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파이브, 사업성 우월…회계 이슈 극복할까 [IPO 기업분석]②작년 매출 2배 껑충…공실률 3%, 성장의 '질' 다르다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08 07:36:13
이 기사는 2020년 04월 06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유오피스 기업 패스트파이브는 재무가 악화된 감사보고서를 기반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게 됐다. 국제회계기준(IFRS) 적용으로 2018년 50%였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1600%로 급격히 상승한 탓이다.다만 이 같은 부채비율 상승은 회계적 이슈로 패스트파이브의 우월한 사업성은 변하지 않았다. 매년 매출이 두 배로 증가하는 폭풍성장이 이어지고 있고, 성장의 질 역시 경쟁사와 다르다는 평가다. 매년 지점을 빠른 속도로 확장해왔는데도 평균 공실률이 3%에 그친다.
이에 업계에서는 커지는 공유오피스 시장을 패스트파이브가 장악할 수만 있다면 재무적 악재는 상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평균 매출 157% 증가…공실률, 경쟁사 대비 낮아
공유오피스는 건물을 빌려 작은 사무실로 나눈 뒤 월 사용료를 받고 사무공간을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오피스 수요는 단연 수도권에 밀집돼 있다. 수도권 주요 요충지에 건물이 빼곡히 들어서면서 공실률이 많아 진 것이 공유오피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건물주 스스로 관리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이른바 '콘텐츠'를 갖춘 패스트파이브와 같은 업체들이 필요하게 됐다.
패스트파이브는 파격적 시스템을 도입했다. 입주자들이 보증금 없이 월 임대료만으로 입주할 수 있게 했다. 관리비와 인테리어비도 받지 않았다. 특히 회사 사정에 따라 사무실을 유동적으로 이동시킬 수 있도록 했다. 비용은 줄고 절차는 간소화됐다.
반응은 폭발적일 수밖에 없었다. 설립 첫해인 2015년 3개 지점을 시작으로 2016년 6개, 2017년 11개, 2018년 16개, 2019년 19개 현재는 23개 지점으로 확대됐다. 특히 초기 지점은 300평대였지만 2018년부턴 1000평이 넘는 대형지점 위주로 확장했다.
매출도 고공성장했다. 2015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157%에 이른다. 2016년 25억원, 2017년 74억원, 2018년 210억원, 2019년 425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빠른 지점 확대에도 공실률은 23개지점 평균 3% 미만으로 관리해왔다. 경쟁사들은 국내업체들의 경우 공실률이 5~10%, 해외 업체는 20~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파이브가 질을 갖춘 성장을 해왔다는 의미다.
◇초창기 재무 열위 불가피…시장 선점 여부가 중요
공유오피스 기업들은 사업구조상 초창기엔 이익을 내기 어렵다. 건물을 임대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사업확장의 첫 단계인데 여기서 감가상각이라는 회계적 비용이 발생한다. 개점을 하고 건물주에게 지불하는 임차료를 넘어서는 이익이 발생해도 이를 감가상각비가 상쇄해 회계적으론 적자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려면 감가상각이 어느 정도 마무리 돼야 한다.
패스트파이브도 감가상각비 탓에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비용이 474억원으로 매출(425억원)보다 더 크다. 이에 영업손실 49억원을 내게 됐다. 감가상각비가 286억원으로 영업비용의 60%를 차지하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이 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 지난해부터 리스회계기준까지 도입됐다. 임대한 건물자산을 모두 부채로 잡게 됐다. 작년엔 전환상환우선주(RCPS) 탓에 대규모 당기순손실도 발생했다. 부채비율이 1600%에 이르게 된 배경이다.
다행히 IPO 투자자들도 이 같은 공유오피스 기업의 회계적 특징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유오피스 시장이 아직 초창기이고 확장 국면에 있는데다 리스회계기준 도입으로 재무상태가 좋지 않을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때문에 IPO 과정에서 '시장 선점 능력'을 핵심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공유오피스 수요는 코로나19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봤다. 자금사정이 어려워진 중소중견기업들이 리스회계기준으로 인한 부채비율 상승을 피하기 위해 일반 오피스를 빌리기보다 공유오피스를 이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1년 이하 임차계약에 대해선 리스 회계처리를 하지 않아도 되는데 일반 오피스는 단기 임차가 어려운 반면 공유오피스는 가능하다.
이 같은 수요를 잡고 업계 선두권 지위를 굳히면 수익성과 재무 개선은 시간문제가 된다. 패스트파이브의 경우 작년 영업손실이 전년(53억원)보다 4억원 가량 줄면서 이미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패스트파이브가 수요예측을 한다면 입주자들이 한국 위워크와 스파크플러스 등 경쟁사가 아닌 패스트파이브를 선택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는지부터 점검할 것 같다”며 “당장의 열악한 재무나 수익성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