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홈쇼핑, 투자 3년만에 'NHN페이코' 지분 매각 500억 투자, 보유지분 절반 대상…이사회서도 사임, 시너지 없어 부담
최은진 기자공개 2020-09-15 13:14:2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홈쇼핑이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3년 전 투자한 NHN페이코 지분을 일부 매각한다. NHN페이코의 이사회까지 참여하며 협업에 공을 들였지만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엑시트(Exit)를 결정했다. NHN페이코의 이사회에서도 발을 뺐다.GS홈쇼핑은 2017년 간편결제 서비스 기업인 NHN페이코에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지분 9.52%를 확보하는 데 총 500억원을 썼다. 그간 집행한 다수의 벤처투자 가운데서도 단연 규모가 크다.
지난해 NHN페이코가 추진한 불균등유상증자로 GS홈쇼핑이 보유한 보유지분율은 현재 8.55%다. 재무회계상 분류는 관계기업이다. 지분율은 미미하지만 GS홈쇼핑은 이사회에 참여하는 권한까지 확보하며 NHN페이코의 주요 경영주체가 됐다. 이사회에는 벤처투자를 총괄하는 박영훈 GS홈쇼핑 미래사업본부장(CIO)이 사외이사로 참여했다.
점점 치열해지는 모바일 상거래 시장에서 NHN페이코가 가진 빅데이터 분석역량을 통해 마케팅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게 투자한 배경이다.
NHN페이코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조건을 내건 것도 시너지를 내는 데 유리한 경영판단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였다. 투자를 단행한 후 수수료 및 광고선전비 등의 명목으로 연간 7억~17억원의 비용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GS홈쇼핑과 NHN페이코의 협업은 불발됐다. 기대만큼 NHN페이코의 분석역량이나 시장 지배력이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NHN페이코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됐다. 매년 400억원 안팎의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설립 후 지난해까지 누적 순손실은 1154억원에 달한다. 보유 지분율 만큼만 지분법 손익으로 반영되지만 실적이 쪼그라들고 있는 GS홈쇼핑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결국 GS홈쇼핑은 투자 3년만에 매각을 결정했다. 원매자가 나타났다는 점도 서둘러 매각을 결정하게 된 배경이다. 보유지분의 절반인 4.3%의 지분이 대상이다. 장부가로 따지면 250억원 규모다. GS홈쇼핑은 올해 상반기 매각예정자산으로 이를 반영했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대량 300억원 안팎이라고 전해진다. 당초 투자한 금액에서 약 50억원 정도 수익을 봤다. 큰 수익은 아니지만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손해보고 팔지 않았다는 점을 상당히 고무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유의미하게 지분율이 줄어든 데 따라 이사회에서도 빠졌다. NHN페이코의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박 부사장은 지난달 초 사외이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상 GS홈쇼핑의 영향력이 완전히 사라진 셈이다. 남은 지분에 대해서도 원매자가 나타나면 매각할 방침이다.
GS홈쇼핑 내부 관계자는 "NHN페이코는 시너지를 낼 부분이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 단행한 투자이지만 기대만큼 큰 성과가 나오지 않아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며 "마침 원매자가 나타나 일단 일부를 팔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정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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