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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이커머스 생존기]위메프, 멈추지 않는 '300km' 속도경영③3700억 투자금 유치 기반 공격 경영 재개…거래액·협력사 증가 결실

김선호 기자공개 2020-04-22 08:24:12

[편집자주]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2019년 경영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경쟁이 심화된 시장에서 각 업체는 '아마존 성장 모델'을 따르는 쿠팡의 뒤를 쫒는 데서 벗어나 각자의 생존전략을 모색했다. 현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도기를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이커머스 업체들의 전략과 실적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7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감내할 수 있는 수준에서 투자를 이어 나간다”

위메프의 경영전략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한 외형성장이다. 무조건적인 출혈경쟁은 지양하되 보유한 자산 범위 내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한다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지니고 있다. 굳이 말하자면 '물 들어올 때만 노를 젓는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대부분의 이커머스 업체는 영업적자 속에서도 외형성장에 주력해 왔다. 물류·배송시스템 확충과 공격적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위메프의 실적은 이와 반대 추세를 보인다. 쿠팡은 2018년까지 영업적자가 커지다 지난해 감소했으나 위메프는 오히려 2018년까지 출혈이 줄어들다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이에 위메프 측은 지난해 하반기에만 3700억원 투자 유치로 자금적인 여유가 생겨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나간 결과라고 설명했다. 감사보고서의 매출은 소폭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거래액 기준으로 보자면 6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률을 달성하는 성과도 일궈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빠른 ‘오픈 마켓’ 전환…거래액 18.5% 증가

위메프가 지난해 6조원을 넘어서는 거래액을 달성할 수 있었던 주요한 배경은 바로 ‘오픈마켓’ 전환이다. 2015년까지 위메프는 제품 직매입 비중이 높은 ‘소셜커머스’ 구조를 지니고 있었다. 일종의 할인마트와 같은 수익구조인 셈이다. 그러다 다음 해부터 위메프는 직매입 비중을 줄이며 점차 ‘오픈마켓(통신판매중개업)’ 형태를 띄어갔다.

실제 위메프의 매출 중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위메프의 매출원가율은 2015년 89.8%, 2016년 52.9%, 2017년 48.7%, 2018년 27.8%, 지난해 25.1%로 낮아졌다. 그만큼 오픈마켓 전환 속도를 냄에 따라 상품 중개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는 뜻이다.


직매입 비중이 축소됨에 따라 재고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지난해 위메프의 재고자산은 126억원으로 2015년 213억원에 달했던 것과 비하면 40%가 감소했다. 사실상 오픈마켓 형태로 전환되어감에 따라 제품 적재 등 물류창고를 증가시킬 필요가 없었던 만큼 경쟁사와 달리 영업적자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해는 프로모션 등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영업적자가 증가했다. 경쟁사보다 빠르게 오픈마켓 전환에 성공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던 와중에 3700억원의 투자 유치까지 해낸 상태였다. 자금 여력이 생긴 만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점유율을 확대에 더욱 힘을 가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위메프 관계자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인력을 충원하는 동시에 다양한 영업·마케팅을 진행해 적자가 커진 것”이라며 “대신해 자체 역량 강화로 거래액이 증가하고 협력사가 32% 늘어나는 성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베일에 싸인 ‘자회사’…흑자전환 전진기지?

지난해 말 기준 위메프의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합산)은 477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7.2%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273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와 넥슨에서 37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덕분이다. 이를 통해 완전자본잠식도 해소할 수 있었다.

지난해 영업적자 증가로 인해 재원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위메프는 남은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추가 외형성장을 이루는 데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그 중 하나가 작년에 설립된 8개 자회사다. 신규로 설립된 자회사의 업종은 가구 제조업, 위성 및 기타 방송업, 도시락 및 식사용 조리식품 제조업, 화장품 및 화장용품 도매업, 통신 판매업까지 다양하다.


위메프 측에서는 자회사의 구체적인 사업 전략과 계획은 아직 정해진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자본 규모도 그리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철저한 보안 속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위메프는 잇따른 투자로 인해 적자경영을 이어왔다. 오픈마켓 전환으로 영업적자폭을 줄여 왔으나 지난해 다시 공격경영에 나서며 출혈이 더 커졌다. 사실상 당장에 이커머스 본업만으로는 흑자전환을 이루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회사에서 진행하는 신 사업으로 수익을 거두겠다는 전략을 내세운 셈이다.

8개의 자회사를 세운 것도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여러 신 사업을 시도해보고 그 중 하나라도 흥행할 시 충분히 위메프의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기대다.

위메프는 '임팩트가 큰 일을 300km로 완결한다'는 사내슬로건을 걸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위메프는 급속히 변화하는 이커머스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력적으로 조직을 개편하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한 대표적인 성과가 '핫딜'이다. 특정 시간대에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온라인 마케팅 기법인 '핫딜'은 위메프의 2018년 거래액을 처음으로 5조 이상으로 끌어올린 바탕이 됐다. 뒤를 이어 경쟁사도 이러한 마케팅을 벤치마킹하기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위메프가 '핫딜'과 같은 성과를 기대하며 다양한 업종의 자회사를 설립했다"며 "'핫딜' 성공으로 거래액을 증가시킨 것과 같이 신 사업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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