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애물단지서 복덩이로]퍼블릭 전환에도 그린피 인상 '배짱 영업'④일반세율 적용·개소세 면제 수혜…대중화 취지 무색 지적도
신민규 기자공개 2020-07-10 08:20:17
[편집자주]
골프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퍼블릭과 회원제 불문 '풀 부킹'이 된지 오래다. 과거 취약한 재무구조 탓에 퇴출 1호로 몰리기 일쑤였지만 이제는 애물단지 신세를 벗었다. 영업실적이 고공행진하면서 회원권 시세는 수직상승했고 몸값도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차입 의존도가 높았던 사업장은 서서히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성공하고 있다. 주 52시간제와 온화한 기상여건에 더해 코로나19와 같은 외부 변수도 우호적인 경영환경을 만들고 있다. 더벨이 변화무쌍한 골프장 현장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골프장 중에는 입장료를 내리지 않고 특수를 노리는 곳도 있다. 회원제 방식과 달리 일반세율이 적용되고 개별소비세가 면제되는 특성상 입장료 인하 여지가 충분하지만 반영하지 않는 셈이다.시장에선 퍼블릭 전환 후 입장료를 유지하거나 인상하는 것은 골프 대중화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감독당국에서 입장료를 통제할 수 있는 심의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더벨이 한국레저산업연구소를 통해 확보한 '대중제 전환 골프장의 입장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2년간 퍼블릭으로 전환한 골프장 가운데 7곳이 전환 직후 입장료를 내리지 않았다. 3곳이 입장료를 그대로 유지했고 4곳은 오히려 입장료를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라그룹이 보유한 경기 여주시의 세라지오CC는 올해 퍼블릭 전환 직후 입장료가 회원제 당시와 같았다. 이신근 회장이 운영하는 썬밸리그룹의 충북 음성 소재 썬밸리CC도 전환 직후 입장료에 변화가 없었다. 우진관광개발이 보유한 전북 정읍시 소재 태인CC도 전환 직후 입장료를 내리지 않았다.
퍼블릭으로 전환했지만 입장료를 오히려 올린 곳도 있다. 유진그룹이 무림그룹에 매각한 경기도 용인의 양지파인CC는 퍼블릭 전환 직후 주중 17만원, 토요일 23만원으로 전환전보다 각각 3만, 6만원 인상했다. 지금은 퍼블릭은 1만원을 인상하고 주말은 1만원을 인하해 18만원, 22만원이다.
대명소노에 재흡수 합병된 강원도 홍천의 비발디파크CC도 전환 직후 주중 19만원, 토요일 25만원으로 각각 2만원씩 올렸다. 새서울레저가 보유한 강원도 양양의 설해원 골든비치CC도 전환 직후 각각 3만원, 2만원씩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존카운티가 사들인 골프존카운티 진천(옛 아트밸리CC)도 퍼블릭 전환 직후 주중과 토요일에 각각 7만원, 4만7000원씩 올렸다.
퍼블릭 전환 골프장은 수요가 풍부한 지역에 위치해 입장료를 유지하면서도 최근 특수를 고스란히 누리고 있다. 썬밸리CC는 2018년만 해도 영업이익률이 1%대에 불과했는데 지난해 37%로 수직상승했다. 매출 82억원에 영업이익 30억원을 올렸다. 비발디파크CC를 보유한 대명소노도 전체 실적은 줄었지만 골프장 영업수익은 68억원에서 80억원으로 17% 늘어났다. 비발디파크CC는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태인CC를 보유한 우진관광개발은 지난해 흑자전환과 동시에 영업이익률 30%를 올렸다. 매출액 99억원에 영업이익이 29억원에 달했다. 매출액 99억원의 대부분인 83억원이 입장료 수입에서 나왔다.
한라그룹의 세라지오와 골프존카운티 진천도 올해 퍼블릭으로 전환한 데 따라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퍼블릭 전환 골프장의 실적 개선은 반가운 일이지만 입장료를 내리지 않는 것은 대중화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회원제 골프장처럼 중과세율을 적용받지 않는 데다가 개별소비세도 면제된다는 점에서 입장료를 내릴 여력은 충분한 편이다.
골프 이용객은 입장료 외에도 카트피와 캐디피도 내야 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카트피와 캐디피도 인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민간 골프장의 관리감독 업무는 지자체가 이관해서 맡고 있다. 정부가 골프를 대중화시키기 위해 퍼블릭 골프장에 세제혜택을 준 만큼 지자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입장료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
시장에선 높은 입장료를 받는 대중 골프장과 대중제 전환 골프장의 입장료를 통제할 수 있는 '입장료 심의위원회'에 대한 설치 필요성도 제기된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장은 "정부는 퍼블릭 골프장에 일반세율을 적용해주면서 회원제보다 4만원 정도의 세제혜택을 주고 있다"며 "골프장에 대한 세제혜택이 골프장 사업주가 아닌 일반 골퍼들에게 돌아가야 하고, 입장료를 인하하지 않는 퍼블릭 전환 골프장에는 중과세율을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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