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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투심, 대표적 경기방어주 '식품업'이 녹이나 [코로나19 파장]오리온, 역대급 청약 700억 모집에 3500억…롯데푸드·롯데칠성음료도 성공적

이경주 기자공개 2020-04-17 13:13:1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7: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파장으로 얼어붙은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경기방어주인 식품기업 위주로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을 웃도는 수요를 확보한데 이어, 오리온은 AA급 가운데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금리가 인상적이다. 개별민평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형성돼 금리 불이익이 크지 않았다. 업계에선 오리온의 성공이 향후 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쟁률 5대1 기록…롯데푸드·칠성음료 성과 넘어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16일 700억원 공모채 모집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만기가 3년인 단일물로 편성했으며, 희망금리밴드는 개별민평대비 -0.3%(-30bp)~+0.3%(+30bp)를 가산한 이자율로 제시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은 AA0(안정적)이다. 대표주관사는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500억원 수요가 몰려 경쟁률이 5대1에 이르렀다. 코로나19 여파가 정점에 이른 4월 중에 진행된 AA급 수요예측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앞서 4월 6일 첫 수요예측에 나선 롯데푸드(AA0)는 3년물 같은 금액(700억원) 모집에 1400억원이 청약돼 경쟁률이 2대 1이었다.

롯데칠성음료(AA0)는 같은 달 13일 2년물(500억원) 경쟁률 2.8배, 3년물(1000억원) 1.8배였다. 한화솔루션(AA-)은 13일 3년물 2100억원 모집에 600억원만 청약돼 미달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체 최고 경쟁률은 A0급인 현대오트론이다. 13일 수요예측에서 5년물 200억원 모집에 1030억원 수요가 몰려 경쟁률 5.2배를 기록했다. 다만 현대오트론은 모집규모가 적었던 데다 A급이라 AA급 대비 절대금리 측면에서 매력이 있다는 점이 달랐다. 때문에 업계에선 4월 들어 진행된 딜 중에 오리온이 가장 성공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특히 오리온은 절대금리 매력도가 크지 않음에도 이번 수요예측에서 금리 불이익을 거의 보지 않았다. 9일 기준 개별민평이 1.649%로, 같은 날 AA0 등급민평(1.671%)보다도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는 개별민평 대비 7bp 높은 수준으로 형성됐다.

성과가 고무적인 또 다른 이유는 정부지원책 일환인 산업은행 회사채 지원프로그램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은 A급 이상 차환용 회사채 발행에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미매각 가능성을 줄여 투심을 북돋는 역할을 한다. 오리온은 산업은행 지원을 신청하지 않았다. 발행사와 주관사(KB증권) 역량만으로 거둔 결과다.

수요예측에는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을 비롯해 우정사업본부 등 대형기관이 참여할 정도로 오리온에 높은 신뢰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안정화펀드도 약 300억원 가량을 베팅해 흥행에 일조했다.

◇경기방어주에 몰리는 투심…실적에 대한 믿음

업계에선 경기방어주인 식품기업 위주로 투심이 서서히 풀리고 있는 것으로 진단했다. 코로나19 파장에도 소비자들이 먹는 것은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푸드와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오리온이 최대 성과를 거둔 배경이다.

특히 갈수록 금리조건도 좋아졌다. 롯데푸드의 경우 3년물 금리가 개별민평대비 30bp 높게 책정됐다. 수요는 모았지만 금리 불이익은 감수해야 했다. 롯데칠성음료도 2년물은 34bp, 3년물은 36bp 높게 정해졌다. 반면 오리온은 7bp 상승에 그쳤다.

오리온은 작년에 호실적을 기록한 것에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 투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음에도 오히려 중국에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비대면 생활이 강요되면서 외식보다 가정 내 식품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2조232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5%, 영업이익은 16.1% 늘어난 수치다. 지난 14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서 올 1분기도 건재하다는 것을 알렸다. 올 3월 국내 매출은 646억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9.5%, 영업이익은 103억원으로 58.5% 늘었다. 특히 중국 매출은 같은 기간 703억원에서 1176억원으로 67.3%, 영업이익은 108억원에서 368억원으로 240.7% 증가했다.

업계에선 오리온의 성공이 향후 딜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등이 베팅했다는 점에서 회사채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애초 기대했던 경쟁률은 2~3대 1수준이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더 좋아 관계자들 모두 놀랐다”며 “코로나19 파장이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에 경기방어적 성격의 식음료 업체가 인기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리온의 성과가 다른 딜들에 대한 투심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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