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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IB 산증인' 김병철, 발로뛰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②IPO로 존재감 부각, 임원 승진 후 전천후 플레이…카카오게임즈 빅딜 기대

강철 기자공개 2020-07-14 14:06:22

[편집자주]

초대형IB 4년차를 맞은 삼성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의 명가'로 잘 알려진 하우스로, 업계 최초로 리테일 고객자산 200조원를 돌파했다. 이제는 자산관리의 DNA를 IB부문에 불어 넣고 있다. WM과 IB의 시너지 창출은 제 2의 도약을 예고한다. 삼성증권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병철 삼성증권 기업금융1본부장은 투자은행(IB) 영역에서 20년 넘게 경험과 노하우를 쌓은 전문가다.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유상증자, 인수합병(M&A) 자문 등 딜과 관련한 다양한 업무를 섭렵하며 국내 굴지의 IB전문가 입지를 구축했다.

삼성카드 IPO, STX팬오션 국내 증시 상장, '카카오·다음' 합병, 포스코 신종자본증권 발행, 미래에셋대우 유상증자 등 김 본부장이 주도적으로 참여한 딜은 무수히 많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이룬 성과는 2014년 기업금융1본부장에 오르는데 큰 자양분 역할을 했다.

김 본부장은 앞으로도 영역을 가리지 않고 발행사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리테일 부문과의 연계를 통한 딜 소싱 경쟁력 강화는 심혈을 기울여 추진할 목표 중 하나다.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 김 본부장이 삼성증권에서 그리는 미래다.

김병철 삼성증권 기업금융1본부장

◇20년 경력 IB 전문가, '삼성카드·팬오션·동국S&C'로 존재감 부각

김 본부장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학부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을 찾던 그는 금융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는 증권업에 큰 매력을 느꼈다. 직접 시장의 일원이 되기로 마음먹고 1994년 공채 1기로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평범한 증권맨의 삶은 기업금융팀으로 자리를 옮긴 2000년 변곡점을 맞았다. 당시 국내 자본시장에서 IB의 개념은 아직 생소했다. IMF 외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도 초대형 IB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는 했으나 추진 기반은 매우 취약했다. IB 업무를 접해보지 않은 김 본부장에게 기업금융팀으로의 이동은 사실상 모험이었다.

김 본부장은 "입사 후 첫 6년은 경영지원실에서 관리 업무를 담당했다"며 "글로벌 뱅커로 성장한다는 꿈을 안고 기업금융팀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지나간 6년을 최대한 빨리 만회한다는 각오 하에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치열하게 IB 업무를 배웠다"고 밝혔다.

RM(Relationship Manager)의 길을 본격 걷기 시작한 김 본부장은 수시로 시장을 돌며 딜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매일 3~4건의 미팅을 잡고 기업 경영진과 기관 실무자를 만나 맞춤형 딜을 제안했다. 이 과정에서 ㈜대교, 대한제강, 미래에셋증권 등 여러 유명 기업의 IPO를 잇달아 성사시키며 꾸준하게 트랙 레코드를 쌓았다.

2007년 삼성증권이 참여한 삼성카드와 STX팬오션의 IPO는 김 본부장의 존재감을 크게 부각시켰다. 삼성카드 상장은 외국계 기관 투자자의 공모주 수요예측 참여를 처음으로 허용한 상징성이 큰 딜이다. STX팬오션은 싱가포르에 이어 국내 증시에도 안착할 수 있을지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됐다. 실무를 총괄한 김 본부장은 풍부한 노하우와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시장의 큰 관심을 받은 두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김 본부장은 "삼성카드는 당시 IPO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처음으로 이뤄지는 상장이라는 점에서 자본시장 전체의 관심이 상당했다"며 "삼성카드가 훌륭한 선례를 남긴 결과 이후로는 해외 투자 유치를 위해 국내외 동시 상장을 추진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 규모가 5900억원에 달한 STX팬오션 IPO는 삼성증권이 대표 주관사로서 모든 실무를 총괄하는 가운데 골드만삭스가 공동 주관사로 포진했다"며 "글로벌 대표 IB인 골드만삭스를 하위 주관사로 섭외한 것 자체가 상당한 이슈로 회자됐다"고 덧붙였다.

삼성카드와 STX팬오션으로 한층 자신감을 얻은 김 본부장은 여세를 몰아 2009년 동국S&C와 진로의 상장도 진두지휘했다. 이 중 미국 증권거래법 'Reg.S'로 단독 주관을 맡은 동국S&C는 삼성증권에 57억원이라는 거액의 수수료를 안겨줬다.

◇파격 승진으로 막중해진 책임, '카카오·포스코' 네트워크 기반 닦아

삼성증권은 2008년 당시 차장이었던 김 본부장을 이사로 승진 발령했다. 각종 딜 소싱과 실무를 도맡으며 삼성증권 IB를 한 단계 성장시킨 공로를 높게 평가했다. IB에 입문한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RM의 파격적인 임원 진급은 당시 업계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2007년과 2009년 삼성증권 IB 부문에서 유일하게 대표이사 표창을 수상한 만큼 초고속 승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임원이 된 그는 2010년 Industry팀장을 맡았다. 강점을 지난 IPO 외에 발행사가 속한 산업을 정밀하게 분석해 더 다양한 종류의 딜을 발굴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기업금융2팀장에 오른 2011년부터는 커버리지 영업도 주요 업무에 포함됐다. 책임과 역할이 한층 막중해졌다.

