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벼랑 끝 회생 주역은 '미샤재팬' 일본법인 이익성장률 155%…중국법인과 양대 해외 축 '성장'
정미형 기자공개 2020-04-07 11:31:07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벼랑 끝에 섰던 에이블씨엔씨가 지난해 3년 만에 매출 반등을 이뤄냈다. 각종 체질 개선책이 효과를 보인 가운데 일본법인의 성장이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중국 시장 못지않은 해외시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일본 시장을 묵묵히 지켜온 결실을 보게 됐다.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4222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년 만에 성장세로 돌아섰고, 영업이익도 2018년 190억원의 영업손실에서 다시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실적 턴어라운드의 배경은 자회사 성장에 있다. 에이블씨엔씨 본사만의 실적이 기록된 별도 재무제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지난해 매출액은 32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8% 성장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액은 22.2% 급증한 것과 비교된다.
영업이익도 연결 기준 1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지만, 별도 기준으로 보면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영업손실 28억원으로 2018년 170억원에 이르던 적자 폭을 많이 줄이긴 했지만 흑자로 돌아서진 못했다. 결국 에이블씨엔씨 종속기업들의 성과가 지난해 반등을 이끌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하다.
종속기업 중 특히 주목할 곳은 일본법인(미샤재팬, MISSHA JAPAN INC.)이다. 일본법인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성장을 보이며 중국법인(북경애박신화장품상무유한공사)과 함께 양대 해외 법인 축으로 성장을 이룩했다. 중국법인과 두 배 가까이 차이 나던 매출액도 거의 따라잡았다. 지난해 중국법인은 매출액 43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일본법인의 성장은 에이블씨엔씨에 호재다.
에이블씨엔씨가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한 것은 2006년부터다. 2010년대 초반 한류 열풍이 불며 매출이 3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지만 이후 혐한 기조에 매출은 다시 절반 가까이 뚝 떨어졌다. 당시 일본 시장에 진출했던 화장품 회사들이 다 같이 어려움을 겪으며 일부 업체는 시장 철수를 단행하기도 했지만 에이블씨엔씨는 일본 시장을 묵묵히 지켰다.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된 것은 2018년 유통 채널 개편에 나서면서부터다. 일본법인은 단독 매장을 모두 정리하는 대신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드러그스토어, 버라이어티숍 등으로 유통 채널을 다변화했다. 현재 입점 매장만 2만곳이 넘는다.
유통 채널을 바꾸자 히트 상품인 ‘매직쿠션’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매직쿠션은 2015년 처음 선보인 쿠션 제품으로, 일본 내 입소문을 타면서 누적 1000만개 이상 팔렸다. 매직쿠션 덕에 다른 상품도 함께 잘 나가는 견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이에 힘입어 일본법인은 지난해 4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이끌어내며 영업이익도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2018년 28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384억원으로 35.2% 늘었고,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8억원에서 46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일본법인이 지난해부터 서영필 전 에이블씨엔씨 회장 체제에서 벗어나 성과를 이뤘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지난해 초까지 일본법인은 창업주인 서 전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었다. 2017년 서 전 회장이 에이블씨엔씨 지분을 사모펀드에 매각하며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을 넘겼지만, 일본법인 대표직은 그대로 유지했다. 그러다 지난해 초 서 전 회장이 남은 지분을 모두 정리하면서 일본법인 대표직에서도 물러났다. 지난해 일본법인이 온전히 서 전 회장 체제에서 탈피한 첫 해였던 셈이다.
에이블씨엔씨는 향후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동남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 전 세계 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현지 에이전시와 손잡고 단독매장이나 H&B스토어 등에 진출해 있는 방식이다. 성과도 나쁘지 않아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매출 성장이 꾸준히 이뤄지며 실적 면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일본 시장은 단일 제품 인기를 발판으로 입소문이 계속 나면서 실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계에서도 일본뿐만 아니라 해외에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곳으로, 해외 경쟁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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