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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이 '할리우드'를 만난다면 [thebell note]

서하나 기자공개 2020-06-02 08:11:5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07:2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또 일을 냈다. 라인·야후 합병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지 6개월 남짓 지났다. 이번에는 웹툰사업의 지배구조에 손을 댄다. 손자회사 격인 미국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웹툰엔터)'를 중심으로 모·자회사 지위를 뒤엎는단 점에서 '승부수'다.

웹툰엔터의 주소를 찾다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 할리우드가 있다. 건물 앞뒤는 'NBC유니버설'과 'CJ CGV 미국법인(CJ CGV America)'이 지킨다. 넷플릭스와는 차로 10분, 월트디즈니 스튜디오까지는 20분이다. 웹툰엔터는 이미 영상 제작의 '메카(Mecca)', 그 한복판에 있었다.

할리우드로 대변되는 미국 영화시장은 영화 업계의 '꽃'이다. 국내 영화 산업의 규모가 수년째 2조원을 맴도는 동안 미국은 2년전인 2018년 14조원대를 가뿐히 넘어섰다. 영향력도 막강하다. '믿고 보는' 할리우드 스타가 대거 출연하는 작품의 개봉일은 국내 영화사가 상영 일정을 정할 때 고려해야 할 1순위다.

캡틴마블, 아이언맨 등은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히어로물이자 마블 IP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마블은 1939년 코믹북(만화책)으로 시작해 IP의 힘으로 여러 위기를 넘었다. 시대의 흐름에 맞춰 1981년 TV 시리즈, 2000년대 영화 제작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디즈니에 인수된 뒤에는 히어로들이 총출동하는 어벤저스로 저력을 뽐냈다.

마블의 초창기, 시작점에 서 있는 회사가 바로 웹툰엔터다. 웹툰엔터는 미국 독자층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미국 독자들은 현지 작가들이 창조하는 웹툰에 열광하는 한편 한국 정서를 그대로 녹인 웹툰도 참신하게 받아들인다. 유명 콘텐츠는 이미 영상으로 제작돼 한·미·일 등에 동시 방영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웹툰엔터는 작가와 이용자를 끌어들이며 더욱 강력한 플랫폼으로 진화 중이다.

네이버가 미국 중심의 사업 개편을 결정한 이유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막강한 영화 제작 및 배급 라인을 갖춘 할리우드에서 영상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다. 어벤저스 흥행 신화도 결국 강력한 IP에서 나왔다. 만화 시절부터 캐릭터의 탄생 비화, 역학 구도를 꿰뚫은 두꺼운 팬층이 항시 대기 중이다.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GIO)은 자회사 '라인'을 일본에 상장하는 결단을 내렸다. 상장은 2016년이지만 앞서 무수히 긴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그렇게 라인은 일본을 만나 동남아의 '금융 거점'으로 거듭났다.

'웹툰'과 '할리우드'도 만만치 않은 조합이다. 사실 웹툰엔터를 할리우드에 세울 때 이미 모든 그림이 그려져 있었을지 모른다. 이들의 '케미(화학작용)'가 웹툰엔터를 제2의 마블로 키울지 정말 한 번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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