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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이중고' 덱스터, 선제적 유동성 확보 '눈길'매출 50% 감소, 매출채권 회수 '요원'…현금성자산 110억 확보

조영갑 기자공개 2020-08-20 11:09:28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화 특수효과(VFX) 전문기업인 덱스터스튜디오(덱스터)가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VFX 용역 수주가 줄어들면서 올해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데다 중국발 매출채권 회수가 지연된 탓에 대손충당금이 대량 발생했기 때문이다.

18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덱스터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 156억원,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328억원)은 52.4%로 줄었고, 영업이익(14억원)은 소폭 감소했다.

매출액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은 지난해 말 개봉한 텐트폴(대작) 영화인 '백두산' 이후 특별한 수익처가 없었기 때문이다. 덱스터의 매출액은 주로 영화 특수효과 수주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덱스터는 백두산 제작·투자를 비롯해 VFX를 전담함으로써 이 영화로만 100억원가량의 매출을 인식했다.

올해 약 11억원 가량의 투자 수익을 제외하고, 수익 인식이 종료되면서 주요 매출처가 사라진 셈이다. 이 외에도 또 다른 텐트폴로 꼽히는 SF물 '승리호'의 VFX 용역료 역시 9월 개봉 일정이 잡히면서 이미 매출액으로 산입됐지만 33억원 수준에 그쳤다.


매출액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개선됐다. 영업이익률은 6.41%로 전년동기(4.29%)와 비교해 2.12%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2분기 기준으로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절반가량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덱스터는 올 2분기 매출액 81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기록했다.

사업구조와 인력구조를 개편해 영업비용(판관비)을 대폭 줄인 결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덱스터는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인력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을 이어왔다. 2015년 상장 당시 덱스터는 33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했으나 순차적으로 '인력 슬림화'에 나서 올해 2분기 280여명 수준으로 줄였다. 5년 만에 인력을 15%가량 축소한 셈이다.

인력 구조조정으로 임직원 급여가 상당 부분 감소하고 영업상 구조를 간소화하면서 판관비 비중이 줄어들자 원가율 역시 하락했다. 덱스터의 총급여는 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억원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비용 역시 156억원에서 73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수주 감소에 따른 측면도 있지만 매출액 대비 판관비 비중(원가율)이 102%에서 90% 수준으로 하락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무적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지난해부터 쌓여 있던 매출채권 128억원의 회수 가능성이 요원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덱스터는 중국 VFX 물량을 다수 유치하면서 지난해 중국에서만 133억원을 수주했다. 문제는 이 중 대부분이 현재 미수채권의 일종인 ‘손상채권’으로 분류돼 있다는 점이다. 손상채권은 1년 이상의 장기 미수채권이다. 덱스터는 128억원의 손상채권 분을 대손충당금으로 설정해 손실에 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덱스터 관계자는 "5~6편 정도의 중국 영화 VFX 물량"이라면서 "회사(제작사)의 존립은 확인했으나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개봉이 지연되고, 출입국에 발목이 잡히면서 채권을 회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면 회의의 기약이 없어지면서 손상채권을 매출액으로 환입하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덱스터는 유동성 위기에 대비해 100억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추가로 확보했다. 2019년 말 82억원에 불과하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195억원 수준으로 113억원 증가했다. 덱스터 관계자는 “재무적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덱스터의 실적을 밝게 전망한다. 대작 '외계인'의 수주액이 하반기에 대거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외계인은 타짜, 도둑들, 암살 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의 SF 차기작이다. 덱스터는 3월 이 작품의 VFX 물량 140억원 가량을 수주했다. 현재 수주잔고만 138억원 가량 남았다. 더불어 4월 수주한 '원더랜드' 역시 24억원 중 1억원 가량만 매출액 산입돼 23억원의 수주잔고가 있다.

덱스터 관계자는 "외계인 외에도 다른 영화 포트폴리오가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어 내년 하반기에는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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