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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 '부채 감축→차입금 확대' 재무전략 수정 [Company Watch]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 확대 집중

박상희 기자공개 2020-05-19 10:00:01

이 기사는 2020년 05월 18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여파로 2분기 적자전환을 예고한 한온시스템이 차입금을 늘려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부품사 마그나 유압제어(FP&C) 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조달한 신디케이션론 재무 약정에 순부채를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로 나눈 비율을 4배 이하(연간 기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지난해 말 기준 EBITDA 레버지리 비율은 2.2배 수준으로 차입금 확대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8일 한온시스템 1분기 실적 IR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2조3490억원이다. 지난해 말 2조470억원 대비 3020억원 증가했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금액이다. 순차입금 증가는 차입금이 증가했거나 현금성자산이 감소했다는 의미다.

한온시스템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6870억원에서 올 3월 말 기준 8160억원으로 1290억원 증가했다. 반면 부채규모는 같은 기간 2조7340억원에서 3조1640억원으로 4300억원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이 증가했지만 차입금이 더 큰폭으로 늘어나면서 순차입금 규모를 키웠다. 순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0.9배에서 1배로 소폭 증가했다.


한온시스템 재무 지표에서 순부채비율보다 중요한 것은 EBITDA 레버리지 비율이다.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대주단과 신디케이트론 원리금지급의무이행이 완료될 때까지 재무약정을 준수한다는 계약을 맺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EBITDA를 기준으로 한 레버리지 비율이다.

한온시스템은 지난해 3월 1조3523억원의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마그나 FP&C 사업부 양수 거래를 완료했다. 한온시스템은 양수자금을 회사채 발행 및 신디케이트론을 통해 조달한 금액으로 지급했다. 신디케이트론 규모는 5500억원 가량이다.

한온시스템은 순부채를 EBITDA로 나눈 비율(연간 기준)을 4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인수 대상인 FP&C 사업부의 경우 조정순부채합계액을 조정EBITDA 합계액으로 나눈 비율을 3배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한온시스템은 EBITDA 레버리지 비율을 준수해왔다. IR보고서에 따르면 순부채를 EBITDA로 나눈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2.4배다. 마그나 FP&C 인수로 인해 차입금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이 비율은 2017년 0.3배, 2018년 0.9배 대비 크게 높아진 모습이다. 다만 재무약정 기준인 4배 이하로 유지하는데는 성공하고 있다.

연초 한온시스템은 올해 이 비율을 2.1배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해 한온시스템 경영 상황이 악화되기 이전이었다. 당초 한온시스템은 경영 목표로 올해 매출액 7조8000억원, EBITDA 1조원, 영업이익 5350억원을 제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목표 달성은 힘들어졌다. 1분기 한온시스템 영업이익은 934억원에서 597억원으로 36.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763억원에서 452억원으로 41.2%감소했다.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IR 담당자는 2분기는 영업손익 적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한온시스템 경영 목표와 전략은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온시스템은 비용절감과 유동성 확보를 통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비용절감 측면에서는 올해 설비투자를 기존 4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 기타 비용도 연간 2500억원 절감할 예정이다.

현재 8100억원 수준인 현금 유동성도 최대 3500억원 가량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한온시스템은 이달 초 2100억원 한도였던 금융기관 차입금을 3600억원으로 증액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1500억원 가량을 금융기관에서 추가로 차입하는 것이다. 이같은 유동성 확보 전략은 지난해 말 기준 2.4배 수준인 EBITDA 레버리지 비율에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우량기업인 한온시스템도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영향으로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하는 쪽으로 재무 전략을 수정한 것 같다"면서 "EBITDA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려면 차입금 규모를 줄여야 하는데 오히려 단기차입금 규모를 늘리는 결정을 내린 것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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