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DB손보 사장, 업황 악화 속 유지율·건전성 '위안' [CEO성과평가]손해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주춤…M/S 유지, RBC비율 개선
이장준 기자공개 2020-04-28 11:17:20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3: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정남 DB손해보험 사장(사진)은 손보업계에서 최장수 CEO로 꼽힌다. 한평생 DB그룹에 몸담은 그는 2010년부터 DB손보를 이끌어왔다. 톱티어 삼성화재에 이어 현대해상과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하지만 지난해 손보업계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자산운용이익률은 개선됐으나 자동차·장기·일반보험 등 모든 사업부문에서 손해율이 치솟은 영향이 더 컸다. 그나마 계약 유지율과 재무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에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자산운용 개선 불구 손해율 상승 따른 수익성 '타격'…M/S 방어 성공
DB손보는 임원의 경우 전사 성과측정 지표 중 관할 사업부문과 관련한 지표를 활용한다. 가령 보상서비스실 임원에게는 손해율, 고객만족도, 민원발생건수 등을 적용하는 식이다. 김 사장은 CEO인 만큼 전사 주요 성과측정 지표를 활용해 평가키로 했다.
DB손보는 재무지표(세전순이익, 손해율, M/S), 고객지표(유지율, 고객만족도, 민원발생건수), 프로세스지표(RBC비율, 경영혁신, PA도입), 학습성장지표(글로벌 우수인력, 핵심직무 관리인력, 직원만족도)를 주요 성과측정 지표로 제시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업황 악화 속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DB손보의 법인세차감전순이익(세전순이익)은 505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7107억원)보다 28.9% 줄었다. 2017년부터 쭉 하락세다.
운용자산이익률만 놓고 보면 1년 새 3.37%에서 3.94%로 개선됐다. 국내 채권을 줄이는 대신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치고 대규모 채권 매각을 통해 투자 부문에서 괜찮은 성적을 냈다.
결국 수익성 악화는 손해율이 급격히 높아진 데서 비롯됐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보험금 지급액 등 손해액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지난해 DB손보의 손해율은 86.23%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88%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최근 몇년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보험영업 본연의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의미다.
이는 손보업계 공통의 현상이다. 자동차 정비 공임 상승 등 인상 요인이 보험료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탓이 크다. 업계에서는 '문재인 케어' 도입 이후 의료 이용이 늘고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 진료가 늘어난 점이 손해율 상승의 주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모든 사업부문에서 손해율이 올랐다는 건 뼈아픈 대목이다. 자동차보험에서는 1년 새 손해율이 4.4%포인트 상승한 91.6%를 기록했다. 장기보험과 일반보험 손해율 역시 각각 2.5%포인트, 2.3%포인트씩 오른 85.6%, 69.8%에 달했다.
그나마 시장점유율(M/S)은 1년 전과 유사한 16.9% 수준을 지켜냈다. 보종별로 뜯어보면 자동차보험과 일반보험시장 점유율이 높아진 반면 장기보험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유지율·RBC비율 개선…민원 급증은 '오점'
당장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성장성이나 고객만족도를 엿볼 수 있는 보험 유지율 지표는 개선됐다. 보험업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13회차 유지율과 25회차 유지율이 올랐다. 13회차 유지율은 보험 가입 이후 13번 이상 보험료가 들어온 비율을 의미한다.
지난해 DB손보의 13회차 유지율과 25회차 유지율은 각각 86.24%, 65.49%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이 비율이 각각 81.55%, 64.41%였다.
하지만 또다른 고객만족도 지표인 민원은 급증했다. 지난해 민원발생 건수는 4409건에 달했다. 1년 새 10.3% 늘어났다. 201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 역시 소폭 상승했다. 보험사의 RBC비율 당국 권고치는 150% 이상이며 100% 아래로 떨어질 경우 경영개선요구나 명령 등의 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 시 부채 규모가 늘어나 RBC비율 하락이 예상돼 보험업계는 자본 확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DB손보의 RBC비율은 지난 1년간 216.25%에서 223.78%로 올랐다. 업계 2위를 놓고 다투는 현대해상(213.62%)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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