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O 워치]이찬규 엔씨소프트 실장, 공백기 버티는 '재무관리력'최근 10년간 재무안정성 관리…신작 공백기 수익성 방어도
서하나 기자공개 2020-06-09 08:21:4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8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재무관리실은 엔씨소프트에서 자금 조달 및 리스크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다. 최고재무책임(CFO) 산하 조직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매년 30%대 안팎의 부채비율 유지와 든든한 자금력 유지 등은 모두 재무관리실의 몫이다.엔씨소프트가 현금 창출력이 뛰어다나는 데엔 이론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엔씨소프트는 '잘 만든 대작 하나, 열 게임 안 부럽다'는 모토에 맞게 신작 공백기가 긴 편이다. 이 기간을 버티는 힘도 재무관리력에서 나온다. 이찬규 재무관리실 실장(상무)은 효율적 비용관리를 통해 매년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실장이 이끄는 재무관리실 인원은 총 14명이다. 윤재수 CFO 산하 조직 전체 인원인 42명 가운데 약 33%에 이르는 규모다. 그만큼 재무관리실은 자금 조달부터 리스크 관리까지 여러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넘지 않으면 재무 안정성을 갖췄다고 보는데 엔씨소프트의 최근 10년 평균 부채비율은 28%에 불과했다. 2010년 34%였던 부채비율은 이후 줄곧 하락해 2014년 23%까지 내리기도 했다. 1분기 연결기준 부채총계 8342억원, 자본총계 2조512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3%였다.
최근 10년간 순차입금이 (+)로 전환된 적은 한 번도 없단 점도 눈길을 끈다. 순차입금은 회사가 보유한 빚을 보유현금으로 전액 상환했을 때 남는 차입금의 개념이다. 순차입금이 (+)라는 것은 보유현금을 다 쓰고도 빚이 남았다는 뜻이고 반대로 (-)라는 것은 그만큼 곳간이 넉넉하다는 뜻이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10년간 순차입금이 매년 (-)이었고, 순차입금을 영업활동현금흐름(OCF)으로 나눈 순차입금/OCF 10년치 평균값도 -3.21을 나타냈다. 보유 중인 현금만으로 차입금을 3배 이상 갚을 여유가 있다는 뜻이다.
대형 게임 위주 포트폴리오를 갖춘 엔씨소프트는 거의 모든 게임을 직접 연구·개발(R&D)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신작 출시 간격도 길게는 2~3년 걸린다. PC 온라인 게임이 주력이던 시기에는 5년에 한 번 대작을 출시했다.
공백이 길어지면 실적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기존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 등을 진행하지 않으면 매출은 자연스레 감소했다. 가장 최근 '보릿고개'는 2018년~2019년이었다. 엔씨소프트는 2017년 6월 모바일 게임 '리니지M'을 출시한 뒤 지난해 11월에서야 '리니지2M'을 출시하면서다. 약 2년 6개월이 걸렸다.
이 실장은 이런 '공백기'에 효율적인 비용관리를 통해 수익을 최대한 방어하는 역할을 맡았다. 2017년 33.3%(매출 1조7587억원, 영업이익 5850억원)이던 영업이익률을 2018년 35.9%(매출 1조7151억원, 영업이익 6149억원)으로 오히려 개선했다.
최근 10년간 회사의 매출은 전반적으로 증가 추이를 보였지만 수익성 지표는 들쑥날쑥했다. 그럼에도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평균 순이익률은 23%로 높았다. 2014년(27%), 2016년(28%)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20% 안팎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 실장은 2003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한 뒤 게임 R&D 구조와 비즈니스 확장 시기를 반영한 '선택과 집중' 노하우를 축적해왔다"며 "이를 바탕으로 공백기에는 효율적 비용 관리를, 신작 출시 시기에는 적극적 비용 집행으로 성과 달성을 지원하는 역할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이 실장은 1974년생으로 부산 대동고등학교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엔씨소프트에 합류했다. 이후 관리회계와 경영기획 등 조직을 거쳐 재무관리 실장에 올랐다. 회계뿐 아니라 경영기획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는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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