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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캐피탈 M&A]예비입찰 들어온 WWG, 베팅 배경은투자 포트폴리오-금융업 시너지 기대

김병윤 기자공개 2020-07-14 13:29:20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2: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더블유더블유지(WWG)자산운용이 효성캐피탈의 인수전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줄곧 환경·안전 등 생활밀착형 사업에 투자한 것과 다른 행보라는 평가다. 산업기계 대출·리스 등에 강점을 보인 효성캐피탈과 기존에 투자한 기업 간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WWG는 지난 10일 진행된 효성캐피탈의 예비입찰에 응찰했다. WWG가 금융업종 인수·합병(M&A)에 모습을 드러낸 건 처음이다.

WWG는 그 동안 경기 민감도가 크지 않은 생활밀착형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소방밸브 제조업체 우당기술산업 △수처리업체 한성크린텍 △폐기물 신재생업체 세명테크 등 환경(수처리·폐기물)·안전(소방·보안)·보건(국민건강) 분야에 주로 투자했다.

WWG의 효성캐피탈 인수전 참여는 투자 기업과의 사업적 시너지를 고려한 판단으로 예상된다. 효성캐피탈의 핵심사업은 공작기계·산업재·건설중기 등 산업기계 분야에 대한 대출·리스다. 지난해 말 영업자산(1조9962억원) 가운데 산업기계 부문의 비중은 38.1%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기타 기업금융(23.8%, 오토금융(13.7%), 주택금융(12.5%) 등의 비중을 크게 웃돈다.

다만 최근 산업기계 부문에서의 강점이 희석됐다는 평가다. 업권 내 심화된 경쟁과 중소제조업·건설업 등 전방산업의 경기 저하 등이 맞물린 탓이다. 효성캐피탈이 건전성 저하에 대응하기 위해 우량 차추 위주로 여신을 취급하면서 산업기계 부문의 취급잔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 말까지 효성캐피탈의 산업기계 부문 취급잔액은 1조원 안팎을 유지했다. 지난해 말 7599억원까지 감소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WWG가 투자한 기업은 효성캐피탈이 강점을 가진 사업기계 부문에 대체로 속해 있다"며 "M&A를 통해 효성캐피탈의 산업기계 부문 내 경쟁력 저하를 만회할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WWG가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WWG가 투자한 기업 가운데 재무 개선이 필요한 곳도 있을 것"이라며 "효성캐피탈 인수를 통해 피투자기업의 재무적 융통성을 마련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WG의 금융업 진출 니즈 또한 인수전 참여와 관련있을 것이라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른 IB 업계 관계자는 "WWG 내 금융업 출신 인사들이 여럿 포진하면서 금융업 투자에 대한 니즈는 꾸준히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WWG가 이번 효성캐피탈 인수전에 꽤 높은 의지를 갖고 참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WG를 이끄는 박제용 대표는 한국투자공사(KIC) 최고운용책임자(CIO), 한국외환은행 수석부행장, KTB PE 대표 등을 거쳤다. 권오훈 부사장은 KTB PE 투자본부장을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WWG의 베팅에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효성캐피탈의 자산건전성이 비교기업 대비 열위하고 비우호적 조달 여건이 심화되는 추이 등을 WWG가 감내할 체력이 될지에 대한 시선이다. 올 1분기 말 현재 효성캐피탈의 연체율과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각각 3.6%, 7.7%다.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의 경우 비교기업 대비 3∼4%p 안팎으로 높다. 휴랜드산업개발·대원크레인 등 거액의 부실여신 회수가 더딘 여파다.

IB 업계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이 매각될 경우 인수주체에 따라 신용도와 조달 금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며 "조달금리가 오를 경우 비용 부담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 효성캐피탈은 연평균 4500억원 안팎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신용평가사 3곳은 효성캐피탈이 발행한 무보증사채에 신용등급 A-를 부여하고 있다. 등급전망(outlook·아웃룩)은 '안정적'이다.

이번 효성캐피탈 매각은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따른 것이다. ㈜효성이 지난해 일반지주회사(비금융지주회사) 등록을 완료함에 따라 효성그룹은 지주사 체제로 전환됐다. ㈜효성이 지주사 행위제한 해소를 위해 등록기준일인 2018년 12월 31일로부터 2년 내 효성캐피탈의 지분(지분율 97.5%)을 매각해야 한다.

효성캐피탈의 예비입찰에는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와 국내 재무적투자자(FI) 등 1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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