관계자는 "금호는 산업은행이 가장 오랫 동안 구조조정을 펼쳤던 곳으로 볼 수 있는데다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했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맡았던 인물들을 다시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측은 "TF나 별도 팀을 꾸린 것이 아니고 기존 부서에 일부 인력만 보강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구조조정 자구안을 곧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측에 제출할 계획이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를 토대로 두산중공업 실사를 실시하고 최종 구조조정 방안을 확정하기로 했다. 시중은행들이 함께 자금 지원에 동참해주기를 원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보면 대우조선해양과 비슷한 방식의 구조조정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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