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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여신전략 변화]'빅배스 경험' 농협은행, 우량여신 위주 '선별 취급'⑥산업별 현장 모니터링…가계신용대출 심사강화, 대환대출 활용

손현지 기자공개 2020-09-10 07:41:20

[편집자주]

'코로나19'가 은행들에게 양날의 검이 됐다. 저성장·저금리 기조에 성장 목표치를 낮게 잡았는데 대출금 폭증이란 정반대 흐름을 맞닥뜨렸다. '원치 않는' 성장이지만 당국의 압박에 상환유예가 불가피하고 대출 집행을 당분간 멈추기도 어렵다. 돌파구는 포트폴리오 조정뿐이다. 리스크, 수익성, 금융지원 '삼박자' 측면에서 각 은행들의 전략 변화를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은행은 과거 빅배스(부실채권 정리)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자산건전성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왔다. 고 RoRWA 위주의 자산관리 전략 방침을 세우고 대출 포트폴리오를 우량자산 중심으로 구성해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별 위험업종 관련 차주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가계부채 성장 속도조절에 나선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위주의 외형확대 기조를 이어왔던 만큼 부실위험이 높은 차주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가계신용대출 관리도 집중한다. 우량고객 유치 차원에서 대환대출 상품을 장려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컷오프 등의 방침을 취해 신규대출을 조이기로 했다. 다만 농업인을 위한 국책은행인 만큼 기존 수도권 집단대출 및 전세자금대출 확대 등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공급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대출성장률 8%, 목표치 초과…정책대출·주담대 쌍끌이

작년 농협은행 여신위원회는 올해 여신성장률 목표치를 4~5% 수준으로 설정했다. 2018년(4.3%), 2019년(5.3%) 등 예년 여신 성장속도를 고려한 계획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과속성장이 이뤄지고 있다. 상반기 중 이미 목표치를 초과했으며 7월 말 기준 전년 대비 원화대출성장률은 무려 7.3%에 달했다.

코로나19 발발 직후 기업대출 성장세가 가속성장을 주도했다. 대기업대출 차주들 중심으로 유동성 확보 수요가 폭증했다. 기존 차주들이 미사용분 한도를 대폭 늘리며 1~7월 성장폭은 23.5%를 기록했다. 정책자금 수요도 잇따랐다. 정책자금을 포함한 소호(자영업자) 대출은 7월 말 40조를 돌파했다. 작년 말(34조8664억원)에 비해 15.8% 증가한 셈이다.

농협은행은 특수성에 따라 일반 은행 업무 외에도 정책대출을 실시한다. 농어촌자금 등 농업인 및 조합에게 필요한 자금의 대출, 조합이나 중앙회의 사업자금의 대출, 국가나 공공단체의 업무의 대리 등 공공성이 높은 사업을 포함한다. 대부분 농업금융채권(농금채)은 농협법에 따라 정부가 원리금 상환과 관련해 보증을 서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지는 않다.


문제는 가계대출 증가폭도 가팔랐다는 점이다. 해당 기간 주담대는 8.2% 늘었으며 주택관련 집단대출도 7.3% 증가했다. 특히 주담대의 꾸준한 외형성장이 대손율 관리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주담대 증가율은 2018년 10.7%, 2019년 12.4%를 나타내며 꾸준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수도권 집단대출 공급 지속, 저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확대 등이 주요인이다. 전세자금대출 공급량도 폭증했다. 농협은행의 1~7월 전세자금대출 성장폭은 23.2%으로 잔액도 기존 15조5656억원에서 19조1823억원까지 늘었다. 자산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주담대의 경우 대규모 부실 발생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그러나 농협은행은 주담대 포트폴리오 특성상 고위험(LTV 60%초과) 비중이 높다. 실제로 2018년 이후 연체율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향후 부동산시장 가격 조정에 따른 대손율 변동이 잔재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대책마련에 나섰다.

◇자산·부채관리협의체 '하반기 물량 조절'

3월쯤 여신 포트폴리오 방향성 재조정에 나섰다. 농협은행의 여신정책은 타 은행과 달리 '아래'로부터 설계되고 수립되는 구조다. 전담부서인 여신기획부에서 여신별 한도조정 부터 포트폴리오 조정과 관련한 전략을 수립한다. 이후 리스크관리부와 합의해 최종적으로 여신운용 방안을 도출하는 방식이다. 합의안은 반기별로 농협은행의 자산·부채관리 관련 최고 의사결정 협의체인 'ALCO'에 보고하는 방식이다.

농협은행 ALCO는 위원장인 장승현 수석부행장(경영기획부문장, CFO)이 주기적으로 주최하고 있다. 오경근 기업투자금융부문장, 장미경 여신심사부문장, 송수일 리스크관리부문장, 김행춘 자금운용부문장 등 부행장들이 위원으로 참석한다.

ALCO 참여 임원은 "코로나19 이후 대출별 양적성장을 최소화하는 방침을 마련했다"며 "우량자산이나 상위등급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질적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농협금융은 지주 경영연구소 내에 산업분석팀을 두고 산업별 등급을 1~10등급으로 분류해 산업별 익스포저 한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음식이나 숙박, 도소매업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여신 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부동산 PF대출 중 요주의 이하로 분류되는 채권과 신용등급이 7A 이하인 차주 등도 모니터하고 있다.

앞선 관계자는 "특정 여신을 조절하려고는 하지 않았다"며 "다만 자본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고 RoRWA·우량여신 위주로 선별 취급하기 위한 심사전략을 별도로 수립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별 '현미경 조사'…중소기업대출 조이기

고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위주의 심사전략은 사실 2016년 이후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조선, 해운 업종의 경기악화로 당시 빅배스를 단행한 이후 대기업여신 비중을 축소해왔다. 철강, 건설, 조선, 해운, 부동산개발 등 고위험업종으로 분류되는 기업여신 비중은 2015년 말 15%에서 최근 한자리 수로 줄었다.

고 RORWA 전략을 토대로 체질개선을 실시해온 노력의 결실이었다. RoRWA는 기존 총자산순이익률(ROA)에서 리스크비용을 반영해 산출한 지표다. 수익성뿐만 아니라 리스크 수준에 대손비용 등도 한 눈에 볼 수 있어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을 위주로 취급하기에 용이하다. 작년부터는 부도시익스포저이익률(RoEAD)를 보완재로 곁들여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다시 한 번 모니터링 태세를 강화했다. 위험가중자산이 불어나면서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소호(자영업자) 대출의 경우 7등급 이하를 따로 관리했다. 또 항공, 건설, 정유업이나 자동차부품업 등 경기민감업종이나 8등급 이하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이른바 '현미경 조사'에 나섰다.

매출이 급감한 중소형 규모의 정유업체 협력사를 중심으로 여신전수 조사를 실시하기도 했다. 정유업계를 둘러싼 코로나19, 유가하락 등 외부 변수 영향이 커졌고 중소기업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조기경보시스템을 기반으로 편중여신 일별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코로나 이후 농협은행이 여신취급에 고삐를 조이면서 대출 포트폴리오에서 일부 변화가 감지됐다. 소호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대출 비중이 기존 24%에서 22%로 줄었으며 전세자금대출과 대기업대출 비중이 소폭 늘어났다.


◇NIM 경쟁력은 충분…가계 신용대출 관리 만전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 과정에 농협은행의 가장 큰 고민은 수익성보다는 '대손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특히 은행권 최다 금고지기여서 수도권 이외에 지방자치단체 금고를 기반으로 수신기반이 탄탄하다. 저금리 예수금 비중이 높고 카드사업을 병행한 덕분에 예대마진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영향도 비교적 적다.

대손비용을 줄이려면 우량자산 위주의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내부 신용평가도 대폭 강화하고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돌입했다. 가계부채에 대한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외형확대 보다는 자산의 질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영업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대환대출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기존 주담대를 받은 차주들이 신용대출 등으로 갈아탈 수 있는 상품이다. 신규 대출 취급시 대출 심사의 복잡한 과정을 줄이면서 우량고객을 유치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농협은행도 모바일뱅킹 플랫폼인 '올원뱅크'를 통해 대환대출 상품인 'NH로 바꿈대출'을 출시했다. 다른 은행 신용대출을 농협은행으로 간편하게 바꿀 수 있는 상품이다. 여러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 내역, 대출 한도, 금리를 비교하고 대출 신청 후 영업점 방문 1회만으로 간편히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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