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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컨버전 시대]밸류애드 달인 마스턴운용, 노후빌딩→주거시설로GBD 서울빌딩 오피스텔로 개발, 메트로빌딩 인허가 후 조기 엑시트 성공

이명관 기자공개 2020-07-14 08:37:26

[편집자주]

국내 디벨로퍼(developer) 업계에서 용도변경(컨버전, Conversion)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지엽적인 의미의 용도전환에서 나아가 기능을 상실한 노후공간을 필요에 따라 새롭게 탈바꿈하는 현상 자체를 아우른다. 도시개발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짧은 편이지만 급격한 인구감소와 코로나19 이후 언택트(Untact) 소비, 재택근무 증가는 도심 공간의 기존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정부가 천편일률적으로 용도지정을 하던 낡은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이 디벨로퍼 사례를 중심으로 '컨버전' 아이디어의 격랑 속으로 들어가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0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노후빌딩을 매입해 주거시설로 개발하는데 일가견이 있는 운용사다. 여의도 오피스를 허물고 주거시설을 짓는 발상도 마스턴투자운용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마스턴투자운용의 활약상은 강남권역(GBD)에서도 빛을 내고 있다.

노후된 GBD 빌딩을 매입해 주거시설로 개발하는 컨셉트다. 주거시설은 GBD에 걸맞은 '고급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단순 분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선택지도 있지만, 인허가 이후 재차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2400억에 매입 서울빌딩, 오피스텔로

마스턴투자운용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자리한 서울빌딩을 매입했다. 인수주체로 마스턴제67호강남원PFV를 내세워 2400억원에 사들였다. 서울빌딩은 1995년 준공된 건물이다.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1만489㎡로 건립됐다. 영동기업이 1990년 매입한 이후 건물을 올려 지금껏 소유해왔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노후화된 서울빌딩의 밸류애드(value-add) 가능성에 주목했다. 서울빌딩의 경우 대지면적이 넓어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당시 영동기업은 별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지 않고 직접 다수의 디벨로퍼와 자산운용사와 접촉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업체가 인수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다만 최종적으로 협의에 도달하지 못하면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마스턴투자운용이 적극적인 구애를 펼치면서 인수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서울빌딩을 주거시설로 개발을 추진 중이다. 강남역에서 가깝고 우성아파트 앞 사거리에 인접해 있는 알짜입지에 있는 만큼, 충분한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텔은 프리미엄급으로 건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마스턴투자운용은 서울빌딩 매입 과정에서 2570억원 규모의 담보대출을 받았다. 대출은 트렌치A, 트렌치B, 트렌치C, 트렌치D로 구성됐다. 트렌치A는 1670억원으로 경남은행(350억원)과 부산은행(200억원), BNK캐피탈(150억원), KB캐피탈(400억원), 미래에셋캐피탈(200억원), 현대커머셜(270억원), DGB캐피탈(100억원)이 참여했다.

트렌치B는 200억원으로 '강남서울빌딩제일차'라는 법인이 단독으로 이름을 올렸다. 트렌치C는 450억원으로 KB증권 도맡았다. 트렌치D 250억원은 신한은행이 빌려줬다. 신한은행은 마스턴투자운용이 만든 부동산펀드 '마스턴 기회추구 전문투자형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제3호'의 신탁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개발이 마무리되면 서울빌딩은 지하 7층~지상 30층, 연면적 4만5975㎡ 규모의 오피스텔로 탈바꿈하게 된다. 예상 분양매출은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인근의 프리미엄급 주거용 오피스텔인 '부띠크모나코'와 유사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부띠크모나코는 상위 1% 수요층을 잡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선보이면서 분양 당시 시장의 이목을 끌었던 프리미엄 오피스텔이다. 지하 2층~지상 27층, 총 172가구로 이뤄졌다. 시공은 GS건설이 맡았다. 부띠크모나코에는 독일제 세탁기와 이탈리아제 전자레인지를 비롯해 벽지조차 영국산을 사용했을 정도로 최고급을 지향했다.

△개발 예정 오피스텔 모습(출처: 마스턴투자운용 홈페이지)

◇메트로빌딩, 인허가 후 엑시트 성공

서울빌딩의 경우 오피스텔 개발 후 분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이와 달리 서초구에 자리한 메트로 빌딩은 비슷한 컨셉으로 자산을 매입했지만, 인허가 작업만 거친 후 곧바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전략을 택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2016년 12월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1338-7번지와 1339-9번지에 위치한 메트로빌딩을 매입했다. 당시 삼성생명으로부터 861억원에 매입했다. 본관 빌딩은 '마스턴제21호에스비PFV'가 614억원에, 별관 주차장은 '마스턴제22호에스비PFV'가 247억원에 각각 사들였다.

마스턴투자운용은 곧바로 주거시설로 개발할 경우 수요가 충분하다고 보고 주거용 오피스텔로 개발에 나섰다. 2017년 말 서초구청으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 오피스텔은 지상 최고 20층 높이로 총 712실로 계획됐다.

그런데 마스턴투자운용은 작년 철거중이던 메트로빌딩 부지를 매각하는 선택을 했다. 1년 6개월여 만에 투자금 조기 회수에 나선 것이다. 인수 의사를 내비친 SK디앤디가 제시한 가격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SK디앤디가 마스턴투자운용에 제시한 가격은 3.3㎡당 3720만원 수주인 1490억원이다. 2년이 채 안된 시기에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인허가 문제가 해결된 만큼 개발 사업이 수월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리적 요인도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메트로빌딩은 강남대로변의 교통 요지에 위치해 있다. 특히 2호선 강남역과 신분당선의 더블 역세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지리적 요건으로 주거 시설에 대한 수요가 높을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마스턴투자운용은 시세차익으로만 629억원을 남겼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인허가 절차에서 난항을 겪으며 사업 진행이 차질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이 절차를 무난히 넘긴 만큼 주거용 오피스텔 개발 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 SK디앤디는 마스턴투자운용이 개발 중인 서울빌딩과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주거시설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 오피스텔은 대지면적 1647㎡ 부지에 지하 8층~지상 20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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