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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중대형기 보유한 진에어, 화물로 '새 기회' 맞을까B777 4대 운영, 물량 유치에 유리…정기·장기계약 확보가 '관건'

유수진 기자공개 2020-08-27 09:56:22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5일 08:0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항공사(FSC)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올 2분기 화물로 실적 방어에 성공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화물 사업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여객 수요가 살아나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서 화물이 항공사들의 생존전략 중 하나로 급부상하면서다.

특히 국적 LCC 중 유일하게 중대형기(B777-200ER)를 보유하고 있는 진에어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공간이 넓어 물량 유치가 상대적으로 쉬운데다 보다 다양한 지역으로 운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진에어는 FSC와 마찬가지로 올 상반기 B777을 화물기로 전환해 활용하기도 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국적 LCC들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진에어가 올 상반기 화물부문에서 LCC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제선과 국내선을 모두 합해 △진에어 22억원 △제주항공 20억원 △티웨이항공 6억원 △에어부산 3억원을 각각 벌어들였다.


물론 이들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해당 기간 국제선 항공편을 제한적으로 운항한 탓에 작년보다 매출 규모가 22~54%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적이 가장 좋은 진에어조차 전체 매출에서 화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1.3%에 그칠 정도로 영향력 자체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 LCC들은 화물 사업으로 매출을 내지만 별도의 화물기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다. 승객의 짐을 싣고 남은 여객기 벨리카고(화물칸)에 화물을 실어 운반하는 형태로 사업을 영위한다. 그렇다보니 여객기를 띄우는 노선에 한해 화물 운송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적재 가능한 화물 양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사실상 화물 매출이 부가수입을 올리는 수준에 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LCC들이 주로 운영하는 단거리용 B737-800의 경우 화물칸에 온도·습도 조절 기능이 없어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양(5톤)과 종류가 제한적이다. 기계가 아닌 사람 손으로 일일이 짐을 옮겨 실어야 해 운영비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공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이용료가 증가하는 것은 물론, 한번 운송하는 데 걸리는 시간 자체가 길어져 효율성이 낮은 편이다.

이 같은 측면을 감안할 때 진에어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중대형기인 B777(4대)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B777(393석)은 LCC 주력 기종인 B737-800(189석) 대비 두배 이상 좌석이 많아 화물적재 공간도 넓은 편이다. 최근 진에어는 이를 활용해 화물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실제로 진에어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선 운항 자체를 멈춘 올 3월 이후 제주항공과의 화물 운송량 격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월엔 1052톤을 운송해 제주항공(859톤)을 앞서더니 6월부터 2개월 연속으로 추월한 상태다.

양사의 기재수는 제주항공 45대(B737-800), 진에어 27대(B737-800 23대, B777 4대)로 꽤 차이가 난다. 평상시라면 제주항공의 운송여력이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여객기가 멈춰서며 더 이상 기재수가 중요하지 않아졌다. 오히려 대형기를 보유한 진에어에 경쟁력이 생겼다.

진에어는 국제선 여객운항이 끊긴 올 상반기 B777을 화물기로 전환해 투입하기도 했다. FSC들이 썼던 방식 그대로다. 화물 물량이 가장 많은 인천-타이베이 노선에 승객 없이 원단과 의류, 전기, 전자 부품류 등을 채운 비행기를 수차례 띄웠다. B777에는 약 15톤의 화물적재가 가능하며 온도·습도 조절이 돼 특수화물도 실을 수 있다.

또한 진에어는 소형기로 갈 수 없는 노선에도 화물을 운송할 수도 있다. 항속거리(이륙순간부터 탑재된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의 비행거리)가 길기 때문이다. 화물수송은 기존에 운영하던 여객노선이 아니더라도 운항허가 등 일부 절차를 밟으면 무리없이 가능하다.

항공업계에서는 화물사업 성장을 위해선 지속적인 물량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한차례 화물을 수송하고 끝나는 게 아니라 정기·장기계약을 따낼 수 있는지 여부가 핵심이라는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처럼 화물 역시 규모의 경쟁"이라며 "화주들은 단가가 조금 높더라도 규모가 크고 경험 있는 회사에 물건 맡기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CC는 규모면에서 그게 잘 안돼 한계가 명확하다"면서도 "그나마 진에어는 중대형기를 보유해 물량 확보가 가능한 편"이라고 말했다.

다만 진에어는 화물기 도입 등 본격적으로 화물사업을 확대할 계획은 없다. 당장 눈앞의 이익을 보고 화물기를 도입하기엔 시장 변동성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다.

진에어 관계자는 "다른 LCC가 보유하지 못한 중대형 기재를 활용해 다양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코로나 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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