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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그림' 그리는 에이디테크, 공격적 M&A 추진 대만 TSMC 거래 끊고 삼성전자 디자인하우스 노려, CB발행 이어 587억 증자

윤필호 기자공개 2020-05-08 07:43:2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07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디테크놀로지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DSP(Design Solution Partner) 등록과 함께 메인 디자인하우스로 올라서기 위해 사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아이엠아이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이글램, 에스엔에스테크놀로지(SNST), 아르고 등 관련업체를 인수하거나 인수를 추진하면서 공격적인 인수합병도 하고 있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 공정 과정에 특화된 칩리스(Chipless) 업체다. 이들은 종합반도체회사(IDM)나 팹리스(Fabless) 등으로부터 제품 디자인 발주를 받아 수탁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Foundry)와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맡는다.

에이디테크는 대만 TSMC의 8개 VCA(Value Chain Aggregator) 가운데 하나였지만 최근 계약을 해지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1위 자리를 노리는 삼성전자의 DSP로 들어가 한단계 높은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디테크는 그동안 TSMC의 VCA 지위를 통해 SK하이닉스에 양산 물량을 공급하며 실적을 늘렸다. 안정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는 구조였지만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파운드리 사업은 세밀한 영역을 기업 혼자서 챙기기에 부담이 커서 전문화된 칩리스를 통해 업무를 분산시킨다. TSMC가 VCA를 거느리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도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협력사를 등록하며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라고 명명한 자체적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에이디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 DSP로 등록을 추진 중이다. 그간 TSMC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 등록을 넘어서 메인 디자인하우스 지위에 오르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사업 일부를 수주하는 업체가 아닌 플랫폼 설계 등 청사진을 그리는 작업부터 양산까지 상당한 규모의 역할을 담당하는 수준을 구상하는 모습이다.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이디테크는 TSMC와 턴키 방식으로 계약해 개발 매출부터 양산 매출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운영했던 경험이 있다"면서 "디자인 설계 및 용역 만으로 매출 규모가 2000억원이 넘었고 국내에서 용역이 아닌 7나노미터(nm) 설계 개발 매출이 가시화된 유일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에이디테크는 새로운 목표를 위해 규모도 꾸준히 확대했다. 지난해 9월 투자·경영컨설팅 업체인 아이엠아이 지분 100%를 70억원에 취득해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후 2월 이글램 지분 100%를 30억원에 인수했다. 이글램은 반도체 칩 디자인의 가장 첫 단계인 RTL(Register Transfer Level) 설계 전문 업체다. 설계 회사가 원하는 스펙대로 디자인하기 위해 반도체 회로 설계용 언어로 바꾸는 작업을 담당한다.

6월 말까지 삼성전자 파운드리 디자인 협력사 에스엔에스테크놀로지(SNST) 지분 100%를 취득할 계획이다. SNST는 전자집적회로 설계 업무를 맡고 있으며 인수금액은 4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분 62%를 보유한 최대주주와 인수 합의서를 체결했으며 나머지 지분도 인수 협의가 진행 중이다.

삼성전자 DSP인 아르고도 인수합병에 성공해 손자회사로 편입하면서 사실상 간접적 DSP 자격을 취득했다. 이에 따라 보유 인력도 지난해 70명 미만에서 1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안으로 최대 300명 이상의 인력규모를 확보할 전망이다.


덩치를 키우면서 지속적인 자금의 확보와 투입이 필요했다. 지난해 운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 대출을 끌어쓰면서 차입금은 작년 말 기준으로 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8% 늘었다.

작년 8월에는 1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고 부채총계는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한 544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18년 말에 57.3%에서 작년 말 97.7%로 크게 올랐다. 지난달에도 58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100억원은 차입금 등 상환에 활용하고 200억원은 시설자금, 287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에이디테크놀로지 관계자는 "100억원은 이글램, SNST 등 인수에 들어간 차입금 상환에 활용하고 운영자금은 물량이 증가를 대비해서 자금을 확보하는 차원이다"며 "시설자금의 경우 R&D센터도 짓고 해외 영업법인 등을 설립하는데 들어가는데 다만 수주 물량 확보해서 양산 등에 들어가는데는 준비하는 시간은 1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1분기 실적은 확연한 개선세를 보였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18.2%, 72.2% 증가한 37억원, 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6.6% 늘어난 597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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