김 본부장의 행보는 새로운 자리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공고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꾸준하게 사람을 만나며 딜을 발굴했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다음' 합병 상장, 포스코 신종자본증권 발행, BGF리테일 IPO, 웅진식품 매각, 포스코ICT 유상증자에 관여하는 등 명성에 걸맞은 성과를 끊임없이 창출했다.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상장은 김 본부장의 랜드마크 딜 중 하나로 꼽힌다. 김 본부장은 주관 계약을 맺은 2014년 5월부터 딜을 완료한 그해 10월까지 실사를 포함한 모든 합병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시가총액만 7조원에 달했던 '통합 카카오'의 유가증권시장 입성은 2014년 IPO 시장을 대표하는 빅딜로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포스코가 설립 후 처음으로 도전한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참여한 것도 '카카오·다음' 합병에 못지 않은 성과다. 포스코는 2013년 6월 30년 만기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1조원을 조달했다. 삼성증권은 이 딜을 시발점으로 포스코 그룹사에 대한 커버리지 네트워크를 본격 넓히기 시작했다.

김 본부장은 "합병 상장을 주관하며 카카오와 맺은 파트너십 덕분에 이번에 카카오게임즈 IPO에도 대표 주관사로 합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카카오 계열사라는 후광에 언택트(untact) 수혜 업종으로 게임이 떠오르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하반기 가장 주목받는 IPO 대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신종자본증권 이후 일반 공모채를 발행할 때마다 삼성증권을 주관사단에 포함시키고 있다"며 "포스코 외에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케미칼 등 그룹 계열사의 회사채 발행도 꾸준하게 주관하며 돈독한 인연을 이어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IB업계 대표하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

김 본부장은 카카오·다음 합병 상장을 마무리한 직후인 2014년 말 ECM, DCM, 커버리지 솔루션을 총괄하는 기업금융1본부장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김 본부장에게 IPO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회사채, 유상증자, 인수금융, 매각 자문의 역량을 결집하라는 새로운 과제를 부여했다. 이밖에 리그테이블 순위 상승, 미드-스몰캡을 중심으로 한 유망 업종 발굴, 벤처캐피탈과의 네트워크 강화도 주문했다.

김 본부장은 회사의 전략에 맞춰 IPO 외 다른 영역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SK E&S 발전소 패키지 매각 자문(1조2000억원) △카카오 로엔엔터테이먼트 인수금융 주선(9000억원)△SK해운 TRS 거래(3850억원) △더블유게임즈 미국 DDI 인수금융 단독 주선(3000억원) △미래에셋대우 7000억원 유상증자 주관 △웅진코웨이 인수 자문(1조7000억원) △아모레퍼시픽그룹 우선주 유상증자(2365억원) 등의 성과를 냈다.

장점인 IPO 영업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지난 5년간 미래에셋생명, 해태제과식품, 삼성바이오로직스, ING생명, 압타바이오, 더파머스, 신성씨앤티, 메드팩토, 셀리드, 아모그린텍, 이노비오, GCT, 엔젠바이오, 위더스제약 등 수많은 기업의 상장을 주관했다.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카카오게임즈를 비롯해 HK이노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브랜드엑스, 고바이오랩, 엔에프씨, 이지스자산운용도 증시 입성을 앞두고 있다.

김 본부장은 "삼성그룹 계열사라는 제약이 있는 회사채 시장은 포스코, GS, 롯데 등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며 리그테이블 순위를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DCM 커버리지의 역량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 지난 2분기 전문가 영입도 적극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건수를 초과하는 23건의 회사채 대표 주관을 수임하는 등 그동안 들인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상반기 실적만 놓고 보면 DCM 리그테이블 상위 증권사와 대등한 입지를 구축했다고 자평한다"고 밝혔다.

2017년부터는 삼성증권 내 리테일 부문과 연계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리테일 부문이 관리하는 기업 가운데 IPO, 증자, 회사채 발행의 수요가 있는 곳을 선별해 전략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도록 하는 협력 시스템을 만들었다.

김 본부장은 "국내 증권사 중에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리테일 세일즈 인프라를 IB 영업에 활용하는 사업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계 비즈니스를 수행하며 이 시스템이 삼성증권의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스템을 기반으로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Total Solution Provider)'형 뱅커로 성장하고자 한다"며 "후배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삼성증권 IB맨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가교 역할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병철 삼성증권 기업금융1본부장

△성남고등학교
△성균관대학교 경영학 학사
△1994년 삼성증권 입사
△2010~2011년 Coverage팀(옛 Industry팀) 팀장
△2011~2014년 기업금융2팀 팀장
△2014년~현재 기업금융1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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