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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 포트폴리오 엿보기]스타비젼 점찍은 VIG, 밸류업 속도 눈길①추가 볼트온으로 공급망 안정성 확보

한희연 기자공개 2020-04-23 10:38:1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1: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년전 VIG파트너스(VIG)의 스타비젼 투자는 업계에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콘택트렌즈 전문 프랜차이즈는 국내 PE 투자 이력을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콘택트렌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처음으로 발굴한 VIG는 지난 2년간 특유의 노하우를 발휘, 스타비젼의 밸류업 파트너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스타비젼의 지난 2019년 기준 매출액은 1079억원으로 2018년 806억원에 비해 30% 이상 훌쩍 뛰었다.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67억원에서 188억원으로 12.8%,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86억원에서 239억원으로 28.5% 각각 성장했다. VIG의 투자 시점이 2018년 7월임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여기엔 칼라 콘택트렌즈 업계 내 수직 계열화와 해외 진출 등 전략적 지향점을 달성하기 위해 다수의 추가 투자를 단행한 VIG의 빠른 실행력이 밑바탕에 있었다.

사실 VIG의 스타비젼 투자는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3년간의 스터디가 낳은 결과물이었다. 투자는 'K-뷰티'라는 키워드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됐다. 2015년 즈음 국내 PEF 업계에서는 화장품 업체를 중심으로 한 K-뷰티 투자가 한창 유행이었다. VIG 또한 K-뷰티 열풍을 눈여겨 보며 해당 키워드를 살릴 수 있는 색다른 아이템을 발굴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러한 고심 끝에 도달한 아이템이 바로 콘택트렌즈다. VIG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시력 교정용 뿐 아니라 뷰티 목적의 콘택트렌즈 수요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요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상당해 시장 확장 가능성도 컸다. 중소·중견기업 바이아웃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VIG는 투자 전 시장분석이 상당히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콘택트렌즈에 접점이 있는 국내 관련 업체들을 모조리 접촉하며 스터디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태핑을 시작했다. 콘택트렌즈는 시력 보정 뿐 아니라 뷰티 목적이라도 눈에 직접 닿는 제품이기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는 한국 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각 국가별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비로서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그만큼 진입장벽이 상당히 까다로운 편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은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몇개 전문업체들이 대다수 점유율을 나눠갖고 있었다. 자체 기술로 콘택트렌즈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 수는 전세계적으로도 매우 적으며, 아시아의 경우 한국과 대만 등에만 기술력을 가진 업체가 있는 상황이었다. VIG는 국내 주요 콘택트렌즈 제조업체를 거의 모두 태핑했다. 이중 투자 성사 직전까지 간 경우도 몇몇 있었다.


3년여간 쉽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던 VIG에게 스터디 과정에서 알게 된 한 유통업체가 눈에 띄었다. 콘택트렌즈의 경우 유통업체도 제조업체만큼이나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콘택트렌즈는 안경과 마찬가지로 '전문 안경사'가 상주하는 오프라인 판매처(안경점 등)에서 취급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온라인 판매도 허용되지 않을 만큼 규제가 빡빡하다.

스타비젼은 안경사 출신의 박상진 대표가 2007년부터 운영하던 개인 사업체를 2012년 법인 전환한 회사다. 박 대표는 콘택트렌즈의 브랜드화에 주목해 국내 렌즈 전문 프랜차이즈 시장을 사실상 개척한 인물이다.

스타비젼은 2010년 전문 프랜차이즈인 오렌즈(O-LENS) 1호점을 열며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했다. 2014년에는 패션 선글라스 브랜드인 카린(CARIN)도 런칭했다. 2018년 오렌즈는 전국 280여개, 카린은 390여개(백화점, 면세점, 자체 매장 포함) 매장을 통해 판매될 정도로 사세가 커졌다. 2017년 기준 매출액은 581억원, 영업이익은 182억원이었다.

VIG는 제조업체에서 유통업체로 눈을 돌려 스타비젼과 협상을 시작했고, 2018년 6월 1375억원의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렌즈 프랜차이즈로서 어느정도 성공을 거둔 스타비젼은 제품 고도화와 해외진출을 도와줄 파트너가 필요했다. VIG는 기업 바이아웃 투자와 밸류업 경험 등을 제공하며 스타비젼의 성장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었다. 스타비젼은 VIG에게 K-뷰티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회였다.

콘택트렌즈 시장에 포커싱을 둔 VIG는 제조업체에만 집착하지 않고, 유통업체에 투자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판단했다. 어느 쪽으로 투자를 시작하든 큰 그림은 콘택트렌즈의 전반적인 밸류체인 완성이었기 때문이다. 스타비젼 투자를 기반으로 VIG는 '제조-판매-해외진출'의 밸류체인을 완성해 나가기 시작한다.

볼트온(Bolt-on)의 시작은 역시 제조업체였다. 2018년7월 스타비젼 딜 클로징 직후인 10월 제조업체인 지오메디칼 지분 61%를 빠르게 취득한다. 지오메디칼은 기존 오렌즈의 칼라 콘택트렌즈 OEM 업체다.

기존 납품업체인 지오메디칼과 공고한 지분관계를 구축하자, 오렌즈의 PB제품 생산 주문은 자연스레 지오메디칼에 집중됐다. 오렌즈 원데이 PB제품 수요가 늘어나면서 지오메디칼의 매출도 증가하는 상생구조가 만들어졌다. 2019년 6월 스타비전을 통해 잔여지분 39%도 취득하며 지오메디칼은 완전 자회사로 편입되게 된다. 지오메디칼의 매출액은 2017년 178억원에서 2018년 198억원, 2019년엔 257억원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VIG는 지오메디칼 투자시 신주 비중을 높이며 판매량 확대를 위한 투자기반을 마련했다. 국내 콘택트렌즈 제조업체 중 몇 안되는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기 위함이다. VIG 투자 후 지오메디칼은 제2공장 증축을 시작했고 이는 지난 3월 완공됐다. 증축 이후 지오메디칼의 월간 생산능력은 기존대비 최대 4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제조업체 투자는 지오메디칼에서 그치지 않았다. 안정적인 제품 공급을 위해서는 공급망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VIG는 2019년 5월 또 다른 OEM업체인 주원이노베이션에 소수지분 투자를 단행한다. 지오메디칼에 이어 주원이노베이션까지 스타비젼과 지분관계로 묶이며 오렌즈는 안정적인 제품공급망을 확보하며 탄탄한 추가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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