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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운용, 코로나로 막힌 日 부동산 '우회로' 뚫었다 판매사 리스크 담당, '화상 생중계'로 현장 답사..도쿄 부동산펀드 투자자 모집 가능해져

이효범 기자공개 2020-07-31 07:13:5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9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일본 부동산 공모펀드를 출시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올 상반기 펀드를 출시하기로 했지만 하늘길이 막히면서 설정이 잠정 중단됐다. 그러다 판매사 리스크 담당자의 현장 답사 등을 화상 생중계로 실시하는 기지를 발휘, 무산될 뻔 했던 상품 출시를 성사시켰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한국투자 도쿄 기오이쵸오피스 부동산 투자신탁(파생형)'의 투자자 모집을 진행 중이다.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단독 판매사로 나섰다. 오는 31일까지 총 422억원을 모집할 계획이다.

이 펀드가 편입하는 자산은 도쿄의 핵심 중심업무지구인 지요다구 고지마치 오피스 빌딩이다. 지상 13층 규모의 건물로 연면적은 3508.91㎡ 규모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아시아비즈니스부문이 지난해부터 인수하기 위해 물밑작업을 해왔던 부동산이다.

원래대로라면 올 상반기 딜을 마무리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돌발변수를 만났다. 앞서 현지실사는 완료한 상태였다. 통상 부동산 인수를 위한 실사는 크게 법률, 회계, 감정평가, 물리 실사 등 4개 분야로 이뤄진다. 법률은 소유권 관계, 회계세무는 임대료 문제, 감정평가는 매입가격 적정성, 물리 실사는 건축물 자체에 문제가 없는지 등을 따진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직접 현지 부동산을 실사했고, 각 분야별 실사 법인들의 보고서를 검토해 인수에 문제가 없는지를 재검증했다. 이후 해당 자료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판매사와 계약을 맺고 인수 예정인 부동산을 상품화하는 절차를 남겨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하늘길이 끊겨 판매사의 현장답사가 불가능한 상태에 직면했다는 점이다. 통상 판매사는 리스크위원회를 통해 해당 상품에 대한 리스크를 점검한다. 그리고 리스크 담당자들이 판매상품이 편입하는 부동산 현장을 직접 답사한다.

판매사의 현장답사를 꼭 실행해야 하는 건 아니었지만 통상 이같은 절차가 진행돼 왔던터라 건너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 종식될 것으로 예상했던 코로나19 사태는 예상보다 장기화됐다. 더이상 딜 추진을 늦출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고육지책으로 꺼낸 방안이 화상 생중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진행하는 현장 답사였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를 위해 일본에서 실사를 담당했던 실사법인과 대출은행 관계자 10여명을 재집결 시켰다. 집결한 인원들이 화상 생중계로 부동산 화면을 국내로 송출했다. 국내 판매 및 운용사 관계자들의 지시에 따라 현장 화면을 비추고 양측이 질의응답 하는 식으로 약 1시간 반 정도의 현장 답사가 진행됐다.

이 답사는 주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진행됐다. 올들어 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는 현지 실사나 답사가 불가능해 딜이 지연되거나 무산된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가운데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시한 공모 부동산 펀드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새로운 방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설정된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지 매도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국내 운용사, 판매사 등 이해관계자들이 합심해 딜을 추진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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