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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 마스턴, 리츠부터 펀드까지 '점령' [부동산 운용사 열전]'코람코신탁 창림멤버' 김대형 대표 2009년 설립…전문사모 등록후 급성장

이효범 기자공개 2020-04-28 13:07:23

[편집자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잠했던 부동산펀드 시장은 2016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저금리 기조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자 국내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큰폭으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이르면 올해 부동산펀드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더벨은 그동안 시장을 일궈온 부동산 운용사들과 그 속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키맨(Key man)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부동산 전문 운용사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별'이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부동산펀드 시장 진출한 지 2년만에 외형을 급속도로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정통 리츠 자산관리회사로 명성을 쌓아온 가운데 부동산펀드를 통해 사업을 더욱 확대하는 추세다. 성장궤도에 오른 만큼 운용사 내 인력, 조직 등도 역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마스턴의 성장세가 무서운 건 그간 쌓아온 리츠 자산관리회사로서의 실력을 아직 발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이 지난해부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마스턴이 오랜기간 쌓아온 역량은 앞으로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츠 전문가' 김대형 대표, "뛰어 노는 기업문화"…누적 AUM 15.2조

마스턴투자운용의 창립은 코람코자산신탁 부사장 자리를 박차고 나온 김대형 대표(사진)의 새로운 도전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시 창립에 대해 "그간의 업무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업의 특성을 살린 즐거운 일터문화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의지"였다고 강조했다. 10년이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마스턴투자운용은 '신나게 뛰어 노는 운동장 같은 기업 문화'를 지향한다. 마스턴 구성원들은 이같은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고자 하는 데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있으며, 회사 성장에 필수적인 요소로 믿고 있다.

김 대표는 2010년 9월 이같은 취지에 공감한 주주 혹은 임직원들과 함께 리츠 자산관리회사였던 마스턴에셋매니지먼트 인수, 그해 11월 마스턴투자운용으로 사명을 바꿔 새출발했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 100%를 모두 사들여, 주주구성을 완전히 바꿨다. 당시 코람코자산신탁 출신인 오기식 전 이사를 비롯해 이상도 현 투자운용1본부장 전무 등이 주요 임원으로 참여했다. 이 전무는 마스턴투자운용의 주주이기도 하다. 이어 홍성혁 투자운용 2본부장 전무, 박경배 투자운용 2본부 투자1팀장 상무 등이 순차적으로 합류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이 처음 설정한 리츠는 '행복마스턴제일호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이다. 이 리츠의 수탁자산은 269억원 가량이었다. 충남 천안시에 위치한 물류창고에 투자하는 리츠를 운용했다. 이어 2012년에는 '마스턴제삼호메가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와 '마스턴제이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 등을 설립했다. 매년 리츠를 새로 설정해 수탁자산을 2013년에는 5437억원, 2014년에는 8195억원으로 키워나갔다. 부동산펀드 운용에 뛰어들기 전이었던 2016년말 수탁자산은 8664억원에 달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특히 2017년 9월 전문사모집합투자업 등록 이후 더욱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0년 현재 누적 운용자산은(AUM)은 15조2000억원(대출 포함)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8조4000억원(55%) 가량이 부동산펀드(REF)로 구성돼 있다. 리츠 규모는 1조6000억원(11%)이다.

부동산펀드 운용에 뛰어든 지 채 3년도 되지 않아 누적 운용자산은 8조원을 넘어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부동산펀드 설정액(대출 미포함)은 2조6755억원으로 국내 전체 자산운용사 중 11번째로 큰 규모다. 다만 리츠 등을 포함하면 운용자산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비이클을 활용해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투자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운용 규모가 5조2000억원(34%)에 달한다. 통상 코어 오피스빌딩 투자 비중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다른 운용사와는 차별화된 경쟁력인 셈이다.

*마스턴투자운용 누적 AUM 추이

◇'코람코 뿌리' 이지스-마스턴 주주 '동거'…전략적 협업 약화, 신뢰관계는 지속

마스턴투자운용을 이끌어 온 김 대표는 이지스자산운용 경영진인 고 김대영 전 의장, 조갑주 대표 등과 함께 2001년 10월 코람코자산신탁을 창립한 멤버 중 한명이다. 이들은 코람코 리츠부문의 성장에 많은 기여를 한 동시에 국내 리츠시장 개척을 위해 고락을 함께 했다. 특히 김 대표는 현재 리츠협회장을 맡을 정도로 우리나라 리츠 산업의 발전에 공로를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다. 또 국내 리츠 산업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 온 산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람코자산신탁에서 퇴사한 이후 이지스자산운용을 설립한 고 김 전 의장 등과 달리 김 대표는 또 다른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마스턴투자운용을 설립하면서 다른 길을 걸었다. 그러나 부동산 투자라는 큰틀에서 양사는 공생관계를 형성했다. 당시만 해도 리츠와 펀드 운용사는 각각의 라이선스를 소유 겸업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이지스와 마스턴은 경쟁보다는 각각 펀드와 리츠의 강점을 살려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를 지향했다.

