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옥석가리기]제놀루션, 코로나19 계기로 기업가치 제고코스닥 상장예심청구 이전상장 '첫발'…공모자금 수혈로 재무안정성 높인다
강인효 기자공개 2020-04-20 08:08:38
[편집자주]
제2의 바이오 투자 붐이 일고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 마지막 성장 동력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수의 바이오 업체들은 국내 IPO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활용해 한 단계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더벨이 '옥석'을 가려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 제놀루션이 코스닥 이전 상장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코넥스 상장사인 제놀루션은 지난 14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오는 7월 중으로 코스닥에 상장한다는 목표다.제놀루션은 지난 2015년 8월 코넥스 시장에 상장며 자본시장에 데뷔한 이후 5년여 만에 코스닥 입성을 노린다. 특히 올해 들어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제놀루션은 두각을 나타냈다.
회사 안팎에선 독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인 '핵산(RNA)' 추출 전문 기술에 대해 높은 평가를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자본시장은 변동성이 커졌지만 제놀루션의 기업공개(IPO)엔 긍정적인 영향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핵산추출기기 글로벌 경쟁력 갖춰…코로나19 사태 계기로 글로벌 공룡 '로슈'에 도전
김기옥(65·사진) 대표가 2006년 2월 창업한 제놀루션은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에서 출발했다. 이후 핵산 추출 기기 및 시약 제조를 전문으로 하는 체외진단 의료기기업체로 성장했다. 코넥스 상장 당시 10억원대 불과하던 매출은 지난해 40억원에 육박했고, 상장 때부터 5년 연속 흑자 경영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제놀루션의 사업 부문은 크게 △유전자 기반으로 하는 분자진단기기 사업 △RNAi(RNA interference·RNA 간섭) 연구 관련 제품 생산 및 서비스 사업 등 2가지로 나뉜다. 분자진단기기 사업은 소변, Swab 시료, 객담(가래), 혈액, 혈장, 혈청 등 인체로부터 유래된 시료로부터 '핵산(RNA 및 DNA)'을 추출할 수 있는 핵산 추출 시약이 대표적이다. 또 이 시료로부터 RNA와 DNA를 자동으로 추출할 수 있는 자동화 핵산 추출 기기도 주요 제품이다.
RNAi 연구 관련 제품 생산 및 서비스 사업에는 △다양한 생물체에 RNA를 넣어 유전자 발현 억제를 위해 사용되는 long dsRNA(Double Strand RNA) 방제 관련 합성 제품 △다양한 RNAi 연구에 사용되는 shRNA(Short hairpin RNA) △siRNA(Small Interfering RNA) 합성 서비스 등이 포함돼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목을 받은 제놀루션의 기술은 바이러스의 RNA 추출 전문 기술이다. 코로나19 확진은 크게 '검체 채취→바이러스 RNA 추출→검체 진단'의 3단계 과정을 거치는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바이러스 RNA 추출을 위해 제놀루션의 핵산추출기를 이용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제놀루션의 기업가치도 껑충 뛰었다. 지난 2월초 270억원에 불과하던 제놀루션의 시가총액은 16일 486억원으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초에는 코넥스 거래대금 1위 종목에 오르기도 했다.
제놀루션의 코로나19 바이러스의 RNA 추출을 위한 자동 핵산 추출 기기는 'NX-48(Nextractor-48)'이다. 10분 내 48개의 샘플(검체)을 처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핵산 추출 기기는 스위스 제약사 로슈(Roche)의 '마그나퓨어(Magna Pure)'인데, 이 제품은 한 시간(60분)에 96개의 샘플을 처리할 수 있다.
제놀루션의 NX-48은 속도뿐만 아니라 가격 측면에서도 마그나퓨어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 마그나퓨어는 테스트당 6~8달러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NX-48의 경우 이보다 절반 수준인 절반 수준인 3달러다. NX-48은 장비 가격 역시 마그나퓨어의 7분의 1 수준인 2만달러 정도다. ◇코스닥 상장 통해 자금 조달 본격화
제놀루션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자본시장에서의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주식의 유동성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초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정관 일부를 변경해 발행주식총수 및 메자닌(Mezzanine) 발행 한도를 확대했다.
발행주식총수는 기존 1000만주에서 5000만주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교환사채(EB) 등 메자닌은 각각 액면 총액을 2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확대했다.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유통 주식수를 확대할 수 있게 했을 뿐만 자금 조달 한도도 늘렸다.
제놀루션의 코스닥 이전 상장은 회사의 재무구조에도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전망된다. 2017년 900%에 육박하던 유동비율은 지난해 66%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7.6%에서 409%로 급증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연구개발(R&D) 비용으로 매출액 대비 10% 안팎에 해당하는 금액을 집행한 탓이다.
제놀루션은 오는 7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주관인은 신영증권이다. 제놀루션은 주관 증권사가 성장성이 있다고 추천하는 기업에 대해 전문평가기관의 등급 평정을 면제해주는 제도인 '성장성 특례 상장' 방식으로 IPO 트랙을 밟고 있다.
기술성 특례 상장과는 달리 성장성 특례 상장 제도는 주관사의 책임을 강화하는 대신 전문평가기관의 기술성 평가 절차를 생략하고 있다. 하지만 제놀루션과 주관사인 신영증권은 상장 심사에서 생길 변수를 차단하기 위해 전문평가기관 1곳으로부터 기술성 평가를 받았다. 기술성 평가 결과 우수한 등급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 측은 "핵산 추출 기기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질수록 향후 핵산 추출 시약의 매출액도 비례해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올해 1월 이후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대유행을 하면서 핵산 추출 기기 신제품 'NX-48S' 및 그 시약에 대한 대량 주문이 들어오고 있어 향후 큰 폭의 매출 상승을 통한 이익 증가 및 수익성 향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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