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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 2차전지 소재 인기에 EB '자신감' 780억 규모 발행 추진…외부조달 적기 판단

조세훈 기자공개 2020-06-05 09:54:2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4일 10: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 지주회사인 에코프로가 약 78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발행을 추진한다. 전기차 시대 수혜 기업으로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이 주목받으며 주가가 치솟자 지금이 자금 마련의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오는 12일 EB 780억원 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다. EB는 일정기간이 지난 뒤부터 투자자가 발행회사가 정한 회사의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에코프로는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EB발행을 추진한다. 현재 주관사 없이 회사 차원에서 투자자 모집에 나서고 있다. 발행가격은 할증 10%를 반영하는 조건으로 책정됐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의 몸값을 반영하듯 금융사가 소화하기 어려운 타이트한 일정을 제시했다. 지난주 금요일부터 일주일 내 투자확약서(LOC)를 내는 조건으로 외부 조달에 나섰다. 대다수 금융사들은 실사 및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야 해 이러한 일정을 따라가기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에코프로비엠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검토 기간이 이례적으로 너무 빠듯하다"며 "회사 투자 프로세스를 고려해 이번 투자에는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정을 놓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지만 투자금 모집은 순항할 것으로 점쳐진다.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의 가치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비엠은 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NCA)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세계 2위 기업이다. 양극재는 전기에너지를 저장·방출하는 소재로 전기차의 성능을 높이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에코프로비엠의 성장성도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더욱이 에코프로비엠은 금융사에게 '잭팟' 수익률을 가져다준 회사다. 사모펀드(PEF)운용사 기업은행PE, SK증권PE, BNW인베스트먼트는 투자 2년 반 만에 원금의 5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세 운용사에 출자한 LP(투자자)들도 모두 높은 수익률을 얻었다.

일부 금융사들은 전결권을 활용해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각 금융사마다 투심위 프로세스를 거치지 않고 10~20억원 가량 투자할 수 있는 전결권이 있다. 때문에 에코프로의 EB 투자에는 최대 30~40개 금융사들이 투자자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에코프로는 지배구조 개편 또는 투자금 실탄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해 EB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공모가(4만8000원) 대비 2.4배가량 올랐다. 전날(3일) 종가는 11만3900원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주관사 없이 타이트한 일정으로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어 각 기관마다 혼란스러워한다"면서도 "회사의 성장성이 높아 관심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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