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수익성 줄어든 우리금융, 사모펀드 손실 반영 여파 2분기에만 충당금 3360억 적립…코로나19 탓 수수료 이익도 '뚝'

이장준 기자공개 2020-07-30 07:46:5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사모펀드로 골머리를 앓던 우리금융그룹이 상반기에 관련 충당금을 대거 쌓았다. 수수료 이익도 줄어들어 수익성 지표가 일시적으로 급감했지만, 하반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선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우리금융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적립한 그룹 충당금은 총 4470억원이다. 1분기에 1110억원, 2분기에는 3360억원을 쌓았다. 통상 우리금융이 한 분기에 1000억~1200억원 수준의 충당금을 쌓는 걸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수준이다. 2분기만 따지면 평소의 3배다.

충당금이 늘어난 데는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향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보고 '미래 전망' 반영 차원에서 충당금을 늘렸다. 이에 따라 2분기 결산에 맞춰 추가 적립한 충당금이 2375억원 가량이다. 다만 이 정도 수준은 다른 금융그룹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보다 충당금을 늘리게 된 건 사모펀드 영향이 컸다.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중단 사태에 휘말리면서 이와 관련된 충당금을 쌓았다. 1분기에는 DLF 관련 350억원대 충당금을 적립했다. 2분기 들어 6월에 만기가 끝나는 DLF와 라임 펀드 무역금융 관련 건을 두고 100% 충당금을 쌓았다. 상반기에 사모펀드와 관련해 쌓은 충당금이 16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무역금융 펀드와 관련해서는 아직 배상안이 다 나오지 않은 상태임에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설정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앞서 24일 우리은행 이사회는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사고에 대한 배상 결정을 연기하기로 했다. 감독당국으로부터 650억원 전액 배상 권고를 받았지만 결정을 유보했다.

다만 충당금 적립은 이사회 결정 여부와는 상관없이 외부감사인과 협의해야 하는 사안이다. 추후 운용사로부터 회수를 하거나, 손실률이 일정 기준 이상이 되면 환입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쌓여있던 충당금을 다 적립했고 라임 관련 손실도 보수적으로 잡았다"며 "어차피 한 번은 겪어야 하는 일인 만큼 하반기 경영 정상화를 위해 미래 불확실성을 없앴다"고 말했다.

공격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데다 수수료마저 줄어들어 수익성이 크게 줄었다. 수수료 감축은 코로나19로 대면 영업이 어려워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부터 우리금융의 수수료이익은 줄곧 줄어드는 추세다. 상반기 우리금융의 수수료이익은 4980억원으로 1년 전 5600억원보다 11.1% 감소했다.

신탁, 방카슈랑스, 수익증권, 신용카드 수수료가 모두 떨어졌다. 전자금융이나 외환 관련 수수료도 감소세를 보였다. 그나마 여신 관련 수수료가 1년 새 350억원에서 510억원으로 늘면서 수익성 악화를 방어한 모양새다.

*자료=우리금융그룹 2020년 상반기 경영실적

이에 따라 그룹 비이자이익도 움츠러들었다. 상반기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은 4680억원으로 1년 전 6120억원보다 23.5% 줄었다. 우리금융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조1800억원에서 6610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이자이익 덕분에 수익성 감소세를 일부 만회했다. 상반기에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하했으나 기업대출 위주로 자산을 키우고 핵심예금을 늘린 게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올 상반기에는 1년 전보다 0.3% 늘어난 2조9410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우리금융 다른 관계자는 "대출 지원으로 영업자산이 늘었고 아직 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이라 펀더멘털 자체가 흔들린 건 아니다"라며 "하반기에 안고 갈 부담을 미리 털어낸 만큼 영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