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보다 더 깨진 리츠, '역발상' 투자 괜찮을까 [코로나19 파장]운용업계 "'이표채' 효과 뚜렷…4차산업 리츠 '핀셋' 투자해야"
허인혜 기자공개 2020-04-10 07:56:2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8일 16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주요 리츠(REITs)의 가치가 급락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기회로 삼고 투자에 나서는 펀드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리츠 펀드를 출시한 종합 자산운용사들은 올 들어 리츠가 극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분석과 함께 정부의 리츠 부양책에 기대감을 보였다. 올 들어 주식시장에도 섹터별 수익률에 극명한 차이가 보이는 만큼 리츠도 4차산업 연계 리츠 등에 '핀셋'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악화일로' 리츠…자산운용업계 '리츠펀드' 릴레이 설정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말 KB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현대자산운용, 하나UBS자산운용 등 종합운용사들이 리츠와 리츠 연계 투자 펀드를 각각 출시했다.
KB자산운용이 지난달 24일 미국 모기지담보증권(MBS)에 재간접 투자하는 펀드 'KB 모기지 인컴 포트폴리오 부동산 자투자신탁(재간접형)' 2종을 신설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같은 기간 국내 상장 리츠에 주로 투자하는 한편 인프라 펀드와 해외 상장 리츠에도 자산을 편입하는 '미래에셋밸런스리츠부동산투자신탁'을 내놨다. 하나UBS운용이 역시 국내외 리츠에 투자하는 '하나UBS 글로벌리츠온리원분기지급형부동산자투자신탁'을, 현대자산운용이 글로벌 리츠와 인프라 증권, 글로벌 고배당주와 글로벌 채권에 분산투자하는 '현대안다인컴트리리츠부동산자투자신탁1호'를 출시했다.
최근 리츠 시장에는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글로벌 곳곳이 잠정 영업중단과 매장 폐쇄 등 부동산 악재를 겪으며 리츠 수익률이 급락한 상황이다. 국내외 리츠는 마이너스(-) 20%의 수익률을 내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7일 종가를 기준으로 신한알파리츠만 뚜렷하게 공모가를 뛰어 넘었다. 나머지 리츠는 공모가를 하회하거나 공모가 도달과 하락을 넘나드는 중이다.
코로나19의 여파가 없었던 지난 1월과 비교해 보면 수익률 하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롯데리츠는 1월 2일 6130원까지 올랐다가 7일 4940원으로 -19.41% 감소한 값에 거래를 마쳤다. 이리츠코크렙과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즈, 케이탑리츠, 모두투어리츠, 에이리츠 등 리츠 전종목이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3월 한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 해외 주식형 펀드가 낸 -15%, -13%의 수익률보다 더 나쁘다.
글로벌 상황도 심각하다. 한국투자증권의 리포트에 따르면 연초후 미국과 싱가포르, 호주, 홍콩, 일본 등 주요국의 리츠 수익률이 적게는 22.6%에서 많게는 35.7%까지 하락했다. 미국과 싱가포르, 호주와 일본 리츠는 30% 넘게 주저앉았거나 -30%에 가까운 수익률을 냈다.

앞으로의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우선 코로나19가 쉽게 종식되지 않으리라는 불안감 속에 임대인들의 임대료 반감(Rent Strike 2020)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의 양적완화도 확실한 해결사는 되지 못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국채와 모기지 채권 구매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규모 양적완화를 선언하면서 미국 내 가장 큰 모기지리츠사인 애널리캐피털매니지먼트(Annaly Capital Management) 등 모기지 리츠사들의 주가가 반등하기는 했지만 만만치 않은 부작용도 경고됐다. 연준이 모기지 채권 매입에 뛰어들면서 모기지 금리가 인공적으로 움직이자 금리 상승에 따른 헤지를 걸어둔 모기지 은행들이 대규모 마진콜에 직면했다는 경고다.
◇"리츠, 저금리 대응책…4차산업 연계투자 준비할 때"
반면 리츠 펀드를 출시한 종합운용사들은 리츠가 급락한 지금이 투자 적기라는 해석을 내놨다. 극도의 저평가 구간인 지금이 역설적으로 리츠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시기라는 분석이다.