이처럼 가치를 공유한 덕분에 이지스자산운용의 주요주주 중 일부는 마스턴투자운용에도 출자했다. 작년말 기준 마스턴투자운용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37.37%를 보유한 김 대표다. 이어 2대주주가 조갑주 이지스자산운용 대표다. 또 이지스자산운용의 최대주주인 손화자 씨, 주요주주인 케이지파트너스도 각각 지분을 4.76%, 8.65%씩 보유하고 있다.

수년전 리츠와 펀드 겸업을 가로막고 있던 벽이 허물어지면서 양사간의 협업 유인은 약화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형성된 존경과 상호 신뢰 관계는 지속되고 있다는 게 마스턴투자운용 측 설명이다. 작년말 기준 마스턴투자운용은 이지스자산운용 부동산펀드 3개에 총 1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수익자이기도 하다. 반대로 이지스자산운용은 마스턴투자운용 펀드 3종에 총 40억원 가량 투자한 상태다.

더욱이 인력 이동이 잦은 부동산 투자업계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이지스와 마스턴 사이에 인력 이동은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지스자산운용이나 마스턴자산운용에 있던 인력이 상대편 회사로 이동하지 않는 건 불문율이나 마찬가지"라며 "두 운용사가 최근 업계 선수들을 대거 흡수하고 있지만, 양사간의 인력 이동은 드문 것도 두 회사의 전략적인 협업관계 등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문대표제로 진화…펀딩앤파이낸스 조직 신설, 블라인드펀드도 강화

마스턴투자운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주주구성 뿐만 아니라 조직운영 및 관리 측면에서도 닮은 점이 많다. 점차 부문대표 체제로 진화한다는 점도 마스턴투자운용의 성장 포인트 중 하나다.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지난 2018년부터 부문 대표제를 도입 각 사업부문별 대표가 해당부문의 투자결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의사결정 권한이 1인 대표 혹은 오너에 집중될 경우, 효율성과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기 위한 조치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임직원 수도 작년말 100명을 넘어섰다. 운용사가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했던 2011년 임직원 수는 10명이었다. 이후 6년이 지난 2017년말 48명으로 완만하게 증가했다. 그러다 작년말까지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빠른 속도로 커진 회사 규모에 따라 지난해 사옥을 이전하기도 했다.

이처럼 급격한 성장은 효율성을 담보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 또 하나의 고민거리이기도 하다. 이를 담보하기 위해 조직 구조를 부문제로 권력을 분산시키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의 조직은 대표이사 산하 개발, 국내, 대체, 해외 등 총 4개 부문, 10본부, 5실 체제다. 각 부문 산하에 2~3개 본부를 두고 점차 부문 대표제로 진화하고 있다.

*마스턴투자운용 조직도

이미 해외투자는 김종민 해외부문 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김 대표는 CBRE코리아, 시몬느자산운용 등을 거친 해외 부동산 투자 전문가다. 2017년 마스턴투자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해외투자를 키운 장본인이다. 이 외에 3개 부문에서는 아직까지 별도의 대표를 두지 않고 있다. 대신 각 부문 산하 본부장들이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펀딩앤파이낸스실을 신설하고 올들어 이를 본부로 승격했다. 이 조직은 블라인드펀드를 맡고 있다. 증권사 등 대형 금융기관과의 치열한 딜 소싱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블라인드펀드의 역할이 부각됐다. 해당 조직 임직원의 노력과 각 본부들이 딜 파이프라인 제공한 덕분에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공제회, 은행 등이 참여하는 기회추구형 블라인드펀드 2호, 3호 등을 통해 총 4000억원 약정을 완료했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펀딩앤파이낸스실은 블라인드펀드 투자 가이드라인에 맞는 부동산에 투자해 빠른 속도로 약정금액을 소진, 포트폴리오 매니저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며 "올해에 본부로 승격돼 상장리츠공모와 글로벌펀딩 등으로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 또 대출, 주거, 물류, 임대주택 등 유형별 부동산에 특화된 블라인드펀드도 다양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해외투자 리츠 상장 추진…"투자자 신뢰하는 리츠 만들 것"

마스턴투자운용이 올해 추진하는 주요 과제 중 하나는 해외 부동산을 편입하는 공모 리츠를 만드는 일이다. 올들어 리츠시장이 한층 더 활성화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르면 오는 8월 프랑스 파리의 오피스 빌딩인 크리스털파크를 편입하는 리츠를 국내 증시에 상장시킬 계획이다.

부동산 펀드와 달리 리츠는 만기 없이 영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또 부동산펀드와 달리 상장 주식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에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투자자들은 국내 기업투자와 비교해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리츠에 관심이 높은 편이다. 운용사들도 통상 5년 만기 후 청산해야 하는 부동산펀드와 달리 영속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마스턴투자운용 관계자는 "해외 부동산을 편입해 오랜기간 영속할 수 있는 공모리츠를 만들 계획"이라며 "삼성전자 주식처럼 마스턴 리츠도 믿을만한 주식이라는 확신을 투자자에게 주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영속하는 리츠는 편입된 자산의 매각 타이밍을 조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프로젝트성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만기 5년으로 전략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상장 리츠에 편입된 자산일 경우 이런 전략 노출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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