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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한국, 두산중 유증 '또 파트너'…끝까지 신뢰 [Deal Story]지난해 이어 대표 주관…총액인수 부담 헤지, 유증 선구안 관심

양정우 기자공개 2020-09-09 13:42:2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0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또 다시 두산그룹 구조조정의 조달 파트너를 자처했다. 지난해에 이어 두산중공업의 대규모 유상증자에서 대표주관사로 자리를 잡았다. 모집주선이 아닌 총액인수 방식으로 실권을 모두 책임지기로 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규모 측면에서 지난해(4718억원)보다 인수 부담이 3배 가까이 껑충 뛰었다. 하지만 조달 여건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는 게 중론이다. 두 증권사는 오랜 인연을 유지할 조달 파트너로서 두산그룹이 성공적으로 재기할 것을 신뢰하고 있다.

◇국내 ECM '투톱', 두산 딜 단골 수임…고난이도 '유증 완수' 상호 신뢰 굳건

두산중공업은 1조3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상증자의 대표주관사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라고 공시했다.

두 증권사는 국내 주식자본시장(ECM)의 '투톱'으로 꼽힌다. 유상증자는 물론 기업공개(IPO), 메자닌 업무에서도 경쟁사를 압도한다. 이런 가운데 유독 두산그룹과 긴밀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근래 들어 유증과 메자닌 공모 시장에서 가장 큰 손님인 두산 계열의 딜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이 시도한 유상증자에서도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역시 대표주관사였다. 유증의 주당 발행가액(5550원)이 액면가(5000원)에 근접했을 정도로 주관사의 리스크가 큰 딜이었다.

자본시장법상 유상증자는 액면가 이하로 조달하는 게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다. 자칫 주가 하락에 발행가액이 5000원을 밑돌아도 주관사는 액면가 5000원으로 실권을 모두 인수해야 했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조달 파트너로서 총액인수 부담을 떠안는 방식으로 유증을 시도했다.

올해 유상증자는 규모가 조 단위이지만 난이도는 지난해보다 낮다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그룹이 유동성 확보에 사활을 걸면서 재무적 버퍼가 쌓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클럽모우CC(1850억원)를 매각했고 ㈜두산의 경우 △두산솔루스 지분 18.05%(2382억원) △모트롤사업부(4530억원) △네오플럭스(730억원) 등을 처분했다. 유증에 참여하는 주주의 심리적 기반이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물론 두 증권사는 개별 딜의 성사를 확신하기에 대표 주관을 수임했다"면서도 "오랜 기간 두산그룹과 관계를 다져온 결과 구조조정 성공을 신뢰하기에 조달 업무를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두산중 총액인수'·'두산건설 모집주선'…올해 유증도 관전 포인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 실권수수료를 토대로 실권 부담을 최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주관사가 총액인수를 맡을 경우 미매각을 고려해 잔액인수 실권수수료를 별도로 책정하기도 한다.

지난해 두산중공업의 유상증자에선 실권수수료가 실권액의 15% 수준에 달했다. 물론 최종 발행가가 액면가에 미치지 못할 경우를 감안해 높은 수수료율이 책정됐다. 실권수수료는 대표주관사의 실권 부담을 크게 낮추는 헤지(Hedge) 장치로 여겨진다.

두 증권사의 유상증자 선구안이 또 다시 적중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두산그룹이 지난해 두산중공업과 두산건설의 유증을 동시에 시도했을 때 이들은 모두 대표 주관 업무를 이끌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에선 총액인수를 맡았고 두산건설의 경우 모집주선만 수행했다. 딜의 최종 결과는 두산중공업은 완판, 두산건설은 실권이었다. 결과적으로 실권 인수의 부담을 절묘하게 피해갔다.

상장사의 유상증자는 에쿼티(Equity)에 속한 딜인 만큼 주식 투자의 속성을 띄고 있다. 재무 개선의 속도도 유증 참여자의 판단 요소이지만 그보다 향후 주가 향방이 최종 결정을 좌우한다. 두산그룹 계열은 정부의 그린뉴딜 총력전으로 수혜가 예상되면서 올들어 주가가 가파른 회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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