정기적인 수익과 세제 혜택이 출시 배경으로 가장 많이 꼽혔다. 정부의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공모 리츠와 부동산 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할 때에는 5000만원 한도로 3년 간의 배당 소득에 분리과세 혜택을 적용한다. 분리과세가 적용되면서 세율이 14%에서 9%로 크게 줄었다. 정부는 취득세 감면까지 논의 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리츠의 경우 단기 임차인들의 임대료가 꼬박꼬박 나오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표채(coupon bond)와 같은 효과가 있다"며 "만기에 주는 이자가 아니라 분기마다 받는 임대료와 유사한 개념이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는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짚었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성장형 리츠와 배당에 포커스를 맞춘 상품"이라며 "과세 혜택도 리츠 펀드를 출시한 요소 중 하나"라고 답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리츠(REIT)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고객도 있겠지만, 공모형 부동산 펀드의 세제 혜택을 노리고 보수적이며 안정적으로 투자하고자 하는 고객도 상당수"라고 전했다.
저금리 시대에 배당수익률 4~5%대의 리츠가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수익률을 내리라는 기대감도 작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금리보다는 월세가 높기 때문에 금리하락기에는 매력적인 투자자산이 될 수 있다"며 "시장이 안정화될 때를 대비해 리츠 포트폴리오를 추가했다"고 이야기했다.
리츠 시장 내에서도 특화 자산에 투자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최근 주식 투자 시장도 섹터별 수익률 차이가 극명해지고 있어 리츠 시장도 세분화된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하나UBS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시장이 코로나19 등 여러 변동성에 따라 흔들리기는 했지만 4차산업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유효하다"고 진단하며 "신규 리츠펀드는 데이터센터와 이커머스 물류창고 등 4차산업 기반의 리츠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상대적으로 리츠 급락세에 따른 영향이 적을 듯 하다"고 설명했다.
전방위적인 수익률 하락이 나타난 상황에서 포트폴리오를 최대한 늘려 탈출로를 준비해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출시된 펀드 중 대부분이 효력발생을 해둔 채 판매 개시 시점은 조율하고 있다. 당장 시장에 뛰어들기보다는 일단 펀드 셋업으로 활로를 하나 더 찾아둔다는 목표다. 대형 종합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출시 시점이나 판매사 등 정해진 부분이 많지 않아 정확한 운용 계획을 답하기 어렵다"면서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다른 펀드들도 다들 출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어서 적합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PBR 0.6 주가고민 삼성물산, 삼성로직스 분할검토까지
- 삼성, 바이오 인적분할설…지배구조 개편 관심↑
- 신종자본증권 찍는 CJ CGV, 경쟁사 합병 영향은
- [i-point]시노펙스, 경북 산불피해지역 '탄소중립 숲' 조성 공동 추진
- [캐시플로 모니터]삼양식품, 호실적 연동 법인세 부담 '현금흐름' 반영
- [thebell interview/컬리 10주년 줌인]김종훈 CFO "외형 확장에 방점, 수익성은 장기 전략"
- [넷플릭스발 지각변동]플랫폼이 고르는 콘텐츠…제작 권력도 이동
- [i-point]씨플랫폼-엑스게이트, 손잡고 네트워크 보안 시장 공략
- [Company Watch]삼보모터스, 새 멕시코법인 첫 매출 '전기차 부품 거점'
- [i-point]아이씨티케이, WIPO 글로벌 어워드 최종 후보 선정
허인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vs 라인메탈]주가만으로도 확실한 환원, 미래투자 차이점은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vs 라인메탈]안정적 배당 추구 vs 적극적 주주환원에 '알파'도 기대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vs 라인메탈]완전한 분산소유 vs 지주 중심 수직계열화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vs 라인메탈]뚜렷한 이원화 vs 오너·전문경영인 파트너십
- 현대로템, K2가 끌고간 디펜스솔루션…추가동력도 '탄탄'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vs 라인메탈]한화, '집중 투자' 필수…라인메탈이 생산력 '한수 위'
- [thebell note]'적자' 필리조선소의 예정된 시간표
- HD현대사이트솔루션, 중대형 지게차 국산화 배경은
- HJ중공업·KAI, 고속상륙정 장비 '국산화' 나서는 이유는
- [Peer Match Up]수출확대가 끌어올린 이익률…한화에어로가 첫 '역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