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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 DB손보 '현직' 사외이사 발탁 이유는 김경한·박승희 이사와 서울대 동문 인연, 관료출신…당국과의 원활한 소통 기대

손현지 기자공개 2020-03-19 09:40:31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7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생명보험이 새로운 사외이사로 DB손해보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이승우 전 예금보험공사 대표를 지명한 건 이사회 내 멤버들과의 '학연' 연결고리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또 관료출신 인사라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한화생명이 최근 수익성 악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할 구원투수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오는 23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이사선임의 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을 부쳤다. 구체적으로는 신임 사외이사로 이 전 대표를 선임하고 새로운 사내이사로는 홍정표 금융지원부문장을 임명한다는 내용이다. 이 전 대표는 현재 DB손해보험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보험업계는 동일 업권인 만큼 이해상충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물론 상법상(시행령 제34조2) 사외이사가 두 회사의 사외이사로 동시에 활동하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보험업권의 사외이사로 재직 중인 인물을 발탁하는 경우도 극히 드물다는 시각이다.

한화생명이 이 전 대표를 지명한 데는 이사회 멤버들과의 인연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이 전 대표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 경제관료다. 현재 한화생명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 3명(김경한, 박승희, 김현철) 중 김경한·박승희 2명의 사외이사가 이 전 대표와 서울대 동문으로 엮인다.


김 이사는 현재 한국범죄 방지재단 이사장으로 서울대 법서울대 총동창회 사무총장학과 출신이다. 2016년 03월부터 한화생명 사외이사로 선임돼 4년째 임기를 수행 중이다. 최근 1년 임기를 연장했으며 임추위 위원장을 맡고 있어 발언권 역시 강한 편이다.

박 이사 역시 서울대 출신으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서울대 총동창회 부회장 겸 사무총장을 맡은 바 있다. 박 이사는 2018년 3월에 선임돼 재임기간이 2년 정도 된다. 박 이사는 예금보험공사의 금융기관 및 자산관리 등의 업무 경험과 정리금융공사 대표, 한국투자증권 사외이사 등을 통해 금융, 경영 분야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에 1년 추가로 임기를 부여 받았다.

박 이사는 작년 3월 또 다른 서울대 동문인 황영기 전 금융투자협회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지목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황 이사는 삼성증권 대표, 우리금융지주 회장, KB금융지주 회장, 차병원그룹 부회장, 금융투자협회장등을 거쳐 현재 법무법인 세종 고문과 한화생명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

아울러 관료출신 인사라는 점도 사외이사 추천의 주된 이유로 꼽히다. 한화생명은 과거 판매한 고금리 확정형 상품과 관련한 이차역마진 부담과 운용자산수익률 하락 등으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한화생명보험의 개별기준 당기순이익은 115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한화 차남규 한화생명 부회장이 CEO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올해도 추가적으로 경제성장 둔화와 저금리 장기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하방 리스크를 가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를 고려할 때 지난달 자회사 한화손보가 당국의 경영관리 대상에 포함됐던 것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화생명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IFSR) 등급 'A1'과 후순위 자본증권 신용등급 'A3'에 대한 하향조정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표의 경제 관료계 인맥은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이 전 대표는 1978년 행정고시 22회에 합격에 공직에 발을 들였으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과 정책조정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겸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 등을 거쳤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맡았다. 2007년 참여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비서실에서 경제정책비서관으로 활동한 이력도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관료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하면 금융당국이나 국회 등 인맥을 활용해 새로 도입된 경제 정책이나 규제 등과 원활한 소통을 하기 좋다"며 "더욱이 확정형 고금리 상품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은 한화생명에게 특히나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시기가 중요한 만큼 관료 출신 인사를 선임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이사회는 그간 이사회의 독립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작년 11월 퇴임했던 조규하 전 사외이사(현 일본SCSK 한국법인 대표이사)의 경우 10년간 한화그룹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1991년부터 한화증권 국제부장과 전무, 한화투자신탁운용 감사 등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던 만큼 사측 인물로 평가됐던 것이다.

현재 한화생명 이사회는 총 6명으로 여승주(대표이사), 김현철(사임이사), 4명 사외이사(김경한·박승희·황영기·최선집)등이다. 작년 3월 2명의 이사가 퇴임하고 3명의 이사가 새로 선임됐던 것과 달리 올해 이사 교체는 1명에 그칠 전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보험업계에 금융권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 인재 풀이 적은 편"이라며 "신임 사외이사는 금융관료로서 해박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보험업계 사외이사로서의 자질도 검증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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