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정부 지원 기대 대한항공, 레버리지 구조 바뀐다회사채·ABS 발행 어려워져·산은 여신 의존도 높아질듯…'핫라인' 하은용 역할 관심
박상희 기자공개 2020-04-24 09:17:3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3일 13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부의 지원을 계기로 대한항공의 레버리지 구조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이지만 항공기 구매를 위한 차입 이외 일반적인 운영자금은 회사채나 ABS(자산유동화증권) 발행 등을 통해 시장에서 조달해왔다.이같은 공모채 발행은 전체 차입금 중에서 유동성차입금 비중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코로나19 여파로 증권시장에서 차환 및 신규 발행에 나서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대한항공은 정부 지원에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차입구조 변화는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신임 CFO(최고재무책임자)가 된 하은용 부사장(사진)에게도 도전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22일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조성해 항공·해운·조선·자동차·일반기계·전력·통신 등 7대 기간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국산업은행법을 개정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만들고, 이를 기간산업에 직접 대출하거나 회사채에 대해 지급보증을 해주는 방식이다. 이에 발맞춰 채권단도 이번주 대한항공을 비롯한 항공사 지원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선제적으로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회사채 신속인수제 신청규모는 약 5000억원 가량이다. 당장 회사채만 놓고 보면 이달 2400억원 등 올해 5700억원을 갚아야 한다.
대한항공이 회사채 만기에 민감한 이유는 전체 금융 부채 가운데 회사채와 ABS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한항공의 만기 현황을 살펴보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금융 부채는 △단기차입금 5405억원 △장기차입금 5417억원 △회사채 8926억원 △ABS 6418억원 등이다.

대한항공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대상으로는 주로 외화 차입을 활용하고 있다. 항공사의 경우 항공기 구매 및 리스 결제 등 외화 결제 비중이 높고 외화차입금 비중도 높은 편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대한항공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외화단기차입금 1789억원, 장기외화차입금 4000억원 가량을 차입하고 있다. 장기외화차입금의 만기는 내년 이후 도래한다.
대한항공이 정부의 긴급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간 운영자금 조달 루트였던 증권 발행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그간 자체 보유자금, 차환 및 대환 또는 신규차입 등의 방법으로 차입금을 상환해왔다. 회사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발행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조달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대한항공은 2017년부터 2019년 4월까지 발행한 대부분 공모채가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기록하는 등 발행시장에서 선전했다. 지난해 7월 이후 발행한 회사채는 미달 사태가 발생했다. 현재는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에서의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졌다.
단순한 만기 연장이나 상환 유예로는 충분치 않다. 항공기가 공항에 묶여 있는 등 사실상 매출이 정지된 상태임을 감안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기대할 수 없다. 이에 반해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 등을 고려하면 유동성 확보는 더욱 절실해진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경우처럼 직접 지원 방안을 기대하는 이유다.
산은과 수출입은행은 최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1조700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지원한 1조6000억원 가운데 한도여신 1조1000억원도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했다. 대한항공 역시 산업은행이 크레딧 한도를 확대해 주는 수준의 지원을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 부사장은 지난해 말 조원태 회장이 취임 후 처음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한 직급을 건너뛰고 부사장으로 승진한 손꼽히는 '재무통(通)'이다. CFO인 하 부사장은 산업은행 등 주 채권은행과 대한항공 간 '핫 라인'이다. 조 회장의 신임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어떤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1961년생인 하 부사장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1월 대한항공에 입사했다. 이후 5년간 해외영업지점 근무를 한 후 대한항공 경영전략본부와 자금전략실을 두루 거쳤다. 자금기획팀장과 자금전략실장을 지냈으며 2009년엔 대한항공 재무개선프로젝트를 담당하기도 했다. 2012~2013년엔 ㈜한진 재무담당 상무를 지냈고 2016년부터 대한항공 재무본부장 역할을 수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턴 대한항공과 한진칼 CFO로 활동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하은용 부사장은 조원태 회장이 진두지휘한 인사에서 특진을 시켜줄 정도로 신뢰를 갖고 있는 인물"이라면서 "대한항공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부의 지원을 얼마나 이끌어낼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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