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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캐스팅보트 역할 줄어든 델타항공, 향후 움직임은KCGI 장내매집으로 매매 논의 중단… 처분 시점에 관심

최익환 기자공개 2020-04-22 14:12:59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사모투자펀드(PEF) KCGI가 델타항공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1개월이 지나도록 거래 움직임이 없다. 당초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은 경영권 분쟁의 중요한 퍼즐이 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3자연합의 장내매집이 늘어나며 전략적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구제금융을 받은 델타항공의 매도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점에서 처분 시점에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를 포함한 3자연합은 장내에서 한진칼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일 예정이다. 지난 1일 KCGI의 투자법인 그레이스홀딩스가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3자연합의 지분은 42.75%까지 늘어났다. 3자연합은 이후에도 주가흐름을 지켜본 뒤 지분 매집에 나설 계획으로 전해졌다.

실제 조원태 회장 측 우호지분이 총 41%대 초중반으로 계산되는 데에 비해, 3자연합의 지분율은 근소하게나마 이를 넘어선 상황이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KCGI가 장내매집 만으로도 조원태 회장 측의 지분율을 넘어설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주가 흐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있다”며 “한진 지분을 처분하고 새로 자금을 모으는 등 꾸준히 지분매입을 위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KCGI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으로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은 델타항공 측의 지분을 매입해 임시주주총회에 대비하려했다. 14일 미국 정부가 내놓은 방안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총 54억달러를 구제금융 형태로 지원받고, 이중 16억달러를 10년 만기 저리융자로 받게 된다. 고용유지를 위한 성격이 강하지만 동시에 델타항공을 포함한 항공사들의 자구노력도 선행될 전망이다.

이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도 급히 매각대상에 올릴 것으로 관측됐으나 KCGI의 지분 매입 제안에 델타항공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양측의 논의는 현재 별다른 진행사항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KCGI 역시 델타항공과의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거래 성사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자 장내매집으로 다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델타항공이 보유한 지분의 전략적 가치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원태 회장 입장에서야 여전히 중요한 우호지분이지만 지분의 잠재적 매수자인 KCGI 등 3자연합 입장에선 이미 조원태 회장의 지분율을 추월한 만큼 중요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임직원 휴직에 들어간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를 시도할 정도로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위기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한진칼의 주가가 향후에도 현 수준을 유지할지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미 유통주식수가 크게 줄어들어 주가가 널뛰기를 하는 만큼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회수(엑시트)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KCGI 입장에서야 델타항공 지분까지 얻으면 완전한 승기를 잡을 수 있지만 거래시도에 진척이 없자 전략을 바꾼 것”이라며 “향후 델타항공이 KCGI나 시장에 지분을 내놓더라도 대한항공의 기업가치가 줄어들면 제안 당시와 같은 조건을 보장받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델타항공이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구제금융의 효과가 얼마만큼 나타나느냐에 따라 한진칼을 포함한 해외 항공사 지분의 처분 시기 역시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여전히 내놓고 있다. 이번 구제금융이 일자리 보호를 위한 측면이 강한만큼 델타항공이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서야 한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진칼에 대한 유상증자가 이뤄질 경우에도 델타항공 지분의 전략적 가치는 늘어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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