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4월 10일 08: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의 궁극적 목표는 회사를 플램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것이다. 수십만 입주자들의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게 되면 다양한 수익창출 기회가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피스 시장과 관련된 모든 사업에 진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IPO 역시 계획의 일환이다.

◇고객 시간·공간 굉장한 자산

패스트파이브는 현재 23개 지점을 운영하며 1만5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잠재 고객은 200만명으로 보고 있다. 잠재고객 20%만 확보해도 고객수는 40만명으로 늘어난다. 김 대표는 “회원이 3만·5만·10만명으로 늘어나는 미래에는 패스트파이브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다”며 “우리가 고객들의 공간과 시간을 점유하는 것으로 굉장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고객만으로도 다양한 사업기회가 찾아오고 있다. 입주한 기업회원들이 필요로 하는 세무와 회계, 법률 서비스 중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세무회계 법인들이 수수료를 제안하면서 자신들을 이용해 달라고 요청한다. 입주회원들이 홍보목적으로 돈을 주고 건물광고를 해달라고 하는 사례도 있다. 퀵 서비스와 같은 사업제휴를 희망하는 곳도 있다.

다만 현재는 공유오피스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수요를 수익화시키지 않고 있다. 입주회원들에 대한 혜택으로 돌리고 있다. 김 대표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우선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장 수익화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기본 수익인 임차료만으로도 현금흐름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IPO 자금으로 신사업…시행 영역 진출 가능

IPO로 조달한 자금은 신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시작한 시행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건물 지주 구성원이 돼서 사업장을 확보해 운영하겠다는 뜻이다. 기존엔 건물을 장기임대하는 방식으로 사업장을 만들었다. 기존 방식은 리모델링 비용과 이에 따른 감가상각비 부담이 발생한다. 반면 시행사업은 건축 단계에서부터 패스트파이브가 구상하는 구조로 지어지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필요 없다. 더불어 출자한 지분을 팔아 시세차익도 노릴 수 있다.

패스트파이브가 시행사업 지주로 참여할 수 있는 건 업무시설 공실율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이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파이브는 23개지점 평균 공실률이 3%에 그친다. 김 대표는 “시행사업은 건물을 지었을 때 공실에 대한 부담이 큰데 패스트파이브는 이 문제를 해소해 준다”며 “이에 특정 자산운용사가 시행하는 물건에 후순위 출자를 했고, 완공된 이후엔 업무시설 운영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IPO 밸류 욕심 부리지 않겠다…위워크와 구분

IPO 기업가치(밸류)에 대해선 큰 욕심이 없다. 과도한 밸류를 추구했다가 시장을 실망시키기 보단 중장기적으로 회사 가치를 높여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패스트파이브는 글로벌 공유오피스 기업인 위워크가 한 때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으로 부상하면서 덩달아 몸값이 뛰었었다. 최대 1조원이 거론됐다.

김 대표는 “증권사분들이 높은 밸류를 제안해 주긴 했지만 그 정도까지 희망하진 않는다”며 “재무적투자자(FI) 분들이 있고, 이분들에게 수익을 안겨줘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노력은 하겠지만 무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영자 입장에선 중장기 밸류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부각된 위워크 경영악화는 창업주인 애덤 뉴먼 리스크에 기인한 것으로 공유오피스 시장 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CEO리스크로 위워크 자체가 과도하게 매도되는 것 같다”며 “시장 자체는 굉장히 좋게 보고 있고, 위워크도 미국과 유렵에선 여전히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하던 데로 꾸준히 하면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