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 비씨카드, 독자신용등급은 엇갈려…시각차 뚜렷 펀더멘탈 기준 한기평 'AA+' vs 나신평 'AA0', 계열 지원가능성 반영 상이
피혜림 기자공개 2020-06-18 14:56:41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6일 1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채 시장 복귀를 위해 17년만에 신용등급을 평정받은 비씨카드를 보는 국내 신용평가사의 시각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비씨카드에 AA+ 등급을 부여해 높은 상환 안정성을 입증했다.하지만 신용등급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평가사별로 미묘한 차이가 드러났다. 최종신용등급에서 외부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자체신용도(독자신용등급, Stand Alone)는 평가사에 따라 엇갈렸다. 한국기업평가는 비씨카드의 자체신용도를 최종신용등급과 동일한 AA+로 매긴 반면, NICE신용평가는 AA0로 평가했다.
상이한 자체신용도에도 최종 등급이 동일해진 건 계열의 지원 가능성 때문이었다. NICE신용평가는 모회사인 KT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1노치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상대적으로 비씨카드의 자체신용도를 높게 평정한 한국기업평가는 KT의 등급 격차 등을 고려해 계열 지원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비씨카드, 신평사별 자체신용도 격차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비씨카드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정했다. 비씨카드는 이달 공모채 발행을 위해 2004년 이후 처음으로 NICE신용평가에 신용등급 평가를 의뢰했다.
이번 등급 평정으로 비씨카드의 유효 신용등급은 'AA+'로 확정됐다. 한국기업평가 역시 이달 발행할 채권 신용등급으로 AA+ 등급을 부여한 결과다. 한국기업평가의 경우 매년 비씨카드의 기업신용평가(ICR) 등급으로 'AA+'을 평정했지만 회사채 본평가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AA+' 초우량 등급과 달리 자체신용도는 평가사별로 차이가 두드러졌다. 자체신용도는 모회사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을 배제하고 해당 계열사의 펀더멘탈만을 기초로 부여한 신용등급이다. 2018년부터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채 평가 때마다 해당 기업의 자체신용도를 공시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계열 지원 가능성을 배제한 비씨카드의 자체 사업성과 재무 역량 등이 AA+ 등급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신용카드 프로세싱 시장 내 독점 지위를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수익기반과 우수한 재무건전성 등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한국기업평가는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 특성에 기반한 재무 안정성을 높이 샀다. 비씨카드는 국내 유일의 신용카드 프로세싱 서비스 업체로, 자체 결제망이 없는 금융사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가맹점마케팅 업무를 대신 수행해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업무 특성상 신용카드업 고유의 리스크로 꼽히는 차환리스크와 자산건전성 저하 우려 등이 낮은 이유다. 이같은 사업 특성에 따른 재무적 안정성은 비씨카드의 신용도를 보완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반면 NICE신용평가는 자체신용도만으로는 AA+등급을 부여하기에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NICE신용평가 역시 비씨카드의 사업기반과 자산 건전성이 우수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를 기반으로 한 자체신용도는 최종 등급 대비 1 노치(notch) 낮은 AA0로 평가했다. NICE신용평가 또한 회원사 대부분이 크레딧이 높은 금융사라는 점에서 카드결제 프로세싱 대행 업무 특유의 재무 안정성을 인정했지만 크레딧을 보완하는 요소로까지 반영하진 않았다.
◇계열 지원가능성 인정 차이, 모회사와의 크레딧 격차 여파
신평사별 시각차는 계열 지원가능성 반영에서도 드러났다. NICE신용평가는 비씨카드 모회사인 KT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을 인정해 최종 신용등급을 자체신용도 대비 1 노치 높게 부여했다. KT가 69.5%에 달하는 비씨카드 지분을 보유한 데다 계열과의 사업연계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반면 한국기업평가는 KT의 재무적 지원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비씨카드와 KT간 크레딧 격차가 크지 않은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 KT는 비씨카드 자체신용도보다 1 노치(notch) 높은 AAA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자는 "KT와 비씨카드간 신용도 차이 등을 고려했을 때 지원 의지가 최고 수준이 돼야만 노칭업이 가능하다"며 "지원 의지나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을 때 현재 수준으로는 평가방법론상 매핑